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두 번이나 인사동 '현조' 행이다.
월욜, 현대수필 편집회의. 이 날은 한옥카페에서 빙수를 먹고 2차 수다도 있었다.
어제 서시 모임에서 강정숙 시인 출간을 축하했다. 참 오래된 인연들이다.
축하 후 합평이 있어 2차을 하지 않고도 시간이 훌쩍 지났다.
횡성에서 혜민씨가 우리집에 차를 세우고 함께 버스를 타고 가서 올때는 백현동에서 탄천과 굿모닝파크로 걸어왔다. 산골 애들을 많이 가져왔다. 산딸기, 복분자, 오디. 버섯...
바지만 입는 혜민씨한테 널널한 원피스 두 개를 줬다. ㅋㅋ 갈아입고 갔다.
누구든 가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강시인의 시는 자유시로 읽어도 좋고, 시조로 읽어도 좋다.
오래 숙성한 진국들이다.
천생 시인인 그의 열정으로 '시인회의'가 이렇게 굴러간다.
감사하며, 박수보낸다.
애련 동백
강정숙
아직은 조금 오래
그리워해도 좋을
그때 그 동백꽃들 서둘러 지고 있다
슬픔을 꺼내놓기에
더없이 좋은 날
덧없는 애련일랑 파랑波浪에나 얹어주고
날리는 꽃잎꽃잎 온몸으로 받는 바다
그 바다
흰 이랑에도
붉은 물이 드는 시간
무엇을 긋고 갔나
곡진한 너의 안부
잎들은 잎들끼리 서로를 적시는데
봄보다
먼저 온 이별에
숨이 붉다
저 바다
마침 진영씨 생일이라고.. 손샘이 준비해 왔다. 축하, 축하
능소화 피는 이유
강정숙
오뉴월
한 갈피 넘겨
능소화 피는 것은
허방을 딛고 서서
발톱을 키운 뒤에
마음이
뒷걸음칠 때마다
잡아줬기 때문이지
멀고도 오랜 다정
강정숙
열암곡 마애불이 지진으로 쓰러졌다
쓰러질 때 그이는 짐작이나 했을까
육백 년 긴 시간 뒤에
우리 다시 만날 것을
등에 진 바위보다 침묵이 더 무거웠을
오가는 비와 바람 무서리도 반겼을
허공은 볼 수 없으니 맨땅만 응시했을
한철이 한 생이거나 천년이 한 생이거나
만나야 할 인연이면 또 만나게 되는 것
사랑은 그러하므로
멀고도 오랜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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