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서행구간, 만남

칠부능선 2023. 6. 13. 22:13

한 달쯤 전에 서행구간에서 시 강의를 해달라고 했다.

기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황대표는 참 대단하다. 책 구입까지.

아침 8시 40분 출발했는데 널널하다. 15분 전에 도착해서

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느긋하게 들어가니 거의 다 와서 자리를 잡고 있다.

서행구간의 첫 특강은 비대면 줌강의였고, 두 번째도 마스크 시대였고, 이번에 비로소 얼굴을 마주했다.

어쩜 이리 이쁜가. 젊은 기운이 가득하다. 직장을 반차 내고 왔다는 사람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다루지 않는 시인을 소개했다. 박경리, 김구용, 최승자, 오봉옥 시인.

황 대표는 박노해 시집을 공부하고 토론했다고 한다. 내가 아는 박노해 이야기도 하고.

시간반 내가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이들이 내 책을 읽고 공감한 부분을 한 장씩을 읽고 소감을 이야기 한다. 세 명은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세상에나... 이건 강의가 아니라 내가 감동받은 시간이다.

소그룹의 장점은 즉시 소통이다. 눈 맞추며 바로 반응하는 이런 시간이 참 귀하다.

내 글이 어렵다는 사람에게 그건 내가 잘 못 써서 그런 것이라 말했다. 맞다. 누가 읽건 바로 이해되고 재미있어야 한다.

한동안 원고청탁을 충전중이라며 거절하고 있었는데... 다시 힘을 얻는다.

좀 더 잘, 쉽게, 재미있게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노정숙 앓이가 시작한 듯하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뿌듯한 하루가 갔다.

 

한창 맛있는 퇴촌 토마토 선물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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