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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한 시간

월하오작, 5인이 뭉쳤다. 오랜만에 물고기자리 미금점에서. 수필을 쓰면서 얻은 큰 재산이 사람이다. 그 중심에 이들이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희비애락을 나눴다. 아직 보름도 더 남은 내 시상식을 당겨 축하받았다. 꽃다발과 선물을 잔뜩 받았다. 카카오톡으로 화장품도 받았다. 이런 황송한 ... ​ 막내 경화씨가 직접 만든 당근케잌, 내가 '빼박 당뇨'라서.. 밀가루 1도 없는 케잌. 소곤소곤 축하 노래도 불러주었다. 이런 황송. ​ 오마케세 횟집이다. 쥔장이 주는대로 먹는다. 어종을 바꿔가며 이런 걸 세 판 반을 먹었다. 청하1, 소주2, 맥주3 ... 그래도 취기는 오지 않았다. 여전히 비경제적인 내 주량이 건재함을 확인. 마지막엔 뜨끈한 국물이 그리웠다는. ​ 청하, 소맥, 소주 각자 취향대로... 양..

붓다의 길을 따라 / 맹난자 23 외 23인

'불교인문학살롱' 에 연재했던 글을 '연암서가'에서 묶었다. 저명한 분들과 공저에 그냥 숟가락을 얹었다. 다시 읽어보니 내 글은 여전히 버벅거리고 있다. 몰랐던 것을 만나 반갑고,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다. ​ ​ * 『나귀 가죽』을 한 줄로 요약하면 '과도한 욕망과 애욕은 삶을 파멸로 이끈다'는 것이다. 주인공 라파엘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자신이 꿈꾸었던 감각적 쾌락과 방탕한 생활이었다. 인간의 욕망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나귀 가죽은 현대판 로또와 같다. 로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발자크는 강력하게 어깃장을 놓고 있다. (53쪽) ​ * 붓다는 연기의 법칙을 깊이 이해하면 '자아의 비어 있음'으로서의 무아를 깨달아 자신과 타자의 상호 연관성을 ..

놀자, 책이랑 2024.03.16

한양도성 순성길 3 - 인왕산

11시에 경복궁역에서 17명이 모였다. 이번 기 신입회원 2인도 합류했다. 사직단 황학정에서 푸짐하게 싸온 간식을 나눠먹고 10인은 인왕산 정상으로, 7인은 평지로 걸어서 윤동주 문학관에서 합류. 버스 두 정류장을 타고 통인시장 근처 생선구이, 찜 집에서 늦은 점심을 달게 먹었다. ​ 내려오는 길에서 돌돌말린 패딩을 주워서 담 옆에 올려놓고 왔는데... 그게 우리 팀 것이었다. 밥 먹고 4인이 다시 인왕산 내려온 길을 올라가 옷을 찾아왔다. ㅋㅋ 우리나라 좋은 나라를 외치면서. 이런 해프닝으로 한바탕 웃었다. ​ ​ ​ ​ ​ ​ ​ ​ ​ ​ 인왕산 정상은 가파른 계단이 짧게 있었다. 잠깐 헥헥거리고 도착.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그 노고에 충분히 답을 한다. ​ ​ ​ ​ ​ ​ ​ ​ ​ ​ ​ ​ ..

낯선 길에서 2024.03.15

양양 1박 / 동호해변

신화백 부부가 아침 7시 20분에 픽업하러 왔다. 강원도에 진입하자 산에 눈이 그득하다. 이곳은 한창 겨울 같다. 내린천 휴게소에서 황태국으로 아침을 먹고~~ 차를 마시고 ​ ​ ​ ​ ​ ​ ​ 동호해변으로 달렸다. 앗, 이곳은 얼마전에 수도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들렀던 카페다. 저 스파이더맨을 보니 생각난다. 그날은 비가 와서 해변에 있는 그네를 못 탔는데, 오자마자 이 할아버지들이 그네에 앉는다. 김농부가 한 번 훌라당 넘어지는 바람에 한참을 웃고~~ (아, 여기서 사건! ) ​ ​ ​ ​ ​ ​ 아무 설명이 없는 조각상, 좀 생뚱맞은 듯. ​ ​ 선사유적박물관, 월욜 휴관이라 밖에서만 한바퀴 돌고... ​ ​ ​ ​ ​ 의상대로. 입구에 무료 찻집이 있다. 따뜻한 둥굴레차와 커피가 있다. 방송으로 ..

낯선 길에서 2024.03.12

번개 소첩 - 창경궁

금욜 오후에 노마드님이 톡에서 번개 제안을 했다. 토욜 오후에 5명이 모였다. 2012년 낯선 온라인의 첫 모임부터 거의 일년에 한두 번은 만났는데 세 분은 코로나 이후 처음이다. 국악당 마당이 참 좋았다. 20분 전에 도착하니 쿨님과 노마드가 와 있다. 커피를 마시고 창덕궁으로 걸어서 창경궁을 지나 광장시장까지 어정어정. 광장시장 식당에서 빈대떡과 육회, 떡볶기, 김밥에 막걸리 한잔, 아니 두 잔~~ 자개장 문짝을 배경으로 장식한 게 끌려 카페에 과일과 한방차를 마시는데, 늦게 일을 마친 데이지님이 합류. ​ 외출이 어렵게 된 해선녀님,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 나온 당산님, 먼길님, 마이클님~~ 눈에 선하다. 양평대첩을 시작으로 광장대첩, 거제대첩, 베트남대첩... 좋은 추억을 함께 한 시간들이 꿈결같..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 고경숙

1977년부터 1978년까지 에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연재한 인터뷰 글을 주제별로 묶었다. 그 훌륭한 어머니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시고, 자식들도 돌아가신 분이 많다. 각 인터뷰 말미에 그들의 그 후 소식을 전한다. 오래전, 태경이가 "할머니 소원은 뭐에요?" 하고 물었을 때, "훌륭한 사람의 어머니나 할머니" 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자녀를 잘 키우려는 마음은 시대를 초월한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이 바뀌었다. 인구절벽시대가 된 지금,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하고, 오늘날의 젊은세대, 신인류에게는 딴나라 이야기로 들리기도 할 것이다. 출간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다시 새겨본다. 15쪽에 달하는 작가의 '책머리에' 중요한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올곧지 않고는 올바른 인성..

놀자, 책이랑 2024.03.08

달리지 馬 / 오봉옥 웹툰시집

오봉옥 시인이 웹툰시집을 냈다. 시와 웹툰의 만남이다. 크로스오버 시대를 거쳐 윈윈하는 콜라보 시대다. 시와 웹툰이라니, 새롭다. 시를 읽으며 사색에 빠져야 하는데 혹시 만화같은 그림이 방해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괜찮다. 그림 사이, 행간에서 멈추게 된다. 웹툰시집 시대, 이제 시작이다. 이런 작업으로 시 독자가 넓어지리라 기대한다. ​ 오봉옥 웹툰시집 재생0 좋아요0 00:0000:28 오봉옥 웹툰시집 ​ 사랑은 경주마처럼 2 ​ 경주마처럼 그대만 보고 달려가리 화살처럼 번개처럼 그대의 가슴에 가 꽃히리 가서 히이이잉 대책 없이 무너지리 ​ ​ ​ 아름다운 망각 ​ 지하철에 올라 내 나이 잠시 잊어먹고 머리 희끗한 한 아주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했더니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고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나보다 ..

놀자, 책이랑 2024.03.01

며늘이 페북에 올린 글

​ 김연님 ​ ​ 설날 아침 늦잠을 자고 나온 나를 보고 시어머니는 고무장갑을 벗어 꼭 안아주셨다. ​ "연님아, 너네 마음 아파서 어쨌니... 나는 그것도 모르고..." ​ 어머니는 아지의 존재를 몰랐지만 전날 저녁 우연히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한번 울컥 눈물을 토했는데, 마음이 내내 아프셨나보다. ​ "있잖아 연님아, 슬픔을 자꾸자꾸 이야기 해야 해." ​ 어머니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지만 친구분이 12년을 키운 거북이를 잃고 가족들이 며칠을 상실의 아픔으로 울며 보냈다는 말씀을 또 해주신다. ​ 자꾸 내가 말하게 하며 나의 슬픔이 얼마나 타당한지 알게 해주셨다. 마치 우리 아지가 주던 분별치 않는 사랑으로 지금의 아픔을 안아주는 것처럼 너무 따스해서 나는 순간 얼음이 깨졌다..

한양도성 순성길 2 - 낙산

10시 5분, 판교역에서 12인 합류. 몇 번 환승을 해서 동대문역에 내렸다. 동대문역에서 15인이 되고, 두산건물 위에는 헬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 ​ ​ 소음을 피해 부지런히 걸었다. ​ ​ ​ ​ ​ ​ ​ 충신동, 효재동을 지나 ​ ​ ​ 낙산 성곽공원을 걸어 회화문에서 ​ 성북동의 또다른 얼굴 ​ ​ ​ ​ ​ ​ ​ 심우장의 방 ​ 심우장의 부엌 ​ ​ 2시 30분 경에 식당 도착해서 16명이 식사를 했다. 오늘이 걷기 최대인원이다. 모두에게 박수, 오늘의 MVP는 90세 김관두 선생님! '!' 이런 부호 싫어하지만... 안 쓸수가 없다. ​

낯선 길에서 2024.02.27

보름밥

언니의 호출이다. 11시경 출발, 거한 보름상을 받았다. 저 밥과 국을 다 먹고 나물도 엄청 먹었다. 모두 간이 입에 딱 맞았다. 봄동겉절이까지. ... 나도 언젠가 이렇게 차려서 언니와 형부를 불러야하리. 맘만 먹었다. 띠동갑 언니는 대가족 살림을 살아서 손이 크다. 살림 고수다. 맘도 넓다. 나도 12년 후까지 저렇게 음식을 차릴 수 있을까.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 ​ ​ 재래식 호두까기. ㅋㅋ ​ ​ 돌아올때 이렇게 싸줬다. 오면서 동갑 시누이네 집에 들러 나눠주고 .... 사과와 케잌, 음료를 얻어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