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하는 정기검진에서 재검 통보가 왔다. 당뇨 의심이라며 공복에 오라고.
채혈을 하고 의사 앞에 앉으니 젊고 이쁜 여자 의사의 첫마디가
"빼박 당뇨" 라고 한다.
당화혈색소는 5가 정상이고 6이 의심, 경계며, 7이면 당뇨란다. 그런데 난 7.6이란다.
가족력이 떠올랐다. 10년 위인 세째 오빠가 당뇨다. 아직 잘 살고 있다.
난 늦게 알았으니 다행이다. 더 늦게 알아도 좋은 건데...
맛난 것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는 각성, 운동도 슬렁슬렁이 아닌, 빡세게 해야한다는 경고다.
난 이제 당뇨와 함께 가는 거다. 너무 친하지 않도록. 약간 경계하면서
점심에 자임네랑 한옥에서 갈비와 냉면을 먹고, 바로 옆에 찻집에서 담소.
남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많이 웃었다. 아직도 '집사람' 말만 잘 듣고 지내는 친구들을 한심하게 보는 간 큰 남자다. 그런 허세라도 부려야 살 맛이 나는 듯. 어쨌거나 힘을 얻는 건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