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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간밤에 거센 바람때문에 일어났다.실외기 위에 놓아둔 화분이 타일바닥에 떨어졌는데 안 깨졌다. 아, 행운이다. ​잠 들기 전에 슬픈 감정은 어디로 가고, 이 작은 일에 행운을 떠올렸을까.인간이 이리도 얄팍하다. 마침 사촌동생 윤희한테 전하니 "언니 자체가 행운이에요."이렇게 이쁜 말로 위로를 한다. ​오늘 요가 수업 전에 젊은 선생이남편에게 카레를 해줬더니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네" 그랬단다. 그냥 "맛있네" 그러면 좀 좋냐고. 왜 그렇게 이쁘게 말할 줄을 모르냐고.자기는 국문과 출신이라서 이쁘게 말하는 걸 좋아한단다. ㅋㅋ​이쁘게 말하기, 이쁘게 생각해야 이쁜 말이 나오는 거 아닌가.훈련이 필요하다. 나도 남편에게 핀잔듣는 말이다. 이쁘게 말 안한다고. 반성!​​

김민기를 추모하며

종일 서성이다 국선도를 다녀오고오랜만에 집에서 남편과 술을 마셨다. 매운 닭발과 슴슴한 오이지를 안주로 소맥을 몇 잔 마셨는데 금새 취기가 온다. 이런...​2024년 7월 21일,51년생 그는 하늘나라로 이사를 갔다. 위암이었다고... 많이 아팠을까.죽음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으리라. 시대의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시대 정신을 꼿꼿하게 세우고 올곧게 잘 살다 갔다. '뒷것'을 자처하는 그의 그득한 품성과 인성에 그리운 사람들이 많을 게다. 학전의 '지하철 1호선' 공연후, 무대에서 본 김민기, 마냥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잘 가세요. 우리들의 시대를 빛냈던 맑은 사람. 고맙습니다.​지난 주 만난 세째 오빠가 떠오르며 맘이 나쁘다. 오빠도 아기가 되어가며 하늘나라에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다..

회원의 날 / 민예총

민예총 회원의 날을 서현문화의집에서 했다. 12시에 모여 남한산성 식당에서 배달해온 닭백숙과 닭죽, 닭도리탕과 도토리묵, 열무김치, 감자전, 야채전들로 식사를 했다. 술은 온갖 종류 다 있고, 난 물대신 맥주를 몇 잔하고. 문학위원은 달랑 3명, 그래도 할 일은 했다. 굿, 극, 미술, 음악.. 위원회 별로 공연하고 노래도 하고...  https://www.facebook.com/share/p/qWx8W65aYi2NX6us/?mibextid=xfxF2i​ 로그인 또는 가입하여 보기Facebook에서 게시물, 사진 등을 확인하세요.www.facebook.com ​​이야기 중에 옥상 텃밭을 동네 열 집에 분양을 해서 키우고 있단다. 급 관심~ 문학위 3인과 옥상에 올라가봤다. ​친구 딸네 아파트가 보이고, ..

따뜻함을 찾아서 / 왕은철

뜨거운 날에 라니... 실없이 맘이 뜨거워진다. 여름엔 땀을 흘려야 해. 이렇게 세뇌를 하면서 선풍기도 멀리하면서 읽었다. 동아일보에 '스토리와 치유'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을 선별한 글이다. 짧은 글이다. 그럼에도 책이나 음악, 그림, 작가를 데려와 정신차릴 마음을 불러온다.'축복이나 은총처럼, 거리에서 우연히 들은 음악처럼' 작가의 말이 소박하다. 달관에 이른듯. 거듭 읽어야 할 구절이 많다. ​​* "차라리 세익스피어를 못 읽고 괴테를 몰라도 이것은 알아야 한다."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절반쯤 읽다보면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이것'은 사육신의 기개를 일컫는다. ... 그런데 그의 거대담론에는 빠진 것이 있다. 여자들의 고통이다. 세조는 1456년 9월, 단종 복위 사건 주모자들의 집안..

놀자, 책이랑 2024.07.21

비 오는 날, 걷기

새벽에 우르릉 쾅쾅거리며 비가 내렸다. 9시경 비가 잦아들어서 오늘 10시 출발 걷기 모임은 강행하기로 했다. ​이정희 선생님의 '몸학교'에서 수박과 커피 쿠키를 먹고 11시경 출발.불곡산 걷기로 한 것을 율동공원으로 바꿨다. ​​​맨발로 걷고 진흙길도 걷고 싶었는데... 참 았 다. ​​​​​​​​​​​한바퀴 돌고 '와궁'에 가서 돼지갈비와 냉면으로 점심 거하게 먹고 하루를 마쳤다. 비가 와서 더 좋았다. 땀을 흘리지 못한 게 살짝 아쉽지만. ​​

계간현대수필 정기총회

우리들의 날이다. 올해부터 동인지 를 격년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부산, 창원, 홍천.. 멀리서 온 작가들 특히 고맙고, 감사히 잘 지나갔다. ​​​​여자들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던 시대에 작품에 나타난 예들이 바로 와 닿았다. 질의 시간에 권 선생이 질문하면서 실명으로 적나라하게 고발했던 문정희 시가 떠올랐다.후배 작자들에 의해 탄실 김명순이 재조명 되고 있다는 응답이 다행이다. ​ ​한 여자를 죽이는 일은 간단했다.유학 중 도쿄에서 고국의 선배를 만나데이트 중에 짐승으로 돌변한 남자가강제로 성폭행을 한 그날 이후여자의 모든 것은 끝이 났다 ...​뭇 남자들이 다투어 그녀를 냉소하고 ...식민지 문단의 남류들은 죄의식 없이한 여성을 능멸하고 따돌렸다...​​​풍경소리 통기타 초대​​아주 간단한 축사, ..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 풍경은 그동안 알고 있던 것의 심화 버전이다. 그러나 정신의학 측면을 장착해서인지 참혹한 장면이 객관화되어 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두 부류로 나뉘는 현상, 죽음 앞에서 인간 존엄성을 지킨 승자의 기록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면 죽음에게로 끌려가고, 담담히 운명을 마주하다 보면 죽음을 넘어선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희망을 만들고 퍼트리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다. 살아 남은 자의 귀한 말씀에 귀를 세운다. ​ 1984년 판에 부친 서문 - 이 책이 영어판 73쇄에 이르렀다. 19개 언어로 출판되고 영어판 하나가 250만 부나 팔리는 기록을 세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이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이 제목 자체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문제을 다룰 것으로 기대하며 이 책을 선택했..

놀자, 책이랑 2024.07.08

히말라야 사진전 / 이헌준

토욜 딸네 식구가 왔다. 태경, 시경은 이번 시험을 모두 잘 봤다고 한다.아이들 시험 점수가 딸의 기분을 좌우한다. 가르치는 아이들까지... 너무 애쓰지 말고 살았음 좋겠다. 아들 딸이 너무 열심히 사는 듯해서 안타깝다. 이런 날라리 엄마 맘이라니. 에고~~사위랑 늦도록 술마시며 한 이야기에서 더 그걸 느꼈다. 남편도 모처럼 늦도록 함께 마셨다.  ​​일욜, 아이들이 12시경 떠나고.정림씨와 함께 헌준 님의 히말라야 사진전에 갔다.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헌준 님의 모토다. 도보유럽횡단5,500km세일링요트대항해9,000km코리아트레일5,800km히말라야트레킹2,000km 사진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찍은 휴대폰 사진이라서 사이즈가 작다. 생각보다 소박하다. 저 멋진 사진들이 대형이라면 훨씬 더 감동적..

새롭게 또 다르게 / 노정숙

특집: 윤오영 문학상 수상자  ​새롭게 또 다르게노정숙 ​  자신이 경험한 것만 쓴다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 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연애사와 가정사를 객관적 시선으로 썼다. 인간의 근원과 소외, 사회적 속박을 예리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2005년 대담에서, 살면서 가장 환상적인 일은 ‘글쓰기와 섹스’라고 했다. 글쓰기를 즐기지 못하고 노역勞役이라 생각했는데 글의 지반인 상처와 결핍의 뿌리를 진실하고 솔직하게 헤치다 보면 환상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어림잡게 되었다. 우리의 신변잡사가 모두 글의 씨앗이다.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을 잘 가려내야 한다. 역지사지와 이심전심을 바탕으로 글을 쓰지만, 독자가 단방에 환상에 빠질 만하게 쓸 수 없기에 고민하고 또 상심한다. 내가 겪은 ..

여행의 사고 / 윤여일

이웃 블로그에서 보고 바로 주문했다.맥시코와 과테말라는 내가 가 보지 못한 곳이라 궁금했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생각보다 무겁다. 내용도 무게도. 저자가 여행을 생각하도록 이끈 책이라며 레비스트로스의 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여행이란 게 이런 건가 보다.나를 둘러싼 이 황야를 거니는 일이 아니라내 마음속 황야를 살피는 일이로구나."​오랜만에 를 만나니 반갑다.여행을 싫어한다는 투털거림으로 시작하던 인류학자의 열대 원주민에 대한 보고는 내 머리를 몇 번 쿵, 쳤다. 그 벽돌책을 두 번은 확실히 읽고, 짬짬이 들썩이며 내 글에서도 여러 번 인용했다. ​여행하기 전, 현지의 사정에 대한 정보와 사전 지식이 많은 건 더 깊이 볼 수도 있지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전 역사는 스펙타클했..

놀자, 책이랑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