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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때마다 걸었지 / 송남섭

등단 17년만에 책을 냈다. 등단하고나서 고민에 빠졌다. 문학적이지 않은 자신의 글을 좀 더 문학적으로 쓰고 싶어서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다. 시 공부도 하며 부단히 노력하니 문학에 대한 질문은 다소 해소되었으나 여전히 작품으로 표현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삶이 풍성해지고 충만해졌다고 한다. 그럼, 된거다. '아버지의 시선을 피해 대추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오래 휘어져 있곤 했다.'연로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표현에는 서툴렀다. 작가가 원하는 문학적 지점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항상 삶이 우위에 있다. 이제 안심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 어려서는 아픈 엄마가 돌아가실까봐 걱정을 안고 살았고, 남편이 군인인데 고성 산불과 파주, 인제의 산사태를 겪었다. 살아가면 순응해야할 일과 극복해야하는 ..

놀자, 책이랑 2024.12.07

꿈꾸는 카멜레온 / 현정원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쓴다. 그 열심이 치열하지 않고 꽁냥꽁냥 여유가 있다. 곁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듯, 아니 독백이 더 많다. 주변에 고양이와 개, 여린 것들에게 눈길을 주고 밥을 준다. 이웃 사람들에게도 상냥하고 친절하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등장한다. 반가운 시, 그림들도 풍성하다. 시간의 켜를 촘촘히 쪼개서 쓰는 이의 특징이다. 책이랑 잘 노는 내게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책 속의 다른 (저자의) 정체성과 결합하는 경험'이라는 키냐르의 말이 뜨끔하긴 하다. 하지만 요즘은 마냥 끄덕이게 하지 않는 글들이 많다. 내 정체성을 잃어버리 만한 책이 그립다. ​'아코 이런! 내가 다 먹어버렸다. 그 많은 떡을!''아 참, 빼먹었다.'..

놀자, 책이랑 2024.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