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14

<한국산문> 시상식

[영상-종합] 월간 한국산문, 정기총회 갖고 '윤오영수필문학상' 등 시상 - https://naver.me/x3jzAaZe​​행사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냅다 내 이름을 부른다. (사실 나는 통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쳐 걸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에세이스트 조정은 선생이다. 김종완 선생님과 함께 멀리서 오느라 일찍 도착했다고 한다. 두 분 다 건강해 보이는 모습이라서 좋았다.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다. ​의리상, 인사상 참석했다. 전국에서 모인 수필잡지 관계자와 작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는 순간은 좋지만 어려운 자리다. 수수밭 후배들이 와서 인사나누고 얼굴보는 것은 흐믓했다. 작년 시상식에서의 감동을 떠올리며 거듭 감사했다. 윤오영 선생님 아드님 윤장섭 선생님을 찾아 인..

잔을 바라보며 + 잔을 들고

자꾸 바라본다.에스프레소를 한 잔 하고뜨거운 물을 더 부어 아메리카노를 한 잔하고또 한참 바라보고 눈 호사를 한다. 친구가 겔러리에서 사다준 도예가의 작품이다. 얇고 가쁜하다.밀가루 반죽을 밀듯 옆으로 밀어 붙인 듯, 모양은 심플하고 색깔은 오묘하다. 첫눈에 반할만하다. 호사롭다.​​너무도 명백한 일을 이리 늦추고 있는 건 무슨 일인가. 확신에 찬 사람들이 실망했을때의 사태를 생각하면 벌써 진저리가 쳐진다.나는 이렇게 작은 것에 만족하며 한참 행복한데...복잡하게 돌아가는 폼이 마뜩찮다. 마음 한 구석 개운치 않은 이 사태가 4일 11시에 결정난다고 한다. 어서 상식을 회복하고, 어서 부끄럽지 않은 나라로 돌아가길. 블친 톡방에서는 금요일 저녁에 무조건  한 잔 하자는 제안이 있다. ​    ​​4/ 4..

겨울이네 집밥

마을버스 동행한 3인 모임이다. 샌드위치로 간단히 먹자해서 후배집으로 갔다. 겨울이는 어느 겨울날, 주차장에서 따라온 후배네 냥이다. ​​개를 키우는 애영씨는 이뻐 죽는다...​​겨울이 집, 집안에 난방이 되는 패드가 깔려있다. 이런 호사라니...​​세상에나 ~~ 정말 맛있는 꿀조합이다.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포식을 했다. ​​​​​딸이 아기를 낳아 할머니가 된 후배의 다짐은 좋은 세상을 손주에게 물려주는 거란다. 지난번 선거때, 수서역에서 피켓 들고 일인시위를 한 바 있다.좋은 어른, 바른 노인이 되어야겠다는 말을 들으니 든든하다. 구석구석 멋지게 가꾼 집을 칭찬하니까 앞으로 소망은 시골집에 사는 거란다. 단층의 시골집에서 하고싶은대로 하고 사는 게 꿈이라는데, 남편이 반대한다.이유는 동네 노인정이 ..

컴플리트 언노운

모처럼 혼자 영화를 봤다. 야탑cgv에서. 밥 딜런의 20대, 음악을 시작하던 4년 동안의 이야기다. 밥 딜런 역을 맡은 티모시 살라메가 5년 반을 준비해서 그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것이 대단하다. 시상식에서 그의 '건방'도 용서가 된다. ​음유시인으로 무르익기 전 빛나는 새싹이었던 밥 딜런.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그의 생각이 읽힌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대중의 시대를 건너왔다. 이제 새로워야 눈길을 받는 시대가 아닐까. 새로워라, 자유로워라, 쿵 쿵 머리를 친다. 이 격렬한 열정이 모두 구엽게 보인다. ​성공한 밥 딜런을 떠나는 연인의 마음, 충분히 알겠다. 실제로 이 여자가 결혼하고도 밥 딜런은 오래 잊지 못하고 어려울때 지원도 했다고 한다. ​실비: 바비, 너와 카니..

동백꽃 피다

올해는 동백꽃 봉오리 다섯 개가 맺혔다.  ​첫 탄성​꼭 다문 입을 살짝 벌리고,이렇게 꽃다운 자태를 좀 지니고 있다가 목을 탁 꺾는 게 동백의 성질이다.​그런데훌러덩 꽃바침까지 젖혔다. 동백이 이리 활짝 피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두 번째 동백도 곧 터질 듯, ​2/ 21두 번째 봉오리도 어느새 활짝 펴, 목을 젖힌다. ​2/23삼각형 구도로 제각각 방향을 바라보며 세 번째 동백이 활짝 웃는다.좋은 일이 생길 듯, 긍정의 힘을 밀고 나아간다.   동백이 제 성질을 버렸다. 한창 이쁠때 낙화해서 또 한번의 생을 살아야하는데..나무에 매달려 시들어가고 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꽃송이를 더 추해지기 전에 억지 퇴장시켰다. 요즘 우리 나라 꼴이랑 같다. 어서 결단이 내려져 제 정신이 돌아오길... 연로한 ..

천사의 눈물

천사의 눈물이 제 이름 값을 한다.작은 화분 가득 꽃피운 걸 넓은 분으로 이사시켰다. ​​열흘 쯤 지났는데 자리를 잡은 듯, 대견하다. ​아직 꽃샘 추위가 남았지만, 베란다에서 방목을 한다. 햇볕이 없는 밤에는 거실문을 열어놓고 온기를 나눴다. ​한여름에 에어컨을 틀면 베란다 화분을 들여놓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어머니~ 그 나라에서 안녕하신거죠. 우리가 평안한 게 어머니 걱정 덕도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걱정이 곧 기도라는 걸 이제야 깨닫다니.어미로서 기도를 빡세게 하지 않은 나를 돌아본다. 그냥 내가 즐겁게 살아내는 게 기도이며 교육이라고 생각한 나는 참으로 뻔뻔스러웠던 거다. ​저 여린 풀꽃, '천사의 눈물' 이 누군가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데까지 이르렀다. 과한 연상인가. ​ ​3/3 톡에서..

장금식 작가, 북토크

​​ 오래전, 블로그 글로 인연맺은 장금식 샘,나를 수도원으로 이끄는 장 샘의 새 책이 나오고 북콘서트를 했다.프랑스 외국인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력이 있다. 그 35년 전 파리에서 학부모와 선생의 인연, 그때는 몰랐었다는 오서윤 작가가 사회를 봤다. 말미에 '상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때문에 기어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4년 전 그 상처는 막 퇴임한 남편과 사별한 거다. 코로나 한가운데 한여름날, 황당하고 갑작스레 떠난 그 날을 나도 떠올리니 가슴이 저릿했다. 그 후 더욱 문학, 인문학에 열심하며 일어섰다. 지에 파리에서 리뷰를 연재하며 편집장직도 맡았다. '고독'의 날카로움이 빠지고 이제 순한 고독, '외로움'과 함께 논다고 한다. 낯익은 많은 작가들을 만났다. 끝나고 '프랑스식 가정요리..

<어이산실>에서

안양 후배의 작업실에서 모였다. 김혜영 작가는 작년에 토지문학관 초대작가로 2개월을 보내고 왔다. 페북에서 상세한 소식을 봤다. 올해도 소설 두 편 계약을 했고, 4월에 책이 나온다고 한다. 맹렬하게 소설을 쓰고 있다. 모두 현대수필로 등단한 오래된 동지다. 이들의 아지트에 처음 방문했는데 역시 작가는 작업실이 필요하다. 특히 호흡이 긴 소설을 쓰려면. 가족이야기, 글 이야기~~ 11시에 만나 거의 5시까지 풍성한 수다를 나눴다. 걸어가는 식당에서 고기를 썰고, 산옥씨가 투척.후미씨가 지었다는 작업실 문패가 '어이산실'이란다. 재미지게 써 있었다.​​진도 출신 후미씨는 여전히 어여쁘다. 노래, 춤, 그림 모두 출중하다. 아, 글도 좋다. 10여년 전에 위암을 앓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동생을 먼저 보낸..

설렁설렁 설이 지나갔다

원래 설은 설렁설렁으로. 그대로 잘 지나갔다.​1/25. 선물 들어온 전복과 냉동실에 있던 것을 모두 처치했다. 전복장으로 변신시켜서 선물로 투척. ​1/26. 언니네와 친구네를 다녀오다. 선물을 주고 받고~~ ​언니는 즉석에서 찹쌀경단을 만들어주고, 만두와 녹두전을 저리 얌전스럽게 장만해서 내 몫이라며 준다. ​1/27. 큰댁 서방님과 조카가 왔다. 석영이는 어찌 그리 이쁘게 컸는지, 대학 졸업했다는데 중딩(?) 얼굴이다. 선물과 세배돈을 주고. 태경인 멀미때문에 혼자 지하철을 타고 눈을 맞으며 들어서고... 딸과 사위, 시경은 차로 왔다. 남편은 감기기운으로 기운이 빠져있고, 나랑 사위랑 늦도록 한잔을 했다. 회사에서 신세대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1/ 28점심에 아..

이제 숨 좀 쉬겠어요

어젯밤에 감기 기운이 있었다. 콧물이 흐르고 목이 아팠다. 한 밤중에 생강차를 마시고 혼곤했다. 새벽에 공수처가 두 번째 체포에 나섰다는 뉴스를 보면서 수업에 갔다.수업 중에 휴대폰이 부르르 부르르~~. ​'이제 숨 좀 쉬겠어요.'​용산을 떠나기 전에 내놓은 영상을 보니 갈 길이 멀다.그렇다해도 어쨌거나 나도 한 숨을 쉬었다. ​​환전을 하고 병원에 들러 링거를 맞았다.모레 떠나는 여행준비다. 이번은 완전 가벼운 번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