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8

장금식 작가, 북토크

​​ 오래전, 블로그 글로 인연맺은 장금식 샘,나를 수도원으로 이끄는 장 샘의 새 책이 나오고 북콘서트를 했다.프랑스 외국인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력이 있다. 그 35년 전 파리에서 학부모와 선생의 인연, 그때는 몰랐었다는 오서윤 작가가 사회를 봤다. 말미에 '상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때문에 기어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4년 전 그 상처는 막 퇴임한 남편과 사별한 거다. 코로나 한가운데 한여름날, 황당하고 갑작스레 떠난 그 날을 나도 떠올리니 가슴이 저릿했다. 그 후 더욱 문학, 인문학에 열심하며 일어섰다. 지에 파리에서 리뷰를 연재하며 편집장직도 맡았다. '고독'의 날카로움이 빠지고 이제 순한 고독, '외로움'과 함께 논다고 한다. 낯익은 많은 작가들을 만났다. 끝나고 '프랑스식 가정요리..

<어이산실>에서

안양 후배의 작업실에서 모였다. 김혜영 작가는 작년에 토지문학관 초대작가로 2개월을 보내고 왔다. 페북에서 상세한 소식을 봤다. 올해도 소설 두 편 계약을 했고, 4월에 책이 나온다고 한다. 맹렬하게 소설을 쓰고 있다. 모두 현대수필로 등단한 오래된 동지다. 이들의 아지트에 처음 방문했는데 역시 작가는 작업실이 필요하다. 특히 호흡이 긴 소설을 쓰려면. 가족이야기, 글 이야기~~ 11시에 만나 거의 5시까지 풍성한 수다를 나눴다. 걸어가는 식당에서 고기를 썰고, 산옥씨가 투척.후미씨가 지었다는 작업실 문패가 '어이산실'이란다. 재미지게 써 있었다.​​진도 출신 후미씨는 여전히 어여쁘다. 노래, 춤, 그림 모두 출중하다. 아, 글도 좋다. 10여년 전에 위암을 앓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동생을 먼저 보낸..

설렁설렁 설이 지나갔다

원래 설은 설렁설렁으로. 그대로 잘 지나갔다.​1/25. 선물 들어온 전복과 냉동실에 있던 것을 모두 처치했다. 전복장으로 변신시켜서 선물로 투척. ​1/26. 언니네와 친구네를 다녀오다. 선물을 주고 받고~~ ​언니는 즉석에서 찹쌀경단을 만들어주고, 만두와 녹두전을 저리 얌전스럽게 장만해서 내 몫이라며 준다. ​1/27. 큰댁 서방님과 조카가 왔다. 석영이는 어찌 그리 이쁘게 컸는지, 대학 졸업했다는데 중딩(?) 얼굴이다. 선물과 세배돈을 주고. 태경인 멀미때문에 혼자 지하철을 타고 눈을 맞으며 들어서고... 딸과 사위, 시경은 차로 왔다. 남편은 감기기운으로 기운이 빠져있고, 나랑 사위랑 늦도록 한잔을 했다. 회사에서 신세대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1/ 28점심에 아..

이제 숨 좀 쉬겠어요

어젯밤에 감기 기운이 있었다. 콧물이 흐르고 목이 아팠다. 한 밤중에 생강차를 마시고 혼곤했다. 새벽에 공수처가 두 번째 체포에 나섰다는 뉴스를 보면서 수업에 갔다.수업 중에 휴대폰이 부르르 부르르~~. ​'이제 숨 좀 쉬겠어요.'​용산을 떠나기 전에 내놓은 영상을 보니 갈 길이 멀다.그렇다해도 어쨌거나 나도 한 숨을 쉬었다. ​​환전을 하고 병원에 들러 링거를 맞았다.모레 떠나는 여행준비다. 이번은 완전 가벼운 번개다.

The수필 2025 / 출판기념회

​​7년 동안 이어온 The수필 2025 빛나는 수필가 60> 출판기념회를 잘 마쳤다. 70여명 최대인원이라 100명 수용하는 룸으로 옮겼는데 이곳도 양 문옆이 사각지대다. 전체 인원을 한 눈에 볼 수 없었다. ​부산, 대구, 광주, 전주 ... 전국에 계신 빛나는 수필가 40여 분과 수필잡지 관계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작품 제목과 작가를 한 분 한 분 호명하고 인사하는 순서가 특히 좋았다. 한복용 선생의 야무진 사회로 올 한해 농사가 그득했다. 선정위원 모두 수고했고, 보람찬 수확이다. ​활짝 웃을 수 없는 요즘, 우리는 또 이런 참담한 현실을 작품으로 풀어낼 것이다. 새해에는 비통한 일 없는, 상식이 통하는 나날이 되길 빈다. ​​선정위원들 인사와 환영사를 시작으로 ​북인 조대표의 인사말​ ..

러시아 노벨 문학상 작가 탐구

​​12/28 토욜 아침, 김동숙 샘이 전화를 했다. 토욜 2시에 미루님이랑 만나기로 했기에 슬렁대고 있다가 30분만에 챙기고 나왔다.동숙샘 남편이 한전아트센터에 태워다줬다. 100명 선착순이라고 해서 일찍 가서 자리를 잡아야하는 줄 았았다. 그런데... 우리가 1등이다. 다시 나와 커피를 사들고 들어가 앉았다.​​ 11:00 라승도 - 스탈린의 총아, 미하일 숄로호프의 삶과 문학​소련의 반체제 문학만이 노벨문학상을 타던 시기에 스탈린의 비호 아래 미하일 숄로호프가 노벨문학상을 타게 된 배경과 그의 작품 이 표절 의혹이 있다는 이야기, 지금도 그걸 연구하는 사람이 있단다. 15세에 멈춘 교육과 20대에 그 같은 역사인식을 가질 수 없고, 그처럼 대작을 쓸 수 없다는 견해다. 이 영화로도 나와서 그 장면과..

파자마파티

중딩친구 5인의 1박 연말모임 시작으로 야탑 cgv에서 을 봤다. 친구 아들이 예매를 해줬다. 2001년 홍제동 화제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우리가 보는 영화값에 119원이 소방관의 처우를 위해 쓰인다니 의미도 좋다. 불과 20여년 전 풍경이 그리 열악했단 말인가. 2020년에야 소방관이 국가공무원이 되었다니 너무 미안스럽다. 우리, 아니 내가 몰랐던 게 참으로 많다는 걸 또 느꼈다. 소방관들에게 경의를 전한다. 힘든 일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대우받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좋아진 나라에서 후진하는 정치를 보며 깊은 한숨이 나온다. 태극기쪽이었던 순화도 고개를 젖는다.정치이야기는 길게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화를 다스려야 하는 시간이다. ​​친구의 세컨하우스인 화원으로. 엄마 간병하느라 오래 살피..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오리cgv 8관에서 을 봤다.8관은 독립영화, 예술영화 전용관이다. 이런 곳이 가까이 있어서 참 좋다. 책을 아직 안 읽은 친구도 단번에 그려진다고 한다. 소설 원작을 잘 살렸다. 영화 장면 이전에 긴 감정 묘사가 킬리언 머피의 표정 하나로 다 전해진다. 어둡고 음습한 날씨도 분위기를 끌고 간다. 그럼에도 구원의 손을 잡는, 아니 내밀며 앞으로 나아간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겉옷을 걸어두고, 검은 손을 솔로 문질러 씻는 가장의 모습이 안에서 들리는 아이들 웃음소리의 배경이다. 치열했음에도 공허했던 마음 한 구석이 내민 손으로 그득해지기를. 위험과 비난을 넘어설 수 있기를. 불과 50년 전까지 있었던 아일랜드의 '막달레나 세탁소'의 진실을 밝힌다.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19..

이루다 블렉토 10주년 공연

​성수동을 처음 갔다.요즘 뜨고 있는 곳으로 젊은이들이 많다. 성수역 3번 출구 쪽은 새로운 동네, 2번 출구 쪽은 옛동네다. 공연장은 2번 출구 쪽인데 큰 창고를 멋지게 꾸몄다. 1층에서 공연하고 2, 3층엔 전시를 하고 있다.어제 8시, 오늘 4시 두 번 공연인데 가득 찼다. 수필반 식구 12명이 함께했다. 새롭고 환상적인 시간 속에 푹 빠졌다 김 선생의 카니발로 편하게 다녀왔다. 수내에 와서 저녁 먹고 헤어지고. ​​​​​​​​​​​​너무 이쁜 남자, 노민우와 콜레보 무대가 좋았다. 드럼에 맞춰 한 몸이 된 듯한 춤, 저 폭발하는 열정들... 가슴이 쿵쾅거렸다. 나는 앞으로도 몸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반납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