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 24

니 똥 굵다 / 권혁소

니 똥 굵다 권혁소 주둥이를 피해 산골로 왔는데 여기도 주둥이는 난무한다 강변 축제를 준비하는 구미동의 겨울 누구는 땔나무를 자르고 솥단지를 걸고 국밥을 퍼 나르고 눈물 질금거리며 화톳불을 피우는데 젖은 나무르 잘랐다고 무쇠솥이 아니라고 남들 눈도 있는데 돼지 뼈가 뭐냐고 연기가 너무 난다고 구두코에 내린 재를 바지춤에 닦는 주둥이, 여기도 있다 우리는 1번에 도장 찍는 기표기가 아닌데 누가 불렀나 저들 1번 군수, 1번 부의장, 1번 도의원, 1번 군의원 소개하는 주둥이와 소개받은 주둥이가 번갈아 마이크를 잡는다, 그래 니 똥 굵다 엄청 굵다 팽이치기, 제기차기, 썰매 이어달리기 국밥 말아 어르신들 대접하고 진차 마당 정리하는데 어디로 갔나, 똥 굵은 주둥이들 시집 에서

시 - 필사 2021.05.04

우리가 너무 가엾다 / 권혁소

맘이 촉촉해지는 시집이 아니라 뭔가 불끈불끈 감정이 돋아난다. 너무 안이하고 편하게 사는 내 삶이 미안스러워진다. 강원도 산골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나를 일으켜 세운다.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게 바침 권혁소 어쩌면 너희들은 실종 27일, 머리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수장되었다가 처참한 시신으로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열일곱 김주열인지도 몰라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어쩌면 너희들은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에서 머리채를 잡혀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이 욕조 물고문으로 죽어간 박종철인지도 몰라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너희들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고향은 쥐라기 공룡들이 살았던 태백이나 정선 어디 탄광 노동자였던 단란한 너희 가족을 도시 공단의 노동자..

놀자, 책이랑 2021.05.03

자임 전시

5/3 11시에 우리집에서 모여 한 차로 논현동 린겔러리에 갔다. 이곳은 나도 처음이다. 원래 월요일 휴무날인데, 친구가 열쇠를 가지고 있어서 속닥하게 4인이 놀았다. 세로 5m짜리 그림 두 점은 국제아트페어 출품용이다. 가로 4m 그림은 주문제작, 팔린 그림이다. 내가 아는 날개 없는 천사~ 구경 잘 하고 바로 앞, 생선구이 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조카가 온다고... 다시 들어가서 티타임과 수다~~ 한껏 놀고 왔다. 내 책 표지 그림 앞에 정 시인 어제 수사님이 선물했다는 맛난 커피 5/5 파트너 바꿔서 겔러리에 아들이 내 책에 쓴 그림을 사줬다. (크기가 작기에 다행이다. 8호) 며늘은 이 100호 그림이 맘에 든다고 자꾸 쳐다본다. 거금이라서.... 아들이 속삭인다. "나중에..

그림 동네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