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자노정숙 오늘도 배낭 가득 선물을 넣고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 간식거리, 화장품, 장갑, 손뜨개수세미로 배낭이 빵빵하다. 버스기사에게 하나, 옆자리 여자에게도 하나, 선물을 건넨다.“할머니 이름이 뭐에요?”보라색 모자, 보라색 코트, 보라색 네일이 빛나는 89세 여자, 이름은 이성자 백년 통곡-관동대지진 백주년에 현장을 찾아 노정숙 아라카와 다리 위불바다와 살인귀, 진퇴양난이다무참한 도륙으로 강은 피바다가 되었지 봉선화 몇 송이 심어놓고막걸리 소주 고무신 늘어놓은 백 년 전 아비규환 터에 서니 이내 젖는다 닥치고, 고마운 호센카* *관동대학살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호센카(봉선화)재단 2025 여름호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