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57

두 번째 송년 / 한국산문

사흘동안 혼자 있었던 남편을 배려하느라 오전에 영화 을 봤다. 3시간이 살짝 지루한 느낌도 들었고, 나폴레옹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해서인지 사랑에 무모한? 무능한 사내로 비췄다. '모든 것을 이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삶' 이다. 모든 걸 다 가져본 조세핀도 ... 외로웠을 듯. 연신 전화가 와서 마음이 불편했다. 5시 송년모임에 꼭 가야한다는 발행인의 재촉이다. 그의 열정과 수고는 한도가 없다. 그렇잖아도 우리 행사에 와 준 답례로 참석할 참이었다. ​ 몇 해 만에 간 한국산문의 연말모임은 여전히 성대했다. 수필계에서 최고 많은 인원이 모인 듯하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분들... 이제는 내가 다니며 인사할 어르신들이 안 보인다. 하긴 이제 내가 원로에 가까우니. 오래전 sdu에서 함께 심사했던 푸릇하던..

첫 송년모임 / 분당수필

수업 후 송년모임을 했다. 정자동 '두향'에서 점심을 먹고 '몸학교'에서 2부, 3부 ​ ​ 어제 남 선생이 함께 장보고, 이정희 선생님이 준비해두셨다. ​ ​ ​ ​ 커피와 와인과 다과를 하면서 올해에 가장 좋았던 일이나 잘한 일을 돌아가면서 이야기했다. ​ ​ ​ ​ ​ ​ 새로 온 이 선생 두 분이 올해 가장 잘한 일이 분당수필에 들어온 것이라고 하고, 전혀 글 쓸 생각 없이 들어왔는데, 앞으로는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김 선생, .... 여러분들 덕분에 나는 행복하다고 했다. ​ ​ 3부는 지하 공연장에서 이정희 선생님의 대를 잇는 현대무용가 이루다, 이루마 두 따님이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인사말도 하고, 무용 소개 영상도 보여주고, 특별공연도 했다. 세상에나 이런 호사라니... ​ ..

굿모닝파크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소음 차단을 위해 지하화하는 것 보다 지상에 덮개를 해 그 위에 공원을 만드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으로 공사 착공한 지 8년만에 지지난 주에 개장했다. 나는 공사현장을 차로만 지나치며 참.... 오래도 걸린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공사현장을 바라보며 사진찍어서 가족 톡방에 올리며 관심이 컸다. 내가 동네 일에 도무지 관심이 없다는 불평을 들으며 공원으로 나가봤다. 전체가 3만평이라나. 분당의 제 3공원이란다. 내년 봄 쯤, 푸른 기운과 꽃들이 피면 형태가 갖춰지려나. 아직은 썰렁하다. ​ ​ 엘리베이터는 시험중이라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아파트 5~ 6층 정도의 높이다. 20층 아파트가 저리 보인다. ​ ​ ​ 단풍든 남천이 반갑고 ​ 옮겨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길 ​ 그늘막도 드문드문..

자랑질

쓰던 컴퓨터 버전이 오래되어 최신파일로 원고가 오면 열리지가 않는다. 보낸 사람에게 다시 낮은 버전으로 보내달라고 하는데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 지난 번 애들에게 얘기했더니 사위가 컴을 노트북과 연결해주었다. 모니터도 시원하고 위치도 살짝 높아져서 고개를 오히러 들어야 한다. 거북목 탈피 효과도 있을 듯. ​ 일욜, 딸은 시험이라고 학원에 가고 태경 시경도 학원과 운동을 가고 사위 혼자 와서 새로 바꾼 복합기도 설치하고 마우스 자판 모두 무선으로 새로 사왔다. 책상이 깨끗해졌다. 안보이는 책상 아래 선까지 말끔하게 정리해 놨다. 컴터 관련일을 해서인지 꼼꼼도 하다. 책상 뒤 먼지투성이가 챙피했지만 또 감사, 감사다. ​ ​ ​ ​ ​ 지난 번 사온 워치는 남편이 차지하고, 오늘 또 내 워치를 사와서 휴..

서울의 봄

며칠 전, 가족 톡에 며늘이 을 봤다며 '황당하고 비통하고 화가 나서 두 번은 못 볼 영화' 라고 했다. 어제 예매하고 오늘 조조로 영화를 봤다. 모두 예매해 온 것을 키오스크에서 발권받아 들어간다. 나는 좀 버벅거리다 성공했다. 그 사이 남편은 젊은이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하고, 나는 묵묵. 도대체 인내심이 없다. 아이들이 톡톡 건드리기만 하면 되는 걸 노인들은 늦은 탬포로 힘을 줘서 오류가 난다. ㅠㅠ 어쨌거나 시류에 영합해야하는 건 숙명이다. ​ 시류에 영합하긴 쉽다. 모두 다 깊은 고뇌없이 영합할 때, 나만은 아니라고, 내 생각대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 놓는 군인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창작은 사실을 더 사실답게 그려야 한다. 과장하고 왜곡되게 표현하는 캐리커쳐처럼 그 인물의 특성이 단..

두 선배

보름쯤 전에 잡은 약속이다. 현대수필 창간 멤버인 오정 * 정화* 선배님과 청담동에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오 선배님은 끝까지 잘 나이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25년동안 강의하던 것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으며 정리를 하는 중에 나도 선택된거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내가 밥 산 생각은 안 나고, 선배님댁에서 집밥을 몇 번 먹은 기억과 청담동에 있는 근사하고 특별한 밥들이 생각난다. 그 중에 '도수향'이 특히 기억나는데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정갈한 도시락 밥이 참으로 전무후무 근사했는데.... ​ ​ 차를 마시고 나와서 근처에 '문정희 시인 길'을 걸었다. 경기고등학교 담 옆이다. ​ ​ ​ ​ ​ 길을 걸으며 연신 사진을 찍으며, 디카 시..

충전

좋은 음악과 그림을 만나지 못한 갈증이었던 듯, 아니, 좋은 사람과의 만남도. ​ 후배가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에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단다. 아주 멀리서 또 한 후배도 온단다. 그렇잖아도 밥 사주고 싶은 후배다. 당장 다음 주에 밥을 사주러 간다면서 나도 듣고 싶다고 했다. 알아보니 4회 남았으나 수강이 가능하다고 한다. ​ 지난 주에 가서 등록하고 함께 강의 듣고 아트센터 안에 '피글릿'에서 점심을 먹고... 흠뻑 즐거운 시간을 누렸다. 저녁시간에는 광화문에서 책담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에게 울가디간 선물을 받아 저녁 모임에 입고 갔다. 그렇잖아도 갑자기 온 첫 눈에 저녁 시간 모임이라 요긴했다. 이런 호사라니.. ​ 최정주 선생은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개인사를 짬짬히 말하며 재미있게 끌어간다..

중딩 친구

금순이가 시드니에서 7년만에 나왔다. 카톡방에 친구 7인이 날짜 정하기도 쉽지가 않다. 지난 월욜, 미숙이 묘소를 가기로 했다. 친구 넷과 미숙이 언니와 동생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중간, 중간 셋을 픽업해서 일산 자연애수목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오니 수목장이 정리가 다 되었다. 어설프던 모습이 완전 변신했다.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금세 찾았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고, 언니와 동생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중딩 시절에 자주 친구 집 놀러갔었다. 여섯 살 위 언니와 세 살 아래 남동생은 여전했다. 후덕하신 미숙이 엄마 이야기도 많이 했다. 싱글로 빨리 가버린 친구 미숙이는 '성녀'와 닮아 내 글에도 등장한다. 7년만에 만난 금순이도 그대로다. 그야말로 '굳세게' 잘 살아서..

구름카페문학상

11월 3일 금요일, 11시 육군회관에서 130여 명 행사를 치뤘다. 모두모두 감사, 감사~ ​ ​ ​ ​ 식순에 따라 ​ ​ ​ 임헌영 선생님 축사 ​ 김우종 선생님 축사 ​ ​ ​ 제 32회 신인상 시상 ​ ​ ​ ​ ​ ​ ​ ​ 제 2회 작품상 수상 - 임이송 ​ 작품상 수상 소감 - 임이송 ​ ​ 구름카페문학상 현정원, 서숙 선생님 축하, 축하~ ​ ​ 심사평 - 부산에서 오신 박양근 선생님 ​ 구름카페문학상의 장미꽃 세리머니~ ​ ​ ​ 구름카페문학상 수상 소감 - 서숙 선생님 ​ ​ 구름카페문학상 수상 소감 - 현정원 선생님 ​ ​ ​ ​ ​ ​ ​ ​ ​ ​ 꽃바구니 나르는 중

결혼기념일

그동안 결혼기념일을 잊고 살았다. 결혼1주년에 남편의 12번째 외박으로 딸이 준비한 결혼기념 이벤트에 화가 더 해서... 차라리 잊고 살기로 했다. ​ 난데없이 11월 5일, 아들이 한 턱을 내겠다고 했다. 마침 그날이 결혼기념일이다. 딸네 식구는 여행을 갔다. 서로 취향이 다른 아들들과 짝을 지었다. 색다른 여행이다. ​ ​ ​ 여행중인 딸이 보내온 꽃바구니, 집안이 꽃향기 그득하다. ​ ​ 태경이는 엄마와 해운대에서 요트를 타고 있다. ​ ​ 시경이는 아빠와 일본에서 ~ ​ ​ ​ 아들 며늘과 저녁. 아들은 사업가로 변모한 듯, 그럼에도 며늘은 남편이 '국익 우선'이라고 한다. 아들이 5년 후에 자유인이 되길 바란다는 말에 며늘이 환호한다. 남은 긴 시간 잘 지낼 계획도 ... 꿈같은 계획이다.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