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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화살 / 임헌영

'인문학으로 세상 읽기' 4일 아침에 전체 톡에서 출간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 밤에 총알로 온 책을 번개로 읽었다.선생님의 전작을 통해 읽은 내용이 많지만, 이번엔 더 쉽고 재미있게 정리했다 시대별, 주제별로 동서양을 오간다. 고대 원시시대 신앙부터 신화시대, 건국 영웅들, 전쟁과 평화, 그리고 혁명, 전위주의 미학까지 다루면서역사와 문학을 일란성 쌍생아로 바라본다. ' 역사는 강자의 기록이고 문학은 패자의 기록이다'이라는 공식을 깬다.선생님 특유의 유머와 해학이 곳곳에서 기척하며 무거움을 내려놓는다. 시니컬한 어투가 그려진다.이 책을 읽으면 사기를 당하지 않을 정도의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기에 두 권을 사서 주변에 읽기를 권하라고 한다. 진짜 아름다움과 가짜 아름다움만 구별할 수 있어도 우리 사회..

놀자, 책이랑 2026.02.08

할매 / 황석영

쓱 선물을 받았다. 황석영의 소설을 읽은 게 까마득하다. '새 한마리가 날아왔다'로 시작해서 ....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 로 끝난다. 600년을 한 자리에 서 있는 팽나무를 '할매'로 칭하며 역사를 더듬는다. 말없는 팽나무, 주인공도 관객도 없는 무대에 홀로 서 있는 팽나무, 600년 근대사가 휙휙 지나간다. 철새들의 습성과 긴 여행이 길게 묘사되어 시작은 지리하지만 중간쯤에서 인간이 등장하고도 극적인 건 없다. 간단한 설명과 묘사로 넘어가는 삶이 이어진다. 내가 살아온 시간 이외에는 절절하지 않다. 짐작할 수 있는 서사가 펼쳐진다. 여기서는 역사의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다. 사람은 그때 그때를 건너가는 다리다. 관계의 순환으로 이어지는 긴 이야기의 중심에 침묵하고 서 있는 팽나무 할매가 있..

놀자, 책이랑 2026.02.05

부사와 인사 / 김애란

부사와 인사 김 애 란 나는 부사를 쓴다. 한 문장 안에 하나만 쓸 때도 있고, 두 개 이상 넣을 때도 있다. 물론 전혀 쓰지 않기도 한다. 나는 부사를 쓰고, 부사를 쓰면서, ‘부사를 쓰지 말아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한다. 나는 부사를 지운다. 부사는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버려지는 단어다. 부사가 있으면 문장의 격이 떨어지는 것 같고 말의 진실함과 긴장이 약해지는 것 같다. 실제로 훌륭한 문장가들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부사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나는 부사가 늘 걸린다. 부사가 낭비된 걸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문장을 고쳐 읽게 된다. 한 번은 문장 그대로, 또 한 번은 부사를 없애고. 그러곤 언제나 나중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문장에 부사가 있었다는 걸 부사가 없는 자리를 보며 기..

산문 - 필사 +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