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모신지 오래된 이선희 시인의 첫 시집이다.시인과 일면식 없는데 단방에 공감대를 느낀다. 바로 전에 80년생 박연준 시를 만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연륜에 대한 깊이, 성찰, 혹은 편안함 이런 것이 배경으로 그윽해진다. 설명 필요없이 그냥 끄덕이며 바로 다가오는, 선명하게 풍경이 그려지는, 찬찬히 닦은 내공이 전해지는 반가운 시편이 많다. 시인이 시를 모시고 지낸 시간의 궤적에 박수보낸다. * 지붕을 고치다내외인 듯한 두 사람이지붕에 올라 지붕을 고치고 있다저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고 있는 일언뜻 보면 바깥을 수리하는 것 같지만저 일은 안쪽을 고치는 일이다무수한 소나기 줄기 가운데 몇 가닥이기와를 뚫고 천장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다.처음엔 직선의 영토인 양얼룩이 번졌을 것이다그 다음엔 풍, 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