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의 마지막 장면 안병태 내가 뭐 별말이야 했다고? 한창 잔소리에 몰입해 있다가도 손님이 방문하거나 전화벨이 울리면 목소리를 번개같이 두 옥타브나 떨어뜨리고 소프트 톤으로 나긋나긋, 사뭇 딴 사람으로 돌변하기에, “사람 목소리가 어쩌면 저토록 순식간에 변할 수 있을까!?” 새삼스럽게 경이로운 발견이라도 한 듯 비아냥거린 죄밖에 없어. 나는 탤런트와 동거하는 게 아닌지 가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니까? 뿐이야? 방문객과 나직나직 기품 있게 담화를 나눈 뒤 고샅까지 배웅하고 들어왔거든, 낭창낭창 통화를 끝내고 미소 머금은 표정을 아직 지우지 않았거든 그것으로 상황을 종료해야 가정의 평화가 유지되지 않겠어? 그런데 아까 중단한 잔소리 ‘다음 편에 계속’ 즉 ‘전편의 마지막 장면’을 잊어버리지도 않고 다시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