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0

분기 모임

분기별로 모이는 이들의 교집합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시와 수필과 소설을 쓰는 다섯 사람이다. 그 다리 역할을 타의에 의해서 내가 했다. 돌아가면서 초대하고 밥을 산다. 오늘은 내 차례다. ' 5분 전에 도착했는데... 다 와 있다. 조금 민망했다. 이런 민망함 오랜만이다. 최근에 한강 소설을 열 권 읽었다는 김 선생님, 김장배추를 씻어놓고 왔다는 과천의 최 시인, 포인세티아 화분을 가져온 센스쟁이 권 동지, 책을 안겨준 김동숙 소설가.  한강의 작품에 대해, 아니 에르노의 작품과 영화의 차이, 좋은 책과 공연과 강의 소개... 정치 이야기만 빼고 무엇이건 이야기거리다. 독일에서의 혼탕, 각 나라의 포로노 비교. 이건 한강의 을 포로노라고 한 시각에 대한 의견이다. '어가일식'에서 포식, 회를 남기고 ..

유리 나기빈 단편집

쉽게 읽혔는데 뒷끝이 있다. 아니, 여운 때문에 자꾸 생각을 궁글리게 된다.인간의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미진한 확신과 혼란으로마구 흔들리는...유리 나기빈은 1920년 모스크바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아버지 친구와 결혼해서 그의 아들로 입적했다. 그러나 그도 유형을 떠나고 나기빈의 계부가 된 작가 야코프 리카체프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의대에 입학했으나 포기하고 소련 국립영화대학에 재 입학, 1940년 첫 단편을 쓰고 등단한다. 2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어 전쟁을 치르고 후에 창작에 몰두한다. 1994년 사망시까지 작품을 발표했다. ​​​​* "메아리... 이미 많이 모았어. 유리같이 날카로운 메아리도 있고, 구리 파이프 같은 것도 있고, 세 가지 소리가 나는 것도 있고, 완..

놀자, 책이랑 2024.11.25

브루클린 오후 2시 / 김미경

오랜만에 블친 4인이 수내역에서 만났다. 여전하신 모습들에 안도하며 감사했다. 특히 눈이 점점 어두어지는 해선녀님, 플릇을 배우신다는 데 놀랍다. 더 젊어진 할아버지 와이즈님, 변함없이 멋진 미루님, 간단히 점심을 먹고, 지하 그린 카페에서 이야기, 일박을 해야하는 모임인데 이번에는 환할때 헤어졌다. ​미루님이 건네준 책이다. 단숨에 읽었다. 60년생 김미경, 무크지는 오래 전, 나도 정기구독 신청을 했던 잡지다. 여성신문, 페미니스트들의 활약이 시작되던 때다. 부父의 성이 아닌, 부모父母의 성을 함께 쓰는 여성들이 등장했었다. 그때 그 시절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여기서도 용기있는 엄마 '장차현실' 에게 박수보낸다. 1992년 '석사 아내와 고졸 남편'의 결혼이 화제가 되었단다. 그 남편은 뉴..

놀자, 책이랑 2024.11.23

홍천

그야말로 번개로 홍천을 다녀왔다. 홍천강이 꽝꽝 얼었을 때 한 샘이랑 다녀왔는데. 최 동지가 픽업해줘서 편하고 즐거운 시간. ​글쓰는 작업 중에 남편이 독립유공자의 자손임을 밝힌 대단한 송 작가다. 이후 연금도 받는다. ​​소박하고 정갈한 집은 여전하다. 저기 사색의 의자도. ​작업실 벽에 이 작품이라니... 지난번 한 샘이 가져온 카랑코에 화분받침이다.저게 빛을 받으면 그림자가 오묘하단다. 곳곳에 화가 출신의 뛰어난 감각이 나를 놀라게 한다. ​​​​저 나무아래 풀 이름이 '천사의 눈물'이란다. 이름에 반해서 모두 작은 포트에 담아왔다. ​덩달아 나도 모셔와서 작은 화분에 옮겼다. 우리집에서도'천사의 눈물'이 눈물같은 꽃을 피울까. ​​숯불 닭갈비로 점심을 먹고, 처음 간 카페. 산 속에 어마어마한..

묵은 인연 4인

11/ 17시인회의의 오래된 인연, 정우림 시인이 새 시집을 발간하고, 전시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십수년 만에 영옥, 혜민씨와 함께 갔다. 개구진 추억이 많은 정 시인, 노래방에서 '말 달리다'를 부르며 헤드뱅잉 하던 모습으로 기억된다.시원시원한 큰 목소리, 우당탕~~우당탕거리는 열정이 떠오르는 어여쁜 사람이다. ​​제 5회 가을일기https://iwi.kr/v.php/i3/32502​​일찌기 강남에서 논술학원을 운영하던 능력가다. 밝고 활달한 모습이 여전해서 좋다. 집에서 가까운 화실이다. 일주일에 하루를 이곳에서 그림을 그린단다. 4인이 각자의 그림을 그리며 논다고. ​​그림 설명하는 게 다 시다. ​​ 해설이 심오하다. ​​​부채에 방문록도 남기고, ​여기서 거한 점심을 먹고 정복순, 이게 정우림..

70,

11/16오랜만에 경희, 태순, 홍정숙, 순화를 만나 순성이 화원에 갔다. 중딩친구다.순성인 청계로 이사를 해서 완전 새로 화원을 꾸렸다. 아직 정리는 못하고 있지만 대단한 일이다. 집 한 채 지은 것 보다 더 힘들었을 듯. 꽃 나무들은 모두 쥔장 손을 기다리고 있다. 작업실과 주방, 방도 넓다. 순성이는 엄마 보내고, 70에 다시 시작이다. ​​내 눈엔 아직도 이쁜 태순이. 우리도 그냥 지나 칠순 없으니 연말에 모여 1박을 하기로.​시드니에서 금순이도​설레며 기다리던 40, 기다리지 않아도 온 50, 깜짝 놀라고 맞은 60, 실감할 수 없는 70, ㅎㅎ.... 가속이 붙었다. 오라, 80이여.

무늬가 되는 시간 / 김주선

김주선, 성별이 구별되지 않는 이런 이름이 나는 좋다. 김주선, 여러 연상이 가능해서 더 좋다. 첫 책을 직접 만들어 대표가 되었다. 새벽마다 '명당경'을 외우는 쉰이 넘은 아버지와 46세 어머니가 큰며느리의 출산에 안방을 내주고 헛간에서 낳은 다. - 엄마, 아버지 마흔에 낳은 늦둥이 나는 깨갱이다. 삶이 어떻게 무늬가 되는가. 작가는 상처와 결핍을 햇볕에 궁글리며 다양한 문양을 만든다. 작가에게 상처와 결핍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니라 재산이다. 결고운 무늬로 자신은물론 독자에게도 위안이 된다. 열심한 삶과 작가의식도 투철하다. 처음 쓴 자신의 글을 100번쯤 읽으며 퇴고를 한다는, 그 말을 민망해 하는 모습도 미덥다. 에필로그에 '독자 감상평과 월평'을 챙겨둔 것이며, 스스로 상복이 많다는 이력에도..

놀자, 책이랑 2024.11.12

범도 1,2 / 방현석

지난 토욜 에서 만난 방현석 작가의 소설을 바로 주문했다. 13년 동안 취재하여 만들었다. 629, 670쪽. 두께에 미리  눌릴 필요는 없다. 박진감 있게 잘 읽힌다. 사냥이나 전투에 대해서 까막눈인데도 바로 이해가 된다. 친절하다.​항일무장독립투쟁의 40년 역사,안중근, 이강, 안창호, 서재필, 전봉준, 김좌진 ... 알려진 이름들과 알려지지 않은 이름들을 벅차게 만났다.목숨과 의로움을 바꿔야 할 때, 의로움을 선택한 사람들이 우리나라 독립의 거름이 되었다. 내 희생없이 자유와 민주를 외칠 수 있는 건 저 의로운 이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이다. 신포수, 백무현, 김수협, 유인석, 최재형, 리범진, 차이경, 최진동, 박서양 ... 곧고 높은 그들의 영혼을 그려본다. 여연, 백무아, 금희네, 진포, ..

놀자, 책이랑 2024.11.09

동심원 그리기 / 김국현

' 수필을 쓴다는 건 어쩌면 무모한 일이기도 하다.' 일곱 번째 수필집을 낸 작가의 말 첫마디에서 성실한 면모를 읽는다.' 조심스럽지만 두렵지는 않다. 내가 바라본 세상은 수줍은 어리광도 포근히 감싸주기 때문이다.' 맺는 말에서는 진정성이 전해진다. 수필은 나를 풀어놓고, 꾹꾹 눌러 발자국을 남기는 일이다. 내가 나를 통변하는 일은 다분히 무모하고 쑥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세상의 선의에 기댈수 있는 건, 잘 살아낸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복록이다. 반가운 지명과 책들을 만나고, 슬쩍 거느린 소소한 유머가 정겹다. 출간을 축하드리며, 박수올린다. ​ * 부부란 '무촌'이 아니라 '무덤덤'하고 '무관심'한 사이라 하는게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은연중에 세상인심이 변하여 일심동체가 갖는 의미가 그렇게 ..

놀자, 책이랑 2024.11.04

제11회 성남문학축전

​​​​​장소가 바뀌었다. 오봇하다. 공연장 밖 공간도 좋다. 안에서 리허설을 하는 동안 밖에서 체험을 하고 있다. ​​회장과 위원장 인사말로 시작​는 방현석 작가가 13년간 공들인 작품이다.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독립운동사, 나라없이 나라를 찾기위한 전투, 40년간 투쟁의 기록이다.4년동안의 프랑스 레지스탕스 독립운동은 알면서 ...​김알렉산드라 이야기에서 목울대가 뻐근했다. 심 포수에게서 배운 '포수의 법칙'이 홍범도 삶의 근간이다. 너무도 깊고 무거운 이야기라서 이런 대중행사에 부적절하지 않나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나는 좋다. 일단 1,2권을 주문한다. ​​​​​ 청소년댄스팀 BOOM재생0 좋아요0 00:22다시 보기     청소년댄스팀 BO​초딩팀, 참 이쁘다 어린이댄스팀 PINKSO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