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599

언제나 청년 / 피카소

* 내게 영감을 주는 사람 누구인가. 쓰지 않고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고싶은 말이 많게 만드는 이 사회는 이 사회가 나를 취하게 한다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횡설수설해야만 한다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 용서하시라.그대, 애써 외면하는 이 시간을, 함께 견기며 위로하자. 부언 필요없는......... 영원한 청년 피카소! ----------------------------------------- 피카소는 여인들과 평균 10년 주기로 동거를 했지만, 정식 결혼은 일생에 두 번만 했다. 여러 여인들 중 7명은 피카소의 작품에 영감을 준 중요한 인물들이다. 피카소의 첫 여인은 페르낭드 올리비에. (1881 - 1966) 피카소가 처음 사랑한 여자는 유부녀였다. 19..

놀자, 책이랑 2006.10.25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 노희경

* 드라마 작가다운...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놀자, 책이랑 2006.10.18

방랑규칙 / 바쇼

같은 여인숙에서 두 번 잠을 자지 말고, 아직 덥혀지지 않은 이불을 청하라. 몸에 칼을 지니고 다니지 말라.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 같은 하늘 아래 있는 어떤 것, 같은 땅 위를 걷는 어떤 것도 해치지 말라. 옷과 일용품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말라. 물고기든 새 종류든 동물이든 육식을 하지 말라. 특별한 음식이나 맛에 길들여지는 것은 저급한 행동이다. '먹는 것이 단순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라. 남이 청하지 않는데 스스로 시를 지어 보이지 말라. 그러나 요청을 받았을 때는 결코 거절하지 말라. 위험하거나 불편한 지역에 가더라도 여행하기를 두려워 하지 말라. 꼭 필요하다면 도중에 돌아서라. 말이나 가마를 타지 말라. 자신의 지팡이를 또 하나의 다리로 삼으라. 술을 마..

놀자, 책이랑 2006.09.28

우울색

Marilyn Timms Bob Martin - Salisbury Beach Bob Martin - The River Turns The Wheel 자동차 안에서 - 볼프 본드라첵 우리는 조용히 있었고, 낡은 자동차 안에 쪼그린 채, 라디오 채널을 돌리면서 남쪽으로 향하는 거리를 찾았다. 몇몇은 고독으로 인해 우리에게 엽서를 보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하려고. 몇몇은 산 위에 앉았다, 밤에도 태양을 보기 위하여. 몇몇은 어떤 삶이 결코 사적인 내용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게 확실한 곳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었다. 몇몇은 모든 혁명보다 더 급진적인 어떤 깨어남에 관해 꿈꾸었다. 몇몇은 죽은 영화배우처럼 거기 앉아서 올바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 몇몇은 그들이 추구하는 진실을 ..

놀자, 책이랑 2006.09.26

'나는 자뻑한다'

자기 스스로 뻑 가야 한다. 스스로에게 매혹당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술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취향을 나누어 즐기는 행위이다. 맨 먼저 자뻑하는 개인이 있어야 예술이라는 물줄기가 형성된다. 자뻑은 예술이라는 커다란 강의 시원始原이다. 예술의 기원은 자뻑이다. - 김점선의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중에서 그림/ 김점선 화백 * 나는 자뻑할 수 있는가. 예술도 예술 나름이다. 화가들은 또라이가 많다. 모두 제 잘난 맛에 취해사는 이들..... 그러나 글은 거개가 참회의 기록이다. 문학은 못난 자들, 실패한 자들의, 지지리 궁상맞은 변명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으찌 자뻑할 수 있겠는가. 쫌 심했나. 나으 자조가. 히히

놀자, 책이랑 2006.09.09

다시,부끄러움

'문학인은 은하수의 일부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자신의 광채로 빛나는 별과 같다.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하이에나나 이리와 같은 들짐승이 아니라 호랑이나 표범과 같이 고독하게 사냥에 나서는 맹수의 습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어느 편이냐고 묻지 마라. 보수니 진보니 좌익이니 우익이니 극단서 중심을 잡아야하는 자유주의자일 뿐이다.' - 심상대 (소설가) 문학인이 아니어도 문학인 보다 더 칼날 같은 감수성으로 미끈하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글의 특징은 꾸미지 않은 신선함과 거침없는 토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의 글을 발견할때마다 순간 기쁘고, 많이 부끄럽다. '문학인'이라는 누추한 옷을 걸치고 때도 없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은 분명,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어제 받은 ..

놀자, 책이랑 200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