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59

생일빵 2

토욜 저녁에 온 가족이 모였다. 아들네가 사진을 보내서 만들었다는 케익이다. 세상에나~~ 먹기 아까울 정도인데, 맛도 좋아서 한번에 다 먹었다. ​ ​ 갑오징어회가 지금 먹을 때라고 한다. 아들네가 미역냉국과 회를 사오고 딸은 아구찜과 미역국을 끓여왔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말라고 해서, 김농부가 가져다준 채소만 씻어두었다. 이걸 다 먹고 아구찜도 먹었다. 남편과 사위는 소주 4병, 며늘과 딸, 나는 화이트와인 1병과 맥주.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아들네는 늦게 가고, 딸네는 자고 갔다. ​ ​ ​ ​ 꼼꼼쟁이 태경이 선물이 감동이다. 저 꽃 두 송이를 만들어와서 하나는 할아버지를 드린다. 봉투까지 만든 정성스러운 편지도 ... 좋았다. 번개돌이 시경이, 집에서 오는 차 안에서 급조한 편지. 노트를..

미리 생일빵

문선배님과 최샘은 서로 생일을 챙긴다. 기흥 최 샘네서 합류 ~ 최샘이 이끄는대로 세 군데를 다녔다. ​ ​ 널찍한 이곳은 음식보다 풍경이다. ​ ​ 가서 주문하고 또 가져다 먹어야하는 시스템이 어르신들에게는 불편하다. 나두 어르신. ㅋㅋ 맛은 소소하다. 커피가 맛있다. ​ ​ 사방이 이쁘지만 이렇게 사진찍는 곳을 꾸며놓았다. 조화 안 좋아하는데... 둥둥 떠 있는 꽃들이 이쁘긴 하다. ㅋㅋ ​ ​ ​ 마당을 저리 잘 가꾸는데는 다 손길이 필요한 것, 두 분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 이 당단풍 나무는 예술이다. ​ ​ ​ 카페와 붙어 있는 이불, 옷, 소품 가게 물건이 고급진데... 값이 엄청나다. 눈 호사만. ​ ​ ​ ​ ​ 현대수필에 을 연재하고 있는 최샘의 작품 배경인 에 갔다. 나도 두 ..

우리 가곡과 함께

오랜만에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을 갔다. 분당에서 두 시간 걸려서... 수필반 정 선생님의 초대다. 그동안 연세대는 완전히 딴 세상이 되었다. 오래 전 토요일마다 시공부하러 다니던 때가 떠올랐다. 세상에나 이 거리를 매주 다녔다니... ​ 잘 짜여진 순서와 사회의 적당한 멘트로 두 시간 넘게 푹 빠졌다 나오니 10시가 다 되었다. 후배가 '카리스마 쩐다'는... 바리톤 양준모가 나는 좋았다. 돌아오니 11시 넘어, 동승한 4인은 24시간 하는 식당에서 냉면과 순대등을 먹고 헤어졌다. 집에 오니 12시가 넘었다. 12시 넘어 귀가한 게 얼마만인가. 내참... ​ ​

서행구간, 만남

한 달쯤 전에 서행구간에서 시 강의를 해달라고 했다. 기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황대표는 참 대단하다. 책 구입까지. ​ 아침 8시 40분 출발했는데 널널하다. 15분 전에 도착해서 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느긋하게 들어가니 거의 다 와서 자리를 잡고 있다. ​ ​ ​ ​ ​ ​ ​ 서행구간의 첫 특강은 비대면 줌강의였고, 두 번째도 마스크 시대였고, 이번에 비로소 얼굴을 마주했다. 어쩜 이리 이쁜가. 젊은 기운이 가득하다. 직장을 반차 내고 왔다는 사람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다루지 않는 시인을 소개했다. 박경리, 김구용, 최승자, 오봉옥 시인. 황 대표는 박노해 시집을 공부하고 토론했다고 한다. 내가 아는 박노해 이야기도 하고. 시간반 내가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이들이 내 책을 읽고 공감한 부분을 한 장씩을 ..

꽃, 꽃들

​ 스승의 날에 받은 카네이션 화분에 봉오리들이 다 폈다. 이렇게 다 피기는 처음이다. ​ ​ 회장님한테 얻은 하와이 감자라나? 이렇게 이쁜 꽃이 피었다. ​ 좁은 화분에서 기특도 하다. ​ ​20년 쯤 전에 화원을 하던 한샘 집 방문 기념으로 데려온 손바닥만한 '유월설'에 처음 꽃이 왔다. 유월에 눈이라니... 이름에 반했다. 순성이 화원에서 분갈이를 하고 일 년 정도 맡겨뒀다가 데려왔다. 유월에 눈 같은 꽃 꽃이 이쁘고 이뻐도 태경, 시경이가 젤 이쁜 꽃이다. 태경이는 폭풍 반항 시기가 지나간듯 요즘은 지 엄마한테도 유순해졌다. 대화가 가능해진 정도가 아니라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눈만 마주치면 와서 안기는, 아니 안아주는 녀석들때문에 내 맘도 환해졌다. ​

빼박 당뇨

2년마다 하는 정기검진에서 재검 통보가 왔다. 당뇨 의심이라며 공복에 오라고. 채혈을 하고 의사 앞에 앉으니 젊고 이쁜 여자 의사의 첫마디가 "빼박 당뇨" 라고 한다. 당화혈색소는 5가 정상이고 6이 의심, 경계며, 7이면 당뇨란다. 그런데 난 7.6이란다. 가족력이 떠올랐다. 10년 위인 세째 오빠가 당뇨다. 아직 잘 살고 있다. 난 늦게 알았으니 다행이다. 더 늦게 알아도 좋은 건데... 맛난 것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는 각성, 운동도 슬렁슬렁이 아닌, 빡세게 해야한다는 경고다. 난 이제 당뇨와 함께 가는 거다. 너무 친하지 않도록. 약간 경계하면서 ​ ​ 점심에 자임네랑 한옥에서 갈비와 냉면을 먹고, 바로 옆에 찻집에서 담소. 남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많이 웃었다. 아직도 '집사람' 말만 잘 듣..

대견한 일, 소소한 일

오늘은 일하는 날이다. 열무김치와 깎두기를 담았다. 토욜 승진네가 온다니 들려보내고 싶어서... 엄마노릇 이 정도는 해야하는데, 너무 날라리로 지낸다. ​ 어젯밤, 요한성당 독서모임에서 젊은이 넷과 같은 조가 되어 토론한 효과인지도 모르겠다. ,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데 젊은 그녀들은 이 성스러운 부부가 아이키우며 쓰는 말과 행동에 눈길이 많이 갔다. 나는 병고와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았는데... 인간은 모두 자기 중심, 자기 기준에서 보고 생각한다. 어쨌건 어여쁘다. 그 밤시간에 50명이 넘게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얼마나 이쁜 일인가. 신부님이 예상한 인원은 10명 정도라고 했다. 난 순전히 친구가 새 신부님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갔지만. 한 달에 한 권 읽고 이야기 하는 건, 읽..

귀한 시간

수필반 5인의 만남, 코로나 폭격으로 정상 생활이 어려운 최 샘을 위한 자리다. 산소호흡기를 지니고 생활하고 있다. 나는 개포동으로 픽업을 가서도 얼른 그 호흡기를 들어드리는 것을 몰랐다. 누군가 옆에서 기계를 들어줘야 한단다. 오랜만에 뵌 얼굴은 예전보다 좋다. 숨쉬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든단다. 그래서 예전보다 많이 먹어야 한다. 예전보다 잘 드셔서 좋았다. 스스로 숨을 쉬는, 이 당연한 일이 얼마나 고마운지... 생각치도 못했던 각성을 잠시 하고. ​ ​ 셀러드 두 가지에 양장피, 누룽지탕을 했는데... 고급 식당 맛보다 낫다. 화이트 와인과, 커피, 케잌, 과일... 많이도 먹었다. 쥔장의 솜씨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 ​ ​ ​ ​ ​ 시저셀러드 레시피를 물으니... 에고~~ ㅋㅋ 1인의 정성과 ..

꽃다발은 언제나

뜰안채2에서 4인이 만났다. 지난 모임에 대한 내 답례다. 수 년 만에 만난 혜영님은 페북에서 소식을 듣고 있어서 한결 가깝게 느껴진다. 다정한 산옥님은 집에서 담은 매실원액을 준다. 지난 번에 콩자반을 받았다. ㅋ 정림씨는 픽업을 해주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알맹이 있는 이야기들, 쓰는 일의 고통과 기대에 대해, 장편을 쓰고 퇴고 중이라는 혜영씨는 치열하다. 천 단위 상금을 이미 받았고, 이제 7천 단위 상금에 도전한다. 좋은 수확이 있기를 빈다. '쓴다, 고로 존재한다' 나도 조금은 더 뜨거워지기를. ​ ​ 혜영씨가 내게 꽃다발을 안겼다. 이런... 황송함 꽃다발은 살짝 설레게 한다. ​ ​ ​ ​ ​ ​ ​

축하, 현대수필문학상

지난주 금요일, 에세이문학의 시상식이 있었다. 금욜 수업과 식사를 부랴부랴 마치고 나왔다. 우리집에서 월하오작 4명이 만나 내 차로 이태원으로 출동, 밀리는 시간이라 뒷길로 마구마구 돌려서 시상식장에는 널널히 도착했다. ​ 몇 년만에 간 행사장에서는 아는 얼굴들을 많이 만났다. 오~ 랜만에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 ​ ​ 우리의 주인공 권현옥 샘의 남편과 앉은 동지들이 월하오작이다. ​ ​ ​ 북인의 조현석 대표는 부지런도 하시다. 축하 화환도 보내고, 집에 당도하기도 전 페북에 이렇게 올려놓았다. 내가 상을 받은 듯, 반갑고 고맙다. ​ ​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42d5HzPvYAvtgxwm4hQepTYp2ETpdUip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