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10

그곳에 내가 있었네 / 조성진

긴 여행을 할 때는 공항 서점에서 책을 한두 권 산다. 뱅기 안에서 다 읽고 돌아오기 전에 지인에게 선물을 한다. 이것이 내 여행 습관 중 하나인데, 이번 보은 문학기행에서는 버스에서 책을 받았다. 손 안에 폭 들어오는 단정한 책이다. 당장 포장을 풀고 읽기 시작했다. 여행하며 여행기를 읽는 재미는 또 다르다. 치밀한 계획없이 무작정 아내와 세계일주를 떠난 패기가 부러웠다. 그 사연은 밤에 모두 둘러앉아 들은 긴 자기소개로 이해가 갔다. 그동안 겪은 정신과 육체의 과부하에서 탈출구가 필요했던 거다. 잘 살아내기 위해서 재충전이 갈급했다. 스마트 기기를 자유롭게 다룰줄 아는데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있다. 체크 카드를 자판기에 두고 오고, 여행자증명서 때문에 손해를 보고, 파리에서 집시들에게 휘둘리며 곤혹을 ..

놀자, 책이랑 2025.05.20

충북 보은 문학기행 1박

은 20여년 전 SDU문창과를 다닐때 만든 수필동아리다. 오봉옥 교수의 권유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대전답이 되었다. 이곳 출신 수필가들이 글도 잘쓰고 활약이 많다. 지난 시상식 자리에서 문학기행 초대를 받아서 흔쾌히 수락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스마트한 일정표를 받으니 떠나기도 전에 웃음이 실실 나왔다. ​​6시 30분 사당역 출발이 부담되었는데 카카오택시가 날아서 데려다줬다. 1빠 도착. 완전 노인모드다. 낯선 얼굴도 많고, 아는 얼굴도 있고... 임헌영 선생님과 28명이 버스에서 인사를 나누고, 10시에 오장환 문학관에 도착했다. ​​​​​​​오장환 문학관 해설사의 말이 마땅치 않았던 임 교수님은 버스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셨다.그 시절 오장환의 모습을 서정주 시인에게 들은 이야기며, 인사동 고서..

낯선 길에서 2025.05.20

신곡神曲 / 단테 알리기에리

​책장에서 찾아낸 은 정가 9,000원짜리 오래된 벽돌책이다. 읽은 흔적은 있는데 남아 있는 기억은 별로 없다. 20대 임윤찬이 외우다시피 한다는데... 급하게 읽던 버릇을 누르고 찬찬히 오래 읽었다. 이탈리아어를 몰라서 그 묘미를 못느끼지만, 신곡은 압운을 맞춘 11음절이 14,233절로 이어졌다.우리나라 판소리처럼 리듬을 타면 쉬이 외워지는가 보다. ​을 읽기 전에 단테의 생애와 배경을 살펴봤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꽃의 도시라는 피렌체에서 1265년, 5월에 태어났다. 피렌체 시를 개척한 로마 인의 후손이다. 귀족혈통을 이어 받았지만 정의감으로 정쟁에 휘말린다. 피렌체의 자주를 위해 기병장교로 활약하고 초기 공직 생활이 성공하며 시의회 특별위원이 된다. 행동파인 그는 반대당의 음모를 막기 위해 로마로..

놀자, 책이랑 2025.05.12

걷기 - 물의 정원 / 수종사

둘째 토요일, 5월엔 한 번만 걷는다고 했는데 비가 온다. 아차산 예정을 바꿔서 북한강변을 걸었다. 마루에 모여 6명 참석, 김 선생의 카니발로 출발. 남양주, 물의 정원이다. 잘 가꾸어놓았다. 꽃이 없어도 환하지 않아도 분위기가 좋다. ​​​ ​​비오는데 무얼 캐느냐고 물어보니 미나리를 캔단다. 아, 내 눈엔 미나리가 안 보이는데...난 저 풍경에서는 쑥이나 알아보는 무식쟁이다.​​​딸기농장이다. 딸기를 한 바구니 사고 저 창가 자리에서 가져간 간식을 먹었다. 다정한 쥔장이 따뜻한 차도 가져다 준다. 또 가고 싶은 곳이다. 로메인을 선물받고. ​​​​내 생에 처음 발견한 네잎 클로버~ 바로 선물하니 저렇게 ​​​계획에 없던 수종사로~~ 수종사는 여러번 왔는데 올 때마다 좋다. 비오는 날에는 처음인데 ..

낯선 길에서 2025.05.10

미리 어버이날 2

고딩이 된 태경 시경은 어린이가 아니란다. 그래도 봉투를 줬다. 시험보느라 고생했다고. 다른 아이들이 너무 공부를 잘 한단다. 거의 올백에 문제 하나를 틀리면 등수가 80등 떨어진단다.불짱한 아이들... 그야말로 교육 개혁이 시급하다. 그래도 딸은 욕심 내려놓았다고. 그냥 건강한 정신이면 만족한다니 다행이다.학원 선생을 하면서 도를 튼 듯하다.​어제 와서 굿모닝파크와 탄천을 만보 이상 걷고, 12시까지 저녁먹으며 한 잔을 길게 하고~~ 남편 말이 길어졌다. 건강이 많이 좋아진 듯. 오늘은 '올가정원'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갔다. ​​​태경이 제 엄마을 업고~~​​사위가 딸을 업고~~ 딸은 세 남자 밥해준 보람이 있다. ㅋㅋ​판교쪽 공원도 돌고~ ​화장품 선물, 봉투, 밥 사고, 당일은 먹는 카네이션을 보..

영화 <파과>

지난주 지인이 보낸 초대권인데, 시모임 날이라서 못갔다. 오늘 남편과 야탑cgv에서 봤다. 잔인한 범죄를 더 잔인한 방법으로 없앤다. 그들은 '방역'이라고 한다. 바퀴벌레를 죽이는 것이기에 당당하다. 그것이 '정의'라고 한다. 법을 믿지 못하는, 법이 제 구실을 못하는 세상은 피범벅이 된다는 경고? 예고?과도하게 폭력적이다. 우리는 폭력 속에 빠져 더 강력한 폭력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명품배우 이혜영의 흰머리가 멋지다. 애쓰셨어요~~ 응원합니다. 덤으로 주는 파과 - 상처난 과일이 더 향도 좋고 맛있다는. ​폭력 속에서 생각할 거리가 많다. ​​​

미리 어버이날

5/1 예고대로 비가 온다. 여행 사흘동안 좋은 날씨에 감사, 감사하며 다녔는데 또 딱 맞게 비가 와 주신다. 2시 '하남 미소'에서 전에 잡아둔 점심식사.이 선생님의 수필집 축하다. 오랜만에 3인이 만나 양념갈비를 먹고, 차를 마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3시 대법원 판결을 준*씨가 톡으로 알려주며 펄펄 화가 났다. 이런 일이 우째서. ㅠㅠ아무 걱정 없던 머리가 무거워졌다. ​7시 저녁식사 집에 오니 아들 며늘도 와 있다. 건강식품을 잔뜩 가져오고, 봉투도 준다. 오랜만에 서현동 '한옥반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 서빙을 아들이 다 한다. "오빠는 동생들 만나도 오빠가 다 서빙해요. " 며늘의 말이다. 나중에 나온 새우 탕수를 안 먹으니까 아들이 새우를 까서 나눠준다. 이런...최근에 아빠가 뱅기에서..

소록도 / 향일암

4/30 ​리조트에서 일출도 못 보고 잤다. 기대했던 소록도로 향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불운한 역사의 장면 앞에 먹먹해진다. 무지의 시간이 큰 상처를 남겼다.​​​​​​무거운 마음으로 여수 향일암으로​​듣는 걸 잘 새겨야 하고말하는 걸 조심하고보는 걸 가리라는... 세 동자님​그 중 특히 말을 가려서 해야한다. 연식이 더할수록 명심, 또 명심! ​​​​​​​여수 돌산수평선횟집에서 점심식사, ​성 선생님은 3일을 함께 하고 부산으로 떠났다. 코리아둘레길 6개월 예정으로 떠나셨다. 장도에 행운을 빌며 기념촬영. 참 대단하시다. 이미 산티아고, 올레길, 히말라야... 를 섭렵하셨다. ​예정된 시간대로 착착 움직이며 8시 40분 분당에 도착했다. 빡세게..

낯선 길에서 2025.05.03

남도 삼백리 2박

분당수필문학회에서 2박3일 문학기행을 떠났다. 수내 마루에서 6시 30분 출발, 28인승 리무진은 쾌적하고 편안했다. 지인 포함 28인,차내에서 간식을 나눠주고, 아침으로 유부초밥과 된장국까지 마련했다. 총괄한 김 선생님과 전 총무 부부의 빈틈없는 봉사로 3일 내내 여유롭고 풍성했다. ​​​4/2812시경 신안, 김환기 가옥에 도착​​​​​고택을 돌아보고 '한상 가득' 점심, 가리는 게 많은 시누이가 제일 맛있게 먹었다. ㅎㅎ​퍼플섬, 생각보다 자연의 퍼블이 없어서 아쉬웠다. 라벤더 벌판을 기대한 건 과한 생각이었다. ​​​목포로 달려 북향에서 케이블카를 탔다. ​​​​​​​해남 한성정 한정식으로 저녁,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왔다. 이후에도 계속 나왔다. ​해남 남도호텔에서 첫 밤을 보냈다. 떠나..

낯선 길에서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