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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자는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 노정숙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10785 [불교인문학살롱] 19. 이탁오와 불교 - 현대불교신문 집 떠나 만리 길 헤매다 낯선 마을에 묵는다외로운 혼백 타향만리 성문 안에 갇혔구나고개 들어 푸른 하늘 즐거이 바라보니커다랗고 둥근 달 온 누리에 비추네 - ‘감옥에서 지은 절구 여덟 수’ 중 세 번째 노래... www.hyunbulnews.com ​ ​ 선각자는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노정숙 집 떠나 만리 길 헤매다 낯선 마을에 묵는다 외로운 혼백 타향만리 성문 안에 갇혔구나 고개 들어 푸른 하늘 즐거이 바라보니 커다랗고 둥근 달 온 누리에 비추네 - 〈감옥에서 지은 절구 여덟 수〉 중 세 번째 노래 이탁오의 절명시다. 이탁오(본명 이..

대관령옛길~ 안목해변

새벽 6시에 집을 나오니 어둑하다. 7시 30분 천호역에서 수필반 12인과 '둘도모'팀과 합류. 28인승 리무진을 타고 강릉으로. 양평휴게소에서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로 아침 식사, 여러가지 떡과 빵, 만두, 커피... 모아놓으니 또 한 상이다. 나는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갔다. 버스는 대관령옛길에 내려주고, 우리는 단체로 준비운동을 하고, 인증샷을 남기고 ~~ 내리막길을 계속 걸었다. ​ ​ ​ ​ ​ ​ ​ ​ 신사임당의 시를 읽으며 걷고~ ​ 계곡에 앉아, 또 푸짐하게 먹고, 먹고~~ 먹는 재미도 한 몫이라고.... ​ ​ ​ 걷고 걸어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대관령박물관까지 내려왔다. ​ ​ 박물관을 한 바퀴 돌아보고 ​ ​ ​ 벨트 바클이다. 말모양을 낸 것이 눈길을 잡는다. ​ ​ ​ ​ 버스를 ..

낯선 길에서 2023.10.07

인간• 철학• 수필 / 철수회 13인의 철학수필• 5

이 귀한 책을 세 권이나 받았다. 책이 책을 확실하게 부르는, 공부거리 많은 책이다. 초대수필 엄정식 선생님의 언명부터 허리를 곧추세우게 한다. 이번 책의 공통주제는 '정의' 다. 책과 관한 작품, 자유주제. 13인의 역량있는 수필가들 작품 세 편씩 담겨 알차다. ​ ​ * 플라톤은 "결국 정의를 말하는 것은 어려우니 우리는 정의의 사례와 불의의 사례를 모아서 정의를 추론할 수밖에 없겠군. 그렇게 해서라도 정의의 상을 받아야 할 테니"라고 했네. ... 나는 플라톤에게 시라쿠사에는 얼마나 계실 것인지를 물었다. 플라톤은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노예로 팔리지만 않기를 바라고 있네"라고 했고 나는 플라톤 선생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폴리스는 시라쿠사가 아니라 아테네이니 말일세. -..

놀자, 책이랑 2023.10.05

서울둘레길 12 (8-1,2)

둘레길 12번째다. 구파발역에서 출발해서 구기터널까지 걸었다. 오늘은 모두 9명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 ​ ​ ​ ​ 진관사, 구파발.. 이런 곳이 은평지구로 개발되었다. 옛 흔적이 없다. 멀리 보이는 북한산~ 반갑다. ​ ​ 멋진 미술관도 ​ ​ ​ 반가운 설악초, ​ 동글동글한 계수나무 이파리가 특별하다. ​ ​ ​ ​ ​ ​ ​ ​ ​ ​ ​ ​ ​ 8-2 ​ ​ ​ ​ ​ 구파발역에서 걸어 구기터널 옆으로 나왔다. 차로만 다니던 구기터널 옆에 '장모님해장국'집에 갔다. ​ 먹음직스러운 김치 사진만 찍었네. 간식을 거하게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인데도 해장국이 깔끔하고 맛났다. ​ ​ ​ ​ 버스정류장 옆에서 만났는데, 김남조 시인이 90에 자필로 쓴 시라니 눈이 간다. ​ ​ 버스를 타고 ..

낯선 길에서 2023.10.04

추석 주간

23일, 세째 오빠와 만나서 엄마를 찾아뵈었다. 난 속으로 " 엄마 ~ 오빠 아프기 전에 데려가세요. " 이런 소망을 빌었다. 그리고 일찍 간 조카 진상이 묘소를 찾아보았다. 조그만 조화 두 개를 사서 갈아 끼웠다. 난 이런 것도 안 했는데 조카 성상이가 시작한 일이다. ​ 24일, 도곡동 숙부님 댁에 가서 숙부, 숙모님 모시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 대접하고... 인사를 전했다. 예전보다 건강해지신 숙부님이 놀랍고 반가웠다. 다시 말씀을 많이 하시는 걸 보니 마음이 좋았다. 한때 잘 못 걷고 말씀도 없어지셔서 ... 슬펐는데 다행이다. ​ 25일, 아들 며늘이 받은 선물을 잔뜩 놓고 갔다. 바로 친구네를 나눠주러 다녀오고. ​ 27일, 수필반 수업후, 편집회의. 집에 와서 선물을 챙겨서 언니네를 갔다. 언..

두문봉~ 금대봉~ 대덕산

아침 6시 집에서 출발~ 천호역에서 7시 30분 집결. 수필반 9명이 28인승 '둘도모'라는 팀에 합류했다. 양평휴게소에서 각자 싸온 아침을 풀었다. 완전 잔치, 시작부터 풍성한 먹자, 먹자~ 떡, 빵, 사과, 커피, 옥수수, 만두~~~ 나는 새벽에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 ​ 11시경 태백산국립공원 입구, 두문동재에 내려주었다. 단체로 준비운동, 체조를 하고 걷기 시작~ ​ ​ 오르고 오르고 ​ ​ ​ ​ ​ ​ 능선따라 내려오기도 하고 ​ ​ 다시 올라 ​ ​ 대덕산을 찍고, ​ ​ ​ ​ ​ 내려오고, ​ ​ 또 내려오고 ​ ​ ​ ​ ​ ​ ​ ​ 검룡소에서 3시 45분,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탑승, 태백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곤드레돌솥밥으로 점저를 먹고 출발. 9시에 천호역 도착. 예정대로 ..

낯선 길에서 2023.09.24

나, 이민진 / 노정숙

나, 이민진 노정숙 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건너갔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후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변호사로 일하다가 건강 문제로 그만두고, 오랜 꿈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수필을 써서 출간하고, 대학 3, 4학년 때 논픽션과 픽션 창작 분야에서 일등상을 수상했기에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곧장 소설을 출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다행히 뉴욕에서는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위대한 작가를 연구할 수 있는 풍요로운 문화가 있다. 크고 작은 작가 워크숍과 문화센터, 스와니 문예창작 컨퍼런스 등에 다녔다. 몇 달 뒤 뉴욕예술재단지원금을 받았다. 픽션 부분에서 받은 상금을 내 문예창작 수업에 투자했다. 배..

서울둘레길 11 (7-2)

​ 한여름 두 달을 쉬고 다시 시작한 7-2코스. 증산역에서 봉산 - 봉수대 - 앵봉산- 구파발에 이르는 길이다. 작은 산을 넘고 또 넘고.. 오랜만의 걸음이라서인지 몹시 힘들었다. 이 힘든 것을 미리 알았는지, 오늘은 최소인원 4인이다. ​ ​ ​ ​ ​ ​ ​ ​ ​ ​ ​ ​ ​ ​ ​ ​ ​ 정자에서 거한 간식, 홍어회에 양주라니 ​ ​ ​ ​ ​ ​ ​ ​ ​ ​ ​ ​ ​ ​ 시에 자주 등장하는... 공중의 거미집 ​ ​ ​ ​ ​ ​ ​ ​ ​ ​ ​ ​ ​ 잘못된 길을 한 참 걸었다. 걷다보니 주황리본이 없는거다. ㅠㅠ 되돌아 와서 잘못된 지점을 찾아 다시 제 길로. 헥헥 .. 이런 일은 처음이다. 별 걸 다 경험한다. 이런 것을 산 사람들은 '알바뛰었다'고 한단다. ㅋㅋ 재미없는 구간에 ..

낯선 길에서 2023.09.18

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 / 박설희

일본 여행에서 4박을 함께 지낸 박설희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이다. 시집은 여행 중에 받았고, 산문집은 다른 분께 선물하는 것을 아침저녁 이틀동안 다 읽었다. 산문집 내고 인사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산문쓰기의 어려움을 절절히 알았다고도 하고. 읽으며 살짝 흥분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아는 이름들이 많이 등장한다. 편안하게 펼치진 서정 뒤의 마음을 헤아리며 가슴이 싸아해지기도 했다. 참으로 든든한, 속 깊은 시인이다. ​ ​ 『가슴을 재다』 ​ 시인의 말 ​ 대지에 깊이 팬 상처들 아물지 않는 가슴들 ​ 어둠이 어둠을 삼키는 동안 덩굴처럼 이야기들이 자라나 계속되는 푸른빛 ​ 날마다 무언가를 구하는 가난한 하루가 또 시작되고 ​ 때때로 배반하지만 여전히 그리운 땅 그리운 사람들 ​ 그리고 어머니 ...

놀자, 책이랑 2023.09.16

침대 놀이 / 노정숙

침대 놀이 노정숙 ​ 문우들과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걸었다. 들길과 산길이 적당히 어우러졌다. 나뭇잎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건너가는 중이다. 잘 늙은 나무둥치에 기대어 깊은 숨을 쉰다. 팔랑대는 나뭇잎들은 제 얘기에 바쁘고 팔 벌린 나뭇가지는 새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지리산의 별들을 총총 가슴에 쓸어 담고 입을 벌리면 퐁퐁 별빛으로 빛나는 낱말이 쏟아져 나오는 꿈을 꾼다. 마지막 날 마당에서 바비큐로 저녁을 먹고 난 후, 방에 모여앉아 속을 풀었다. 왜 그들은 나를 슬프게 하는가. 왜 그 사람은 내 맘을 몰라주는가. 왜 영감靈感님은 나를 찾아주지 않나. 글로 뭉치지 못한 말들을 공중에 난사했다. 눈물이 비치기도 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하나둘 몽롱해질 무렵, 나는 하늘길펜션 욕실에서 순식간에 넘어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