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님의 두 살 위 누님이다. 배낭 매고 경동시장에 가서 찬거리를 사다 손수 밥을 하셨다. 90이 넘어서도 내게 고추장과 김치를 담아주셨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인정이 많으셨다. 밥을 먹고 뵈러 가도 꼭 밥상을 차려놓으셨다. 몇 해 전 막내 아들네와 합친 후로는 모두가 나간 집을 지키고 계셨다. 숙부, 숙모님을 모시고 명철 전후에나 찾아뵈었다. 100세는 너끈히 넘으시리라 생각했다. 어제 돌아가셨다. 병원에 입원한 지 3일만이라고 한다. 성묘길에 무리하게 산 위로 올라오신 게 화근이었단다. 그 전에는 침대에서 떨어져 팔도 다치셨다고 한다. 건강을 과신한 탓이다. 그럼에도 입원하고는 계속 잠만 주무셨고. 검사 받으러 갈때도 앉아서 계속 졸 지경이었단다. "왜 이리 졸려" 사흘동안 한 말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