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8 2

불안한 행복 / 김미원

오랜 전, 김미원 선생이랑 인도 여행을 함께 했다. 그때 그는 발행인으로 그곳에서도 앞 줄에 서서 봉사했다. 맑은 얼굴에 분명한 어조가 남달랐다. 결코 넘침이나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세 번째 수필집도 제목부터 그의 전작과 같은 맥락이다. , 에 이어 이라니, 그에게 있어 인생은 아이러니와 패러독스의 연속이라고 한다. 글 없이도 잘 살고 행복했으나, 몸으로 치열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소망에 박수를 보낸다. 그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내와 지혜로운 엄마, 넉넉한 할머니로 풍요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뿐아니라 장애인 복지관에서 9년째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 인생은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일찌기 알아채고 나의 안락은 누군가의 고통에 빚져있다는 것을 자주 상기한다. 신화와 책을 읽으며 느낀 소회와 ..

놀자, 책이랑 2021.05.08

원래 효자~~

지방에 가 있다는 아들한테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남편이 하는 말, "효자됐네" 아들 "원래 효자지" ㅋㅋ 그래, 그래~~ 웃어야지. 어버이가 모두 안 계신 우리는 어제 어른들을 찾아뵈었다. 세째 숙부님댁에 들려 두 분을 모시고 큰고모님이 막내아들네와 합한 집을 찾았다. 큰모모님은 98세, 아버님의 누님인데 아직 정정하시다. 점심을 사먹고 가려고 했는데, 벌써 회와 매운탕을 준비해 두었다고 한다. 식구들 모두 일터에 가고 낮에 홀로 계시는 건 마찬가지인데, 고모님 얼굴이 환하고 잠도 잘 온다고 하신다. 국어선생님이셨던 작은 아버님은 누님의 일생을 집필하고 싶다고 하신다. 고모님의 일생은 모파상의 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것이라고 한다. 이 땅의 모든 여자의 일생이 그렇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다. 베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