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12

막 살래요

술, 담배도 안 하고 삶에 대한 성찰의 책도 내고, 사진작가로도 열심히 활동하고경우에 밝고, 올곧은 성격의 인선 아빠의 부고를 받았다. 2월에 말기암 진단을 받고 힘든 상황이라는 톡을 받은 게 한 달이 안 되었다. 천사같은 인선 엄마와 인선이를 두고 어찌 떠나셨을까. ​제주에서의 절친인데 춘천에 살았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마음에 가깝게 있었다. 낮에 약속을 미룰수 없어서 오후에 떠나 밤 늦게 돌아왔다. 나보다 5살 젊은 인선엄마는 흰머리를 올리고 있다. 기품있게 잘 어울린다. 아기때부터 본 인선이는 38세 싱글로 맨얼굴에 어릴적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어질고 선한 인선네 가족의 평안을 빈다. 하늘에서 땅에서. 아름다운 시월에 좋은 두 사람과 영영 이별을 했다. 선택할 수 없는 일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걷기 / 여주

10월29일 (정기) 마지막 화요일 / 아침 9시에 이매역에서 모여 여주행 셔틀버스를 타고, 내리고 하며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합장릉 영릉(英陵)과역사 문화관효종과 인선왕후 영릉(寧陵)​신륵사 관광단지에서쌀밥 정식으로 식사하고, 강둑 걷고, 박물관 보고​명성황후 생가 - 인현왕후. 명성황후가살았던. 감고당(甘古堂)을 돌아보고.명성황후가 4명의 어린 자녀를 잃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애통을 함께 하면 막걸리 한 잔. ​ 9인이 예정대로 착착, 뿌듯한 하루였다. ​​​​​​​​​​​ ​​​​​​​​​​​​​​​​​​​​며늘이 사준, 어스 신발를 신고 걸었다. 거의 평지만 걸어서 거뜬했다. ​

낯선 길에서 2024.10.31

<계간현대수필> 후원이사회 문학기행

처음 시도한 모임이다. 후원이사의 지원으로 을 발행하고 있으니 결속력이 필요하다. 전국구, 아니 해외까지 회원 85명이지만 오늘 참석은 28인이다. 전 이사장 정진희 선생과 현 이사장 임길순 선생이 참석해서 경험을 나누고 힘을 실어주었다. 내게 부족한 게 이런 일을 벌이고 이끄는 힘이다. 그래서 분당식구들 참석이 저조하다. 8시 30분 사당역에서 집결, 황순원 소나기촌으로~ ​​​​​​​'서종가든'에서 두부전골, 더덕구이, 감자전으로 포식을 하고​으로 ​​김용만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막강 내조를 해준 여순희 선생님의 테라코타 작품. 곧 본인의 시집이 나온단다. ​​그림은 따님 작품, ​​마당에 나와 소소한 이야기, 아니 부부의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며 ​​잘 가꿔놓은 마당세상에나~~ 수박 두 ..

파주 / 헤이리마을

북스테이 지지향, 아침에 방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흐리고 비가 살살 온다.​​ ​​​동네 한바퀴 걷고 8시에 문 여는 카페에 갔다. 토스트와 커피로 요기를 하고 ​카페 2층 ​​헤이리 예술극장 10시 30분에 하는 영화를 보려고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이 건물 3층에 30인석 예술극장이 있다. ​태국영화다. 할머니의 죽음을 앞두고 벌어지는 가족이야기다.'재산은 아들이 물려받고, 병은 딸이 물려받는다' 이런 씁쓸한 대사가 나오는 걸 보니 아직 전 시대에 살고 있는듯, 하지만 죽음을 대하는 모습, 자식들의 속마음, 엄마의 자식에 대한 마음은 같다. 태국의 거리를 보는 것도 좋았고, 소박한 인간들 꿈에 대해서도, 후손에게 남길 것이 무엇인가, 어떤 방법이 좋은가. 돈을 둘러싼 인간들의 처신에 대해서도 ...

낯선 길에서 2024.10.24

파주1박 / 출판단지

제주 팀 6인, 월하오작 더하기 혜숙씨다. 차 두대로 9시 30분 출발, 오래 전에 잡아둔 파주 출판단지를 향했다. 최 동지가 현대수필에 '동네책방기행'을 연재하면서 알게된 곳이 너무 좋아서 우리를 이끌었다. ​​북유럽 어느 도시에 온듯, 이국풍이다.​​첫 밥은 토속적으로, 곤드레밥에 찬도 모두 입에 맞았다. ​​차를 마시고​​예전에 혼자 듣기 아까웠다는 으로 ​​​입장료 1만원이 아깝지 않은 순도 높은 설명을 듣다. ​​예약해둔 숙소 '지지향'으로 체크인, 어마무지한 책들의 고향이다. ​​​​바닥에 있는... 말씀​​구석구석 책이다. ​​​​​가방만 놓고 나와서 20분 거리에 있는 헤이리마을 황인용뮤직스페이스 에 갔다.너무 세련된 간판이라 못 보고 좀 더 가서 차를 세웠다. 입장료 15,000원에 차..

낯선 길에서 2024.10.24

임택 대장과

식당 주차장에서 만나자 마자 "제 어깨 좀 봐주세요." 괜찮은데요 "날개가 돋으려고 해요. 요새 너무 착해졌거든요"좀 전에 스님을 보고 인사했고, 짐이 많은 걸 보고 들어주고 싶었다나. ㅋㅋ ​"여행가답지 않게 왜 이리 피부도 좋고, 젊어져요" 덕담 시작이다."제가요~ 7년 전에 불치병에 걸렸어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병이에요. 그래서 몇 년 지나면 딸하고 같아질거에요." 이런... 불치병이라니. ㅎㅎ ​​ 해누리 분당점에서 점심을 먹고​모아니 야외테이블에서 차를 마시고​​​​실내로 옮겨또 5시간 수다 ~~ ​임택 대장이 올해 4번의 개인 만남에 우리와 두 번이란다. 공개적으로 할 수 없는 여행의 뒷담에서 많은 걸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모로코, 조지아, 몽골 여행 계획이 있다. 특별한..

영월, 영주

분당수필 회원과 지인 몇 명 모두 25인이 28인승 리무진으로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청구상가에서 7시 집결, 버스에서 스시로 아침을 먹고, 휴게소에 내렸는데 피톤치드향이 진동한다. 청령포에 들어가 단종 애사를 더듬고, 점심을 먹고김삿갓면으로 이동. 김삿갓문학관을 돌아보고,영주 부석사를 들러 분당으로. 저녁 먹고 해산. 꽉찬 하루를 보내다. ​​청룡포는 빤히 바라다보이지만 배를 타고 건넌다. 귀양지의 조건에 맞는. ㅠ ​​담 넘어 '인사하는 나무'​​​​​​​​​바위가 갈라진, 선돌​​​김삿갓문학관​​​​​​영주 부석사​​​​​​​

낯선 길에서 2024.10.19

글쓰기의 즐거움 / 도봉문화원

오랜 인연인 한복용 선생이 맡고 있는 도봉문화원 수필교실이다. 오래 전 부탁받고 사양을 하다 할수없이 잡은 날짜가 10월 15일이다. 25인, 수필교실 열기가 대단하다. 등단해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몇몇 있다.2시간 걸려 이 수필교실에 오신다는 김삼진 선생님이 내 두 번째 수필작법을 읽으며 시작했다. 모두들 열심한 태도에 내가 기운을 받았다. 강의 끝내고 단체 사진 찍고, 카페에서 이야기 듣고, 질문 대답하고... 이른 저녁식사까지 하고 헤어졌다. 글쓰기를 놀이로 생각한다는 내 글처럼, 잘 놀고 왔다. 특별할 것 없는 '특강'이었는데 모두 극진히 인사를 한다. 역시 수필인의 자세다. 모두 고맙다. ​​​​​​

오빠, 안녕

80세 세째 오빠가 돌아가셨다. 오빠도 엄마처럼 잠결에 생을 놓았다. 지난 겨울부터 조짐은 있었다. 통화를 못하게 된 게 보름 남짓이다. 단호한 오빠의 죽음에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8월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에 기뻐서 잠을 설쳤는데, 바로 다음날8월 11일, 이후 슬퍼서, 불쌍해서, 안타까워서 잠을 못잤다. 8월 13일 오빠는 흙으로 돌아갔다. 뼛가루를 항아리에 담아 납골당에 두는 게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조촐하게 잔디 아래서 흙과 한 몸이 되었다. ​군대에서도 일기를 쓰던 오빠는 얼마나 많은 흔적을 남겼을까. 그 반듯한 필체가 어른거린다. ​며늘은 나를 픽업해서 장지에 갔다.헤어질때 딸이 쿠키세트를 나눠줬다. 슬플땐 달달한게 위로가 된다고.이런 마음씀씀이들... 더 슬프다.그리고 고맙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세상에나 이런 경사가~~ 작가들의 톡방에 실시간 중계부터 난리가 났다. 아니, 잔치가 벌어졌다.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요~~~." 노벨문학상의 키워드가 '시대정신'이라는 걸 거듭 확인한다. 시대의 아픔을 피하지 않고, 천착하여 고통의 문장을 풀어놓았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고독한 글쓰기를 했던 꿋꿋한 작가다. 고맙고 장하다. 한강 작가. ​​Announcement of the 2024 Nobel Prize in Literature (youtube.com)Announcement of the 2024 Nobel Prize in Literaturehe Nobel Prize in Literature for 2024 is awarded to the South Korean author Han K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