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16

70, 생일 주간

6/3 미리 생일시누이네가 남한산성에서 점심, 팥빙수 사주고, 고모네 집에서 차 마시고 선물, 케잌을 사주었다.​​6/4 언니네 감, 내 생일 다음 날인 언니 생일을 미리 축하, 언니는 도토리묵을 쑤어줬다. ​​6/6 생일 전날, 올가정원에서 점심을 먹고 집에서 떡케잌과 요사스러운 행사  ​​​밥 먹고 들어오니 뒷차로 온다던 딸네가 이렇게 해 놓고 왔네. 저 똑 같은 상자를 보고 서로 웃는다. ​먹기 아까운 떡케잌, 축 칠순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니. 시들어가는 맘을 다시 다잡아야할까. ​​​딸의 절친 효영이 선물, 독서대, 이해인수녀의 생일책, 카드, 거금봉투... 너무 과했다​이런 천박스러운 짓 ㅎㅎ을 했는데, 아들 딸 똑같은 것을 골라온 게 웃겼다. 서로 놀란다.​  ​ 이런~~​    6/7생일날..

신념의 매력 / 신선숙

숙제를 잊고 푹 빠져서 읽었다. 작가는 평범하다고 말하지만 평범한 삶은 아니다. 전력투구하며 살아낸 시간이다. 그의 건강하고 활기찬 에너지, 주위에 대한 관찰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에서는 비실비실 실소가 지어진다. 그러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 그의 큰 슬픔에 목울대가 뻐근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그대로 스며들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너그러운 미소의 품이 넓은 인상이 만들어진 과정의 기록이다. 삶은 넘어서기다. 넘어선다는 것, 고통과 불행을 넘어서면서 상처와 한을 갖지 않고, 오히려 관용을 품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내가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이 '점'을 보는 일이다. 미래에 대해 알게 되면 이리 마음이 커지는 건가. 갈수록 모르는 게 많다. 오래전 내가 갔던 가야산 '마음수련'을 만난 것도 반..

놀자, 책이랑 2024.06.08

미오기傳 / 김미옥

김미옥의 두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은 단숨에 읽었다. 서사는 힘이 세다. 『미오기傳』은 맛깔난 수필이다. 그가 살아낸 시간의 기록이다. 통탄해야할 기억에 큰 스프링을 달았다. 명랑하게 통통 튄다. 수필가들이 배워야할 덕목이다. 김미옥, 그는 실력과 배려심를 갖춘 드물게 멋진 여자 사람이다. 그는 귀신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 달관자, 능력자다. 그의 삶이 경이롭다. ​​​프롤로그​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때마다 나는 과거를 불러 화해했다. 쓰고 맵고 아린 시간에 열을 가하자 순한 맛이 되었다. 나는 술래잡기하듯 아픈 기억을 찾아내 친구로 만들었다. 내 과거를 푹 고아 우려낸 글, '곰국'은 이렇게 나왔다. .....책 제목은 『미오기傳』이지만 시간순으로 쓴 글은 아니다.말하자면 통증지수가 높은 기억의 통각점..

놀자, 책이랑 2024.06.03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김미옥

활자중독자 김미옥이 感으로 읽고 覺으로 썼다는 이 책을 나는 각을 잡기 위해 아껴가며 읽었다. 마이너 세계의 보석을 찾아내는 기쁨에 동참하고 싶어진다. 짧은 소감문이지만 정수를 전해준다는 믿음이 간다. 매일 한 권 이상을 읽고 쓴다는 그를 누가 당해낼까. 나는 종일 글렌굴드가 연주하는 바흐를 들으며 책을 읽었다. 읽고 싶은 책이 많이 늘었다. ​ 위태로운 청춘을 무사히 건너게 해준 것이 독서였다면 나를 읽으켜 세운 것은 글쓰기였다. 오랜 세월 동안 내 글의 유일한 독자는 나였다. 글쓰기는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였다. 생각하면 나는 죽고 싶을 때마다 글을 썼다. ​ 부정과 거부로 점철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내가 얻은 것은 공황장애였다. 의사도 고치지 못한 증상을 낫게 한 것은 글쓰기였다...

놀자, 책이랑 2024.06.03

주황색 거짓말 / 권담희

스프링 '락'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은 스프링이 없는 마차와 같다. 길 위의 모든 조약돌마다 삐걱거린다." 헨리 워드 비티의 말을 인용하며 '작가의 말'을 시작한다. ​ 유머수필을 염두에 두고 써서 일까. 지긋이 가슴 아픈 이야기에서도 슬몃 미소를 짓게 한다. 작가에게 불우가 재산이라는 말을 또 해야하나. 가난하고 척박한 환경이 속깊은 아이로 자라게 했다고 해야하나. 나는 격세지감을 말하기도 부끄러워진다. 배울 것이 많다. 드물게 탄탄한 첫 작품집이다. 수필의 본령이라는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배움과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박수보낸다. ​​ * 남편은 면수 같은 사람인 듯하다. 딱 간장만 넣어야 맛이 나는 사람인데 거기에 나는 메밀 사리도 없이 새빨간 ..

놀자, 책이랑 2024.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