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 24

일하는 사람의 생각 / 박웅현×오영식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집이다. 광고와 디자인이라는 첨단을 걷는 일자리에서 선두를 달리는 두 사람의 고백과 열정을 엿본다. 이런 사람들도 이 책이 시간낭비일까, 도움이 될까 고민을 한다. 모든 필자는 독자 앞에서 '두근두근'인 건지. 어이없이 위로가 된다. 사실 난 박웅현의 이름만 보고 이 책을 샀다. 새길 말, 아니 새길 자세가 많다. 배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 박웅현 광고는 결국 '잘 말해진 진실'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과장이다, 거짓이다'라고 하는데 어떤 기업도 과장을 하거나 거짓을 말하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내가 어떻게 보이면 좋을까?'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에요. 그래서 진정성이라는 게 기반, 기초가 되지요. -박웅현 ..

놀자, 책이랑 2021.05.28

여행준비 - 코로나 검사

마을버스 삼척행 2차에 8명 모집인데 한 자리를 얻었다. 은수와 첫 여행지였던 수녀원건물이 멋진 미술관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공사 중에 머문 2박을 떠올리니 궁금증이 발동한다. 일행을 위한 배려로 비오는 어제, 탄천종합운동장에 가서 드라이브스루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으나 검사는 간단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음성 문자를 받았다. 참 별 걸 다 해본다. 아무 증상도 없기에 걱정하진 않았지만, 인간이 참 나약한 것이 그동안 맘이 착 가라앉았다. 혹시라도 양성이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건지... 혼란한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으니까. 이제 가방을 챙긴다. 날씨가 추울 것도 같고, 더울 것도 같고. 또 침낭을 가져오라는 걸 보니 잠자리가 쾌적하지는 않을 듯도 하고. 일회용 사용 않는다고 자신의..

무한의 세계

어제 번개모임으로 수지롯데시네마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다큐 영화, 를 봤다. 자임이 소집했는데, 친구 둘이랑 내가 관객의 전부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영화 끝나고 점심 먹고, 차 마시고, 휴일 하루가 훅 지나갔다.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없는 예술의 세계다. 쿠사마 야요이의 유년부터 92세,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퍼포먼스 기록과 방대한 작품이 남아 있다. 젊은 야요이가 시도한 작품을 대가들이 표절하면서 그는 스스로 골방에 자신을 가두며 타격을 받는다. 그 사연에 대한 궁금증은 있지만, 늦게라도 그의 노역과 창조성을 인정받아 '거장', '독보적'인... 수식을 단 세계적 작가가 된 건 다행이다. 야요이가 온 몸을 던져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와 반전, 사랑이다. 그의 맹렬한 정신..

그림 동네 2021.05.24

이웃사촌

코앞에 보이는 집에 사는 수필가 둘이 우리집에서 모였다. 길에서 만난 적이 없고, 성남 문학행사장에서 만났다. 나랑은 띠동갑과 그 중간. 서로 책을 주고 받았다. 수필집 한 권을 읽으면 그 사람이 보인다. 어쩔수 없는 세대차이가 전해지지만, 둘 다 참 야무지게 살아왔다. 모처럼 만든 카레와 셀러드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김태실 님의 첫 수필집이다. 독서지도사를 하고 있는 그는 나름의 자존감이 높다. 고생스러운 기억일 듯한 일 마저 웃음지어진다. 이지우님은 현대수필 등단이기도 하다. 현재 생태선생님도 하며, 생태수필 연재도 하고 있다. '포스트 24' 인터넷신문 발행인이기도 하다. 게다가 남편의 퇴직 후 놀거리까지 준비하고 있는 능력자다. 낯가림이 있어 보이는 태실님과 맹렬 여성 지우님, 길 텃으니 자..

놀자, 책이랑 2021.05.24

위로 - 태경 자장가

기분이 꿀꿀할 때 태경이가 불러준 이 자장가를 들으면 맘이 푸근해지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오래전 지리산에서 목을 다쳐서 끙끙대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때 태경이가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불러 준 자장가다. 이제 중학생이 되었는데, 지 아빠만큼 번쩍 커버렸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지 않는게 내 습성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늙어가는구나. 너!

봄밤 / 김수영

봄밤 김수영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울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시 - 필사 2021.05.22

동지들의 근황 - 홍천에서

홍천의 송작가 집을 찾았다. 우리집에서 픽업을 해주었다. 3인이 한 차로. 숯불닭갈비 식당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들어갔다. 몇 번 와 봤는데... 마당이 단정해지고, 송작가 말로 '세미나실'이 생겼다. 마당 옆에 콘테이너를 들이고 큰 책상을 놓았다. 미리 세미나를 하면 내가 '깽판'을 놓겠다고 해서인지 무차별 수다만 풀었다. 내 글을 한 편씩 읽고 이야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들은 내 마중물이자 죽비인걸. 오래된 수필 동지들은 눈빛만 봐도 뚜르르 일상이 그려진다. 부모님의 안부와 부부 사이, 자녀들 근황까지. 서로 격없이 털어놓음으로 가벼워지고 위로도 된다. 아무일 없는 오늘에 감사한다. 지난 목욜, 청천벽력의 비보를 듣고 멀리 한일병원으로 달려갔다. 만 60세 부군과 영이별을 한 문우를..

가만히 두는 아름다움 / 문동만

시인이 쓴 산문집에 왜 점수를 후하게 주는지, 쉬이 읽히지 않는다. 문장으로는 어려운 게 없는데 마음이 자꾸 턱에 걸린다. 다큐영화 를 보고 쓴 글, 두뇌가 영민하고 위장술, 사냥술이 뛰어나며 인문적인 영감을 주는 생물이다. 이 영화를 보고 친구는 문어를 먹지 않고, 며늘은 문어는물론이고 쭈꾸미도 못 먹겠다고 한다. 난 뭔가. 문어와의 교감에 찌릿한 건 잠시고 삶은 문어를 맛있게 먹었다. 이런~~ * 최근에 시집을 엮기 위해 시편들을 정리하며 나는 무슨 시를 구도하고 있는가, 자연스레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모자람 투성이지만 내 시에는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이 섞여있었다. 부조리에 대한 삐딱한 시선은 있으나 평화의 상태를 동경하고 있었다. 가만히 두는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었다. 추모와 애도, 산 자로서의 ..

놀자, 책이랑 2021.05.19

조형아트서울 2021

오랜만에 자임이랑 코엑스에 갔다. 만 보 걸었다. 철심으로 그린 그림이다. 굉장한 공력이 들어보인다. 이런 작품을 턱턱 사서 쓰며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바느질로 탄생한 예술, 그야말로 한땀 한땀~~ 맘이 가렵다. 데이지님 블로그에서 본 구여운 아자씨를 여기서 만났다. 박서보 저 화병도 맘에 들고, 저 꽃이 생화라니... 놀랍다. 사진을 오려붙이고 그림을 그리고 바르고, 칠하고... 화사하다. 젊은 작가도 어여쁘다. 내가 선물받아서 처음 하고 간 스카프를 보면 활짝 웃으며 말한다. "아, 저랑 취향이 같으시군요." 실은 그 화려한 문양의 스카프는 내 취향은 아니다.

그림 동네 2021.05.17

어제의 행적

https://m.blog.naver.com/vipapple/222351604201 퇴촌동네책방 서행구간에서 김동숙 소설가 북토크 퇴촌동네책방 서행구간 김동숙 소설가 북토크 퇴촌동네책방 서행구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596 ... blog.naver.com 내 2시간 반 행적이다. 설렁설렁 덜렁이 기록 보다 더 소상하니 그대로 모셔왔다. -------------------------------------------------------------- 김동숙 작가의 퇴촌 수업에 응원차 갔다. 아침 9시에 모여 한 차로 씽씽 달려서 10시 전에 도착, 동네책방의 보라색 문에 들어섰다. 얼결에 2시간 수업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생각지 못한 환대에 놀랍고 민망스러웠다. 한편에서는 내 책 사인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