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55

엔리오 더 마에스트로

친구 둘과 번개로 오리cgv에서 다큐 영화를 봤다. 일찍 만나 점심을 먹고 차도 얼른 마시고~~ 12시 15분 부터 3시까지 꼼짝없이 푹 빠졌다. 엔리오 모리꼬네(1928~2020)에게.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와 영화음악에 대한 열정, 천재의 일생을 그렸다. ​ 같은 서부영화의 음악이 어찌 만들어졌는지, 그의 실험정신을 보았다. , ,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 모리꼬네는 의사가 되고싶었지만, 트럼펫연주자인 아버지의 권유로 음악을 하게되었다. 어려서 한때, 아버지를 대신해 밥벌이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 모리꼬네 음악은 늘 독창적이다. 클래식 작곡을 공부했고, 현대음악의 거장이라는 죤 케이지 연주를 본 이후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시도했다. 파격적인 실험 음악이 영화와 잘 어우러졌다. 모리꼬네는 ..

고립주의자 / 이루마

수필반 이정희 선생님의 초대를 받았다. 엄마를 이어 두 딸이 현대무용가다. 작은 딸 이루마의 안무 데뷔 무대다. 아르코 대학로예술극장 8시 공연이다. 수욜, 수필강의를 마치고 롯데 지하에서 점심을 먹고 차 두 대로 창경궁을 찍고, 바탕골소극장에서 4시 40분 '연극라면'을 보고, 샤브샤브로 저녁을 먹고, 7시 40분 공연장에 갔다. 꽉찬 스케줄대로 하루 네 탕을 뛰고 11시 경 귀가. 13시간을 잘 놀았다. ​ ​ ​ 창경궁은 우리 역사의 파란을 다 품고 있다. ​ ​ ​ ​ ​ ​ ​ ​ ​ ​ ​ ​ ​ ​ ​ ​ ​ ​ ​ ​ ​ 창경원이던 시절에 있던 식물원만 그대로 있다. ​ ​ 막간에 카페에서 잠시 열기를 식히고~ 시간 맞춰 바탕골 소극장으로 ​ ​ ​ ​ ​ 이른 저녁 ​ ​ 경쾌한 음악소리..

놀기 좋은 날

윤희가 왔다. 생선과 참송이 굽고, 가지, 호박 나물 볶고, 갈치젓에 쌈채소, 거의 김농부산이다. 덩달아 나도 맛있게 먹고 탄천에 나갔다. 조금 걷다가 윤희가 네잎클로버를 세 개 찾았다. 나는 지금까지 네잎클로버를 한 개도 찾지 못했다. ​ "원장님이 제일 좋아요" "왜?" "이름에 원자가 들어가서요." ​ 윤희는 이런 애기들과 노니 참 좋겠다. 나보다 10년 어린데도 정서가 잘 통한다. 맏이라서인지 속이 깊다. 일상을 들으니 아기들은 너무 이쁜데 젊은 엄마와 어린 선생들이 무.섭.다. 할 일 다 밀어두고 6시간 잘 놀았다. ​ ​ ​ ​ ​ ​ 이번 비의 잔해들은 작년보다는 얌전하다. ​ ​ ​ ​ ​ ​ 앙증맞은 가방이 이쁘다고 하니... 놓고 갔다. 이그~~ 칭찬하는 말도 함부로 하면 안되겠다. ​..

제29회 청색시대 출판기념회

상반기 행사가 잘 지나갔다. ​ 이번에 부산, 대구, 경산, 포항, 울산 등지에서 많이 오셨다. 3년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고맙다. ​ ​ ​ ​ 순국선열과 작고문인들께 묵념 " 발에 차이는 게 글감이다. 사물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글쓰기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글을 못 쓴다. ... 나가 죽으라. " 폭소 끝에 죽비가 있다. ​ ​ 행사가 끝나고 임헌영 선생님을 엘리베이터에서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회장이 택시를 태워드리지 그랬냐고 한다. 에고~ 고맙다고 전화드리며, 회장 말을 전하니까 "내가 돈이 없어요, 차가 없어요. 좀 걷은 게 좋아서 지하철 타는 거에요." 역시 멋지시다. ​ ​ 임헌영 선생님과 임원진 멀리서 오신 서강홍, 정인호, 배소희, 우명식, 이장춘 선생님과 ​ ​ ​ ..

'오천원'의 주인공

비오는 날 내 글 '오천원과 오만원'에 오천원의 주인공인 조 선배님을 만났다. 11시 10분 전에 3인이 만나 출발, 11시 30분에 선배님 픽업해서 예약한 식당에 가는데 7분 거리를 30분 헤매고 찾아갔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빗발이 거세어 앞이 안 보이기도 했지만 네비조차 잘 못 인식했으니... 내 순발력, 판단력.. 이런 것들이 다 죽어버렸나보다. 이제 운전할 때 긴장이 필요한가. ​ ​ 84세 동갑인 두 선배님, 예전보다 기운이 나아지신 듯해서 반가웠다. '가오리와 방패연'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한식당이다. 조 선배님은 오늘도 변함없이 서빙하는 사람에게 신권 오천원을 건냈다. 우리를 위해 선물봉지 세 개를 준비하셨고. ​ ​ ​ ​ ​ 분당에 와 힐튼호텔에서 차를 마셨다. 새로 생긴 곳이라 한가로..

비오는 날

가을호에 원고 세 편을 써야한다. 한동안 청탁을 거절했는데... 미뤄둔 것들이 코 앞에 닥쳤다. 책을 읽다 뒤척거리다... 끙끙대다가 수수백년만에 낮잠을 잤다. 비오는 날 낮잠이 잘 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기압이 낮고 어두운 탓이겠지. ​ 비몽사몽 비옷을 입고 탄천을 나왔다. 출입을 막고 있다. ​ 아쉬운대로 윗쪽 길을 걸었다. ​ 놀이터에 가서 맨발로 철벅거리니 기분이 좋다. ​ 빗속에서 재생0 좋아요0 빗속에서 ​ 김농부가 농사지은 호박, 깻잎, 풋고추로 부침개를 하고. 냉장고에 막걸리도 있는데 당기지 않는다. 감자도 찌고, 신맛이 상큼한 자두 - 오늘 이른 저녁. ​ ​

번개 / 월하오작

토욜 행사 후에 분당수필 팀은 야탑 '해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주 맛났다는... 후문을 들었다. 월욜에 당장 번개를 쳤다. 월하오작, 이제 달빛 아래 술 마시는 건 연례행사가 되었고, 해 아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 ​ ​ 식당 입구에 그림들이 멋지다. 이 그림으로 명함을 만들었다. ​ ​ 11시 30분에 모두 모였다. 일찍 오니 한가롭다. 일찍 온 소현씨와 경화씨~ 또 반갑다. ​ ​ ​ ​ ​ 조촐한 밥상, 코다리찜은 사진에 없지만 부드러웠다. 가격도 착하다. ​ ​ ​ 점심을 먹고 율동공원 '페리89'로 이동, 이곳은 유일하게 널널하고 한가로운 카페다. 이래서 영업이 될까 했더니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 ​ ​ 재남씨에게 공주 양말 선물도 받고 ​ 살아낸 날보다 갈 날이 ..

성남문학축전 제10회

10년이라니, 첫 해 생각이 난다. 겨울 한 복판에 어리버리한 내가 사회를 보면서 후다닥 지나갔다. 10년, 20년, 이런 큰 매듭 앞에서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제 뒤에서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격려하고 칭찬하고 박수보내는 일만 하면 되니 얼마나 가벼운가. 축제니 열린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면 되니 고. 맙. 다. ​ ​ 11시경 도착해보니 벌써 준비를 하고 있다. 정전 70 주년을 기념하는 70자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 ​ 1시부터 식전행사. 관객이 집중하지 않는 곳에서 노래하는 게 미안스럽다. 확 당기는 노래가 나오니 더욱 ~ 미안하다. 이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가능한 것이다. ​ ​ 풍경소리 통기타 연주와 노래 ​ 풍경소리 재생1 좋아요0 00:0000:19 풍경소리 ​ ​..

불금,

대녀 부부와 오래 전에 잡은 약속이다. 나도 한 잔하라고 우리집으로 픽업을 왔다. 정자동 고기집이다. 이곳이 대녀 남편의 '나와바리'란다. '신서방', 대녀 남편이 이렇게 불러달라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형과 누나라고 부르겠다고... 단번에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 살갑게 다가온다. 신서방은 남편보다 10년 젊다. ​ 소맥 두 잔을 돌린 후 소주를 네 병 마셨다. 고기를 구워주는 젊은이가 아주 친절하다. 앳된 얼굴인데 44살에 아이가 둘인 사장이라고 한다. 등 두드려주고 싶은 청춘이다. 아이가 둘이니 애국자고, 열심히 일하니 장하다고 한참 칭찬을 해주었다. 남편이 말이 많은 걸 보니 좀 취했고, 난 여전히 비경제적이다. ​ 맛있는 거 한 가지만 먹자는 대녀와 골고루 다 먹어보자는 신서방. 신선방 승으로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