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바그다드 카페'에서 인도로

칠부능선 2006. 3. 28. 23:42

예전에 왜 이 영화를 놓쳤는지.

 

야스민이 청혼을 받고는 "브랜다에게 물어볼께요."...

이것이 마지막장면이라니.

하긴, 이것만으로도 많은 말을 하고 있기는 하다.

 

캘리포니아 벌판, 후진 마을에 '바그다드 카페'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건 역시 장소나 풍경이 아닌, 사람이다.

바라보기도 숨찬 풍성한 독일여자 야스민은 '마술' 그 자체다.

마술을 통해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지만

가장 큰 마술은 그녀 자신이다.

감동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여자.

나눌줄 알며, 주변을 환하게 변화시키는 여자.

끝내 사랑스러운 여자 - 야스민.

 

갈고 닦지 않아 먼지구덩이에 묻어둔 무엇인가가 내게도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게 하는 영화다.

가슴이 따뜻해졌다.

.

.

 

인도에 왜 가고 싶은가.

 

갠지스강, 타지마할, 야무나강가.... 

결국 내 시선이 머물 곳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그곳 사람들의 눈빛과 입매에 어리는 숨결을 더듬으며,

그들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함께 느낄 것이다.

 

-----------------------

 

이글을 쓴 후 두 달쯤 뒤에 기어이 인도로 떠났다.

 

 

 

 

아그라성에서 바라본 타지마할

 

야무나 강을 옆에 두고 타지마할은 멀리서도 빛난다.

사랑하는 아내의 묘가 바라보이는 곳, 아그라성에서 생을 마친 샤자한 왕.

 

아내가 죽으면서 했다는 그 터무니없는 요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를 만들어 달라는것과

절대 다른여자와 결혼하지 말라는 것을 충실히 지키다가 아내 곁으로 간 샤자한 왕.

 

그것때문에 국정이 흔들리고

결국 아들에게 축출되고, 아그라성에 감금당해 생을 마친 불짱한 샤자한 왕.

 

 

 

 

 

가까이 가서 본 타지마할은 겉모습의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사방 같은 모양의 구조에 질리고...

많은 사람들에 밀리고...

사원도 아니면서 왜 신발은 벗으라고 하는게야.

 

 

                         가짜 사두란다.

 

                             화장터

 

 

 

'낯선 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수 나무  (0) 2006.07.03
앙코르왓의 미소  (0) 2006.06.15
슬픈 러시아  (0) 2006.06.08
내 몸의 반란  (0) 2006.06.07
그곳, 타슈켄트  (0) 200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