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 불곡산 6월 둘레길 모임이다. 조촐하게 6명 모임10시에 정자역에서 만나서 정자동 뒷산에서 걷기 시작했다.진진초록으로 가기전 아직 연두초록으로 나무들이 싱그럽다.박목월 시인이 조지훈에게 헌사한 시 '나그네'정상을 찍고, 태재고개쪽으로 내려와 '와궁'에서 점심을 먹고 2시 30분에 해산. 버스 두 번 갈아타고 집에 오니 시간이 널널하다. 알차게 걸었다. 낯선 길에서 2025.06.14
손병휘 콘서트 / 9집 수요일, 두 탕을 뛰었다.6시에 인사동에서 동지를 만나 저녁을 먹고 노무현 시민센터를 갔다.처음인데 좋은 위치에 멋진 건물이다.기웃거려 보니 1층에서 강의가 있다. 3회 한다는데 사람들이 많다. 3층에서 차를 주문하고 있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미루님이 혼자 와 있다. 우연히 만나니, 더 반가웠다. 공연 공지가 뜨자마자 예약을 했다고 한다. 6개월 동안 광장에 나가 열심을 다한 손병휘 가수에게 고맙다고. 미루님은 일부러 파란색 옷을 입고 왔다고 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 미루님은 사진을 열심히 찍고 바로 페북에 올린다. 이 묶음 사진은 미루님 작품이다. 공연이 좋았다. 푹 빠져서 즐겼다.. 놀자, 사람이랑 2025.06.12
색채론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의 은 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다. 불현듯 떠난 『이탈리아 기행』에서 그의 행적을 따라다니며 그의 철저한 성향을 짐작했는데, 무슨 호기심으로 이 책을 잡았는지...그럼에도 꾸역꾸역 읽어내리는 내 인내심에 스스로 쓰담쓰담~괴테는 자신의 불멸의 업적으로 을 꼽았다. 자기가 쓴 문학작품들은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는 것이었지만, 색채론만큼은 독창적이며 누구도 쓸 수 없으며, 자신은 위대한 자연 현상에서 올바른 것만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다.이런 자신감을 보이며 뉴턴의 이론에 대해 쳐부수어야 할 '바스티유의 요새'라며 적대감까지 드러냈다.당시에는 일부 화가와 생리학자들의 주목만 받았을 뿐, 물리학의 주류로부터는 완전히 배제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산업사회의 모순이 심화되면서 괴테의 색채론.. 놀자, 책이랑 2025.06.07
연천 / 대광리 천국 상반기 피정 대신 연천 오신부님을 만나러 갔다. 10년만에 얻은 1년 휴식년을 부모님을 돌보고 대광리 공소와 동네에 봉사하는 것으로 보내고 곧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기념 식수한 향나무 공소 맞은 편에 있는 부모님 집 옆 공터를 소공원으로 가꾸었다. '담벼樂 찻집'을 만들어 각종 차와 사탕, 젤리를 큰 채에 담아두었다. 땅주인은 건너편 교회 목사님이다. 목사님 부부가 적극 지원하고 함께 아름다운 대광리를 만들고 있다. 목공작을 하는 분께 첫작품으로 주문한 두 십자가에 매달린 종. 목사님 부부가 신부님을 부를때도 쓴단다. 곳곳에 살뜰한 손길을 바라보며 웃음이 절로 난다. 저 앙증스러운 빗자루.공원 의자에 앉으면 딱 보이는 성당 옆집 담에 조각품을 만들었다. 작가의 .. 놀자, 사람이랑 2025.06.03
이, 성자 외 1편 / 노정숙 이, 성자노정숙 오늘도 배낭 가득 선물을 넣고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 간식거리, 화장품, 장갑, 손뜨개수세미로 배낭이 빵빵하다. 버스기사에게 하나, 옆자리 여자에게도 하나, 선물을 건넨다.“할머니 이름이 뭐에요?”보라색 모자, 보라색 코트, 보라색 네일이 빛나는 89세 여자, 이름은 이성자 백년 통곡-관동대지진 백주년에 현장을 찾아 노정숙 아라카와 다리 위불바다와 살인귀, 진퇴양난이다무참한 도륙으로 강은 피바다가 되었지 봉선화 몇 송이 심어놓고막걸리 소주 고무신 늘어놓은 백 년 전 아비규환 터에 서니 이내 젖는다 닥치고, 고마운 호센카* *관동대학살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호센카(봉선화)재단 2025 여름호 (84) 수필. 시 - 발표작 2025.05.29
천사의 눈물 / 노정숙 천사의 눈물노정숙 지난 겨울 초 홍천에 사는 친구 집을 방문했다. 단정한 마당 향나무 아래 연두빛 풀이 소복하다. 이름이 ‘천사의 눈물’이란다. 그냥 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름을 알고 나니 특별한 마음이 솟는다. 자세히 보니 눈물 같은 망울이 오종종 달려있다. 이름에 반해서 여리디여린 풀을 작은 포트에 담아왔다. 빈 화분에 옮겨심고, 제 있던 자리를 생각해서 베란다에 두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겨울이다. 햇볕이 없는 밤에는 거실문을 열어놓고 온기를 나눴다. 오래전, 어머니는 한여름에 에어컨을 켜면 베란다에 있는 화분을 거실로 들여놓으셨다. 꽃들도 얼마나 더울까 걱정하셨다. 자식에 대해서도 기대가 커서 걱정을 달고 사셨다. 바람이 과한 어머니께 흡족한 건 없었다. 돌아보니 어머니의 걱정이 기도이며.. 수필. 시 - 발표작 2025.05.26
숯내를 흐르는 숨결전 제18회 26인 26색의 다양한 작품들이다. 올해는 젊은 작가가 많이 보인다. 오픈행사다. 김태헌 작가오래 전에 인터뷰 했던, 이흥덕 작가이현주 작가 모든 예술가의 고뇌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데 있다. 그림 동네 2025.05.25
그곳에 내가 있었네 / 조성진 긴 여행을 할 때는 공항 서점에서 책을 한두 권 산다. 뱅기 안에서 다 읽고 돌아오기 전에 지인에게 선물을 한다. 이것이 내 여행 습관 중 하나인데, 이번 보은 문학기행에서는 버스에서 책을 받았다. 손 안에 폭 들어오는 단정한 책이다. 당장 포장을 풀고 읽기 시작했다. 여행하며 여행기를 읽는 재미는 또 다르다. 치밀한 계획없이 무작정 아내와 세계일주를 떠난 패기가 부러웠다. 그 사연은 밤에 모두 둘러앉아 들은 긴 자기소개로 이해가 갔다. 그동안 겪은 정신과 육체의 과부하에서 탈출구가 필요했던 거다. 잘 살아내기 위해서 재충전이 갈급했다. 스마트 기기를 자유롭게 다룰줄 아는데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있다. 체크 카드를 자판기에 두고 오고, 여행자증명서 때문에 손해를 보고, 파리에서 집시들에게 휘둘리며 곤혹을 .. 놀자, 책이랑 2025.05.20
충북 보은 문학기행 1박 은 20여년 전 SDU문창과를 다닐때 만든 수필동아리다. 오봉옥 교수의 권유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대전답이 되었다. 이곳 출신 수필가들이 글도 잘쓰고 활약이 많다. 지난 시상식 자리에서 문학기행 초대를 받아서 흔쾌히 수락했다. 오랜만에 이렇게 스마트한 일정표를 받으니 떠나기도 전에 웃음이 실실 나왔다. 6시 30분 사당역 출발이 부담되었는데 카카오택시가 날아서 데려다줬다. 1빠 도착. 완전 노인모드다. 낯선 얼굴도 많고, 아는 얼굴도 있고... 임헌영 선생님과 28명이 버스에서 인사를 나누고, 10시에 오장환 문학관에 도착했다. 오장환 문학관 해설사의 말이 마땅치 않았던 임 교수님은 버스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셨다.그 시절 오장환의 모습을 서정주 시인에게 들은 이야기며, 인사동 고서.. 낯선 길에서 2025.05.20
신곡神曲 / 단테 알리기에리 책장에서 찾아낸 은 정가 9,000원짜리 오래된 벽돌책이다. 읽은 흔적은 있는데 남아 있는 기억은 별로 없다. 20대 임윤찬이 외우다시피 한다는데... 급하게 읽던 버릇을 누르고 찬찬히 오래 읽었다. 이탈리아어를 몰라서 그 묘미를 못느끼지만, 신곡은 압운을 맞춘 11음절이 14,233절로 이어졌다.우리나라 판소리처럼 리듬을 타면 쉬이 외워지는가 보다. 을 읽기 전에 단테의 생애와 배경을 살펴봤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꽃의 도시라는 피렌체에서 1265년, 5월에 태어났다. 피렌체 시를 개척한 로마 인의 후손이다. 귀족혈통을 이어 받았지만 정의감으로 정쟁에 휘말린다. 피렌체의 자주를 위해 기병장교로 활약하고 초기 공직 생활이 성공하며 시의회 특별위원이 된다. 행동파인 그는 반대당의 음모를 막기 위해 로마로.. 놀자, 책이랑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