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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나무의 노래 / 마틴 슐레스케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마틴 슐레스케의 영적 기록이 음악으로 울려퍼진다. 도나타 벤더스의 사진은 참으로 깊다. 가만 바라보면 빠져든다. 모든 일에 깨어있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바라보며 자세를 바로 잡는다. 오랜만에 청정지역을 다녀온 듯 맑은 기운을 받았다. ​​* 헤세는 "나무는 내게 언제나 사무치는 설교자였다. 나무와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 나무에 귀 기울일줄 아는 사람은 진리를 경험한다. 나무는 교훈이나 비결을 설교하지 않는다. 삶의 가장 근원적인 법칙을 노래할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무는 삶의 원리를 보여 줍니다. 뿌리는 나무에 양분을 공급할 뿐 아니라, 나무에게 양분을 얻기도 합니다. 뿌리 역시 잎이 만든 영양이 필요하니까요. (25쪽)​​​* 좋다고 여기는 것, 칭찬할 만하다고..

놀자, 책이랑 2025.02.14

사와로 선인장 / 엄옥례

봉화는 엄옥례 작가가 태어난 곳이다. 청량산이 있는 봉화는 오래전, 다정한 기억이 있다. 순박한 산세가 곧고 고운 마음의 작가를 키워냈는지도 모른다. 독서심리상담사로 활동하며 느낀 이야기들이 새롭다. 독서로 심리상담을 하며 치료가 된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책이 사람을 새롭게 키운다고 생각하니까. 좋은 책은 그러하지만 곁에 두어야만 얻을 수 있는 일이다. 그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일테니 참 보람된 일이리라. 당차게 확신하며 선택한 결혼 생활을 잘 헤쳐온 저력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는 얼굴을 만든 듯 하다. 처음엔 상큼하게 시작했는데 계속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만큼 삶이 녹록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주위에 시선을 넓히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 * 글을 쓰다보니 나에게만 쏠렸..

놀자, 책이랑 2025.02.12

프랑스, 문학과 풍경이 말을 걸다 / 장금식

파리가 제2의 고향같다는 장금식 작가가 프랑스 소설과 그림의 배경지를 직접 탐방하며 조명한 책이다. 몇몇 잡지에 연재한 작품으로 '에세이 같은 리뷰' '평론 같은 리뷰'의 성격으로 부드럽게 썼다.그의 열렬한 작가의식과 부지런함을 알고 있다. '노마드의 꿈을 담은 리뷰집'에 박수를 보낸다. 반가운 작가들이 많다. 오래 전에 읽은 소설들을 더듬어 본다. 친절하게 스토리를 알려주고, 우리가 알아야 하는 점들도 짚어준다. '선생님'다운 면모가 드러난다. 그의 열린 정신에 나는 계속 끄덕이며 읽었다. '찌찌뽕'을 해야하는데...드물게 작동하는 내 수다 욕구가 마구 피어난다.​​​* 에밀졸라는 의 성공으로 돈도 많이 벌어 파리 근교 메당이라는 곳에 멋진 집을 샀다는 이야기도 작품의 유명세만큼 유명하다. .... 1..

놀자, 책이랑 2025.02.09

장금식 작가, 북토크

​​ 오래전, 블로그 글로 인연맺은 장금식 샘,나를 수도원으로 이끄는 장 샘의 새 책이 나오고 북콘서트를 했다.프랑스 외국인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력이 있다. 그 35년 전 파리에서 학부모와 선생의 인연, 그때는 몰랐었다는 오서윤 작가가 사회를 봤다. 말미에 '상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때문에 기어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4년 전 그 상처는 막 퇴임한 남편과 사별한 거다. 코로나 한가운데 한여름날, 황당하고 갑작스레 떠난 그 날을 나도 떠올리니 가슴이 저릿했다. 그 후 더욱 문학, 인문학에 열심하며 일어섰다. 지에 파리에서 리뷰를 연재하며 편집장직도 맡았다. '고독'의 날카로움이 빠지고 이제 순한 고독, '외로움'과 함께 논다고 한다. 낯익은 많은 작가들을 만났다. 끝나고 '프랑스식 가정요리..

OST, 그 이야기의 시작 / 김소현의 영화에세이

절친 소현씨의 세 번째 책이다. 영화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내가 푹 빠지지 못했던 영화, 음악까지 책을 읽으며 계속 찾아 들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성공한 거다. 몰랐던 음악 배경과 역사, 상식을 많이 알게 되었다. 20여년 전 수필반에 처음 왔을때가 선하다. 멋진 모습에 까칠한 인상이었다. 과묵한 윤교수님이 '비보통'이란 별칭을 지으셨을 정도다. 분당수필문학회 회장을 하며 그 모서리가 둥글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두루뭉수리 (?)하지는 않다. 그 민감함이 그의 매력이다. '겉빠속촉'이 떠올라 혼자 웃는다. 속정이 많지만 쉬이 드러내지 않는다. 음악에 진심인 그의 삶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아낌없이 박수보낸다. 오랜 시간 함께한 여행지와 공연이 소환되어 더 좋았다. ​​ * .....어디서건 시끄..

놀자, 책이랑 2025.02.02

<어이산실>에서

안양 후배의 작업실에서 모였다. 김혜영 작가는 작년에 토지문학관 초대작가로 2개월을 보내고 왔다. 페북에서 상세한 소식을 봤다. 올해도 소설 두 편 계약을 했고, 4월에 책이 나온다고 한다. 맹렬하게 소설을 쓰고 있다. 모두 현대수필로 등단한 오래된 동지다. 이들의 아지트에 처음 방문했는데 역시 작가는 작업실이 필요하다. 특히 호흡이 긴 소설을 쓰려면. 가족이야기, 글 이야기~~ 11시에 만나 거의 5시까지 풍성한 수다를 나눴다. 걸어가는 식당에서 고기를 썰고, 산옥씨가 투척.후미씨가 지었다는 작업실 문패가 '어이산실'이란다. 재미지게 써 있었다.​​진도 출신 후미씨는 여전히 어여쁘다. 노래, 춤, 그림 모두 출중하다. 아, 글도 좋다. 10여년 전에 위암을 앓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동생을 먼저 보낸..

설렁설렁 설이 지나갔다

원래 설은 설렁설렁으로. 그대로 잘 지나갔다.​1/25. 선물 들어온 전복과 냉동실에 있던 것을 모두 처치했다. 전복장으로 변신시켜서 선물로 투척. ​1/26. 언니네와 친구네를 다녀오다. 선물을 주고 받고~~ ​언니는 즉석에서 찹쌀경단을 만들어주고, 만두와 녹두전을 저리 얌전스럽게 장만해서 내 몫이라며 준다. ​1/27. 큰댁 서방님과 조카가 왔다. 석영이는 어찌 그리 이쁘게 컸는지, 대학 졸업했다는데 중딩(?) 얼굴이다. 선물과 세배돈을 주고. 태경인 멀미때문에 혼자 지하철을 타고 눈을 맞으며 들어서고... 딸과 사위, 시경은 차로 왔다. 남편은 감기기운으로 기운이 빠져있고, 나랑 사위랑 늦도록 한잔을 했다. 회사에서 신세대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1/ 28점심에 아..

샤먼 3박

중국 페키지 여행은 처음이다. 염선생이 권해서 가볍게 응했다. 18일 새벽 카니발로 4인이 출발했다. 8시 40분 뱅기다. ​인천공항에서 해돋이를 봤다.​가쁜하게 3시간 만에 복주 공항에 내려 버스로 3시간 정도 달려 샤먼에 도착했다. 하문은 섬이다. 복주에서 천주를 거쳐 6개의 해저터널로 이어져 있다. 그냥 긴 터널이다. ​​​독특한 가이드를 만났다. 가늘고 긴 몸에 얼굴 둘레에 수염을 길렀다. 우리나라에도 자주 온다고 한다.연변조선족이며, 한국인이라고 한다. 이중국적으로 한국 선거에도 참여한다고 한다. 역사의식이 투철하고 해박하다. 피해자는 공부를 하고 가해자는 공부를 안한다. 중국은 46만명 역사 청산을 했단다. 중국은 남의 나라 전쟁에서 돈을 벌지 않는단다. 그것이 유대인과 다른 점이라고. 10킬..

낯선 길에서 2025.01.27

이제 숨 좀 쉬겠어요

어젯밤에 감기 기운이 있었다. 콧물이 흐르고 목이 아팠다. 한 밤중에 생강차를 마시고 혼곤했다. 새벽에 공수처가 두 번째 체포에 나섰다는 뉴스를 보면서 수업에 갔다.수업 중에 휴대폰이 부르르 부르르~~. ​'이제 숨 좀 쉬겠어요.'​용산을 떠나기 전에 내놓은 영상을 보니 갈 길이 멀다.그렇다해도 어쨌거나 나도 한 숨을 쉬었다. ​​환전을 하고 병원에 들러 링거를 맞았다.모레 떠나는 여행준비다. 이번은 완전 가벼운 번개다.

성남문예비평지 <창>16집

비평지 지원금이 절반으로 줄었다. 인터넷 판만 만들자고 했는데... 종이책으로 밀고 나갔다. 두께를 줄이고 출간부수를 줄였다.사무국 식구들이 고생이 많았다. 12월에 나왔는데 오늘에야 권 편집장과 만나 사무국 젊은 (어린)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 얘기도 많이 하고, 책을 가져왔다. 올해에는 제대로 풀리기를.성남시의 지원금으로 성남시에서 하는 문화관련 일들을 비평하는, 의미있는 일이다.2014년 창간호부터 10년이 되었다. 중간에 몇 년은 한 해에 두 권을 낼 열정이 있었다. 이제 그 열정은 식었어도 보람된 일이다.​​​​​​​​​​

놀자, 책이랑 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