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실수

칠부능선 2006. 9. 2. 21:30

 

 

*  얼마전, 딸에게 아들 흉을 봤다.

 

  " 네 오빠는 으째서 그렇게 욕심이 없니.

   뭐든 죽기살기로 하는게 없어. 너무 여유 부리는거 아니니."

 

  " 맞어 맞어."

 

   한참 맞장구를 치는가 싶더니

 

  " 그런데.... 엄마가 우릴 그렇게 키웠지. 욕심없게."

 

   에고....... 머리야.

 

 

  지금 생각하니 크나 큰 실수였다.

  아이들 어릴때, 한글을 겨우 깨우쳤을때

  거실 벽에 시를 적어 붙여 놓고 함께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짧고 쉬운 언어로 쓰여진 시들을 골랐다.

  이제와서 생각하니 확실한 실수였다.

  지금도 입안에 굴러다니는 시 중에

  이런 시가 있었다.

 

 

 

     가을이 오면

 

                                                -김용석
   나는 꽃이에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Claire Harkess




Carola - Himlen I Min Fa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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