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597

오어사

*오어사의 그윽함, 오어사에서 만난 정 많은 시인이 생각나서... 두 스님 개울가에서 물고기 한 마리씩 잡아먹고 내기를 했다지요. 한 스님 그냥 똥으로 나오는데 다른 한 스님 먹었던 물고기 살아 나와 헤엄쳐 가더라나요. 파안대소(破顔大笑), 저거 내 물고기야, 외쳐 거기 지은 절 이름 오어사(吾魚寺). 그 스님 천한 근본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행실이 비범해 면천(免賤)받았지만 살다간 승려생활 시정(市井)을 떠나지 않았답니다. 옛날 이야기 한 자리 펼치며 가는 곳 오천(烏川)에는 까마귀처럼 제철공장 검은 흙빛이 누워있는데 고향 떠나 대구에서 사업하다 몸만 망쳤다는 중년의 사내는 서늘한 바람에 지고 있었다 우리는 물고기를 잡아먹지만 더러 어떤 이는 물고기의 물고기를 먹고, 우리의 입과 배와 창자는 물고기를..

놀자, 책이랑 2007.06.07

무화과

무화과 - 이은봉 꽃 피우지 못해도 좋다 손가락만큼 파랗게 밀어 올리는 메추리알만큼 동글동글 밀어 올리는 혼신의 사랑…… 사람들 몇몇, 입 속에서 녹아 약이 될 수 있다면 꽃 피우지 못해도 좋다 열매부터 맺는 저 중년의 生! 바람 불어 흔들리지도 못하는. * 저 중년의 生을 공감하면서도 이 중년이라는 말이 왜 이리 선지.. 참 대책없는 중년이다. 히.......... Martina Rocket Scientists Rocket Scientists - Welcome To The Machine [Earthbound], 1993

놀자, 책이랑 2007.06.06

엘빈 토플러

"젊은 날의 매력은 결국 꿈을 위해 무엇을 저지르는 것"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배울 때 생산자와 소비자를 구분해서 배웠습니다 .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생산적 소비자(prosumer)'가 존재합니다 . 리눅스의 예를 들어 봅시다 . 컴퓨터 운영프로그램의 소비자였던 사람들이 스스로 불만을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협하는 리눅스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 즉 스스로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 소비자도 생산자의 역할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 이것은 제가 이미 '제3의 물결'에서 예견했던 개념입니다 . 그러나 아직도 경제학에서는 이 개념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 앨빈 토플러 박사는 아직 기업이나 경제학자들이 새로운 경제..

놀자, 책이랑 2007.06.02

'그에게 열광하다'

김서령이 윤택수를 두고 쓴 글이다. "...... 그는 늘 실한 산문을 쓰고 싶어했다. 주어와 서술어가 따뜻하게 마주 보고 있는 산문, 비유와 윤색과 전고가 자제되어 있는 산문, 무심한 돌처럼 놓였어도 우뚝하고 우묵하여 우르릉우르릉 울리는 산문, 산문이란 이래야 한다는 모델을, 그 도달점을 윤택수에게서 배운다. 나의 희망은 카프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루쉰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박경리가 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윤택수 만큼만 쓰고 싶다. 아니 어쩌면 윤택수가 카프카보다 더 진지하고 자기완성적인 글을 썼다고 나는 생각한다. " *김서령이 열광한 윤택수의 글이다. "4월 어느 날 나의 뒤에 그가 와서 앉았다. 4월 어느 날은 현기증이니 요절이니 형벌이니 하는 소년적이고 일상을 할퀴는 관념들에 마음이 쏠리는 시..

놀자, 책이랑 2007.05.20

천지는 날더러 글쓰라 하네

천지는 날더러 글쓰라 하네 - 이백 무릇 하늘과 땅은 만물의 주막집이요, 또 세월은 백대의 길손인지고, 인생은 둥둥 꿈속인걸, 환락의 날 헤자면 몇 날이뇨 선인들이 촛불 밝혀 눈 비비며 밤놀이 함도 그 때문이리라. 하물며 지금 봄은 자욱한 경계로 나를 부르고, 천지는 날더러 글쓰라 하네. 복사꽃 흐드러질 때 뜨락에 일가들 모아 쳔륜의 즐거움 아니 누리랴! 아우들의 재치는 혜련惠連을 닮았고, 우리들 읊고 노래함은 설마 강락康樂에 미치지 못할까 유흥이 가시기 전에 청담淸談에 귀를 기울이고 이윽고 잔치를 벌이다가 덥석 복사꽃잎에 주저앉고, 깃털 술잔을 날리다가 달빛에 취했노라! 이러고도 가작을 얻지 못하면 우리들 정취는 어이하리! 끝내 시를 이루지 못하거든 석숭石崇의 벌주대로 술 서 말을 먹이리라. * 원제는..

놀자, 책이랑 2007.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