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11

선택적 친화력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페북에 장희창 선생의 장대한 해석을 읽고 주문했다. 어려운 해설보다 소설은 재미있다. '독일 문학 최초의 사회 소설로 평가받은 걸작' 이란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쓰지 않았다는 괴테, 그러나 경험을 그대로 쓴 것은 한 줄도 없다는 괴테의 말이아리송하게 들린다. 이 소설은 지극한 사랑이야기이기도, 불륜 소설이기도 하다. 친화력이란 두 물질이 서로 상호작용으로 새롭게 결합하는 현상을 뜻하는 화학용어다. 부모의 반대로 결혼에 이르지 못한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는 배우자가 사망하고야 재혼을 했다. 그런 그들의 일상에 에두아르트의 친구 대위와 샤를로테의 양녀 오틸리에가 함께하며 엇갈린 열정에 치닫는다. 분별력과 도덕은 열정을 잠재우지 못한다. 비극적 종말은 당연한 귀결이라 오히려 아쉽다. ​아름답고 순진하기만 한 ..

놀자, 책이랑 2024.09.29

주왕산, 객주문학마을

예약해 준 식당에서 갈치조림으로 아침을 먹고 주왕산에 올랐다.10시 30분에 턴하라는 안내를 받고, 3시간을 걸었다. ​​​​​가장 멀리 걸은 선두 주자 3인,나도 충분히 합류할 수 있었지만, 운전이 기다리고 있어서 힘을 아낌. 그래도 18,000보 걸었다.​​​​식당에 내려오니 김주영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다.산채비빔밥을 맛나게 먹고 사과사무 밭을 지나 넓은 카페에서 ​오래 기다려 커피와 팥빙수를 먹고...신선숙 선생님이 가면서 먹으라고 빵을 안기신다. 이런 황송함이라니. ​다시 거꾸로 달려서 객주문학마을로. ​문학마을 문패로 ​​​김주영 생가​​​김주영 선생님이 기거하는 집이다.지금 고요히 낮잠 중이시다.​어제 저녁 먹으며 아쉬운 게 없는가 여쭸더니 아쉬움 하나도 없다신다. 김주영 작가는 생전에 이렇..

카테고리 없음 2024.09.28

객주문학관 1박

정진희 선생의 초대로 김주영 작가를 만나러 갔다. 한국산문 10명, 현대수필 4인의 조합이다. ​9시전에 야탑역에서 픽업. 첫번째 휴게소에서 서로의 아침을 걱정하며 챙겨온 것들을 먹었다.든든하고 여유롭게 쉬다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이후 쉼없이 달려서 1시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청송 은 오늘 휴무일인데 우리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김주영 선생님 단골이라고.시작부터 특혜 ㅎㅎ보약같은 느낌은 누룽지 백숙, 닭고기를 다져서 만든 전, 사과깍두기, 오늘 아침에 땄다는 왕대추, 삶은 밤... 정겹다. ​지금 한창인 '청송정원', 4만평의 백일홍 꽃밭을 들러~~소녀 감성들 충만~~ 오래전 여행에서 만난 이정희 선생님 여전한 모습이 반가웠고, 책으로 인연이 된 신선숙, 최화경 작가님을 비롯, 글로만 알고 처음 ..

낯선 길에서 2024.09.28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수필반 정선생님 초대로 예술의전당에 16명이 출동했다. 발레로 보는 안중근은 처음이다. 새롭고 재미있다.다 아는 스토리인데도 눈물 짓는 대목은 똑 같다. 조마리아가 아들에게 전하는 말은 가슴을 에인다. ​​    ​​​​음악분수에서 조금 서성이다 한 차로 간 7인은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도 뭔가 아쉬워 얼른 헤어지질 못했다.

그래도 괜찮아 / 사노 요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를 통쾌하게 읽은 기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사노 요코의 책을 주문했다. 가볍고 편한 책인데, 한참 걸렸다. 그때의 시원한 문장을 기대했는데 왜 이리 싱겁지... 이런 생각이 들어 밀어두었다. 어젯밤 다시 잡아 다 읽고 보니, 이게 전형적인 수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시점이 아니라 10대, 20대의 이야기들이 많다. 그의 주변인들의 특별했던 감흥을 전한다. 남다른 시선과 반응에 가슴이 뜨듯해진다. 사노 요코는 2010년, 72세로 세상을 떠났다. 더 살았으면 솔직한 노인의 시선으로 더 공감할 글을 썼을 텐데... . 옮긴이의 말에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쟁쟁한 작가들과 아들 히로세 겐, 그리고 전 남편이자 일본의 '국민 시인'인 다타니와 슌타로까지 함께 모여 『100만 분의 1..

놀자, 책이랑 2024.09.22

백사실계곡

수필반, 9월 첫 걷기다. 10시경 판교역에서 7인과 합류.​​언덕을 올라 더위를 피하러 '산모퉁이' 카페에 들어갔다. 완전 시원, 딴나라다. 이선균이 '커피프린스'를 찍었던 장소라고 곳곳에 사진이 있다. 사람은 가도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그는 살아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애도하고. ​​​​​​​근사한 집들이 늘어선 언덕을 올랐다. ​​이런 문, ​창고로 쓰는 듯한 폐차에 그림하고~~​​​자신있게 메밀밭이라고 말하고 보니 ... ​​​​​탕춘대터, 청춘을 탕진하는 곳 ? ​매번 와인을 챙겨오는 총무님 부부~ 참 보기좋다. ​​ 세검정으로 걸어와 수수백년만에 '하림각'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분당으로~~ ​

낯선 길에서 2024.09.20

추석 전후

토욜, 오빠랑 엄마께 가기로 했는데 오빠가 아파서 못 온다고 한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통화를 하니 거의 말을 못 알아들을 지경이다. 아고 ... 남편과 둘이 엄마한테 다녀왔다. 가는 길에 은자네서 전을 얻어갔다. 나머지는 하던대로 ... 이런~~ 날라리. ​​평소에 횅하던 주차장이 꽉 찼다. 한바퀴 돌아 참사랑묘역으로 갔다. 처음 천주교묘지 산등성을 올라봤다.여전한 엄마를 만나고, "엄마~ 오빠 고생 오래 안하게 속히 데려가세요 " 매정하게 기도했다. 건강히 잘 지내시다가 혼수상태 사흘만에 영영 이별한, 엄마의 마지막을 닮고 싶은 내 소망도 들어있다. 영이별은 짧을수록 좋다.    가정에서 쓰던 성물을 처리하는 곳이다. 성스러움에도 유효기간이 있나보다. 아마도 주인을 잃으면 성스러움의 상징들도 숨을 놓..

소소한, 혹은 소소하지 않은 일들

책꽂이가 포화상태다. 획기적으로 비워야할까. 생각하다가 내려놓고, 내려놓은 책에서 또 골라 올리고... 반복하고 있다. 수필반 회원들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며 맞을 듯한 책을 골라 포스트잇을 붙여 수욜에 나눴다. 스스로 기특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봐야 25권 보냈다. 이걸 매주 할 수도 없고... 내 책장에서 깊은 잠에 빠지는 것보다 헌책방이든, 사랑방에 가서 누구하게든 눈길 받은 게 낫지 않을까. 절판된 내 첫 책을 헌책방에서 사온 회원을 보면서 맘 먹었다. 한참 더 내려놓고 누군가를 불러야겠다. ​​저자 서명이 있는 페이지를 잘 잘라 보관하기로. ​​ 싱크대 아래 선반이 휘고 있다. 1년에 한 번도 안 쓰는 그릇을 모두 내놨다. 헐렁해지니 속이 시원하다.리모델링때 대대적인 정리를 했는데... .

이루다 라이브 / 현대무용

이정희 선생님 큰 딸, 이루다의 라이브 공연에 갔다.토요일 4시, 수내에서 4인이 만나 한 차로 출발, 널널하게 '플렛폼 엘'에 도착했다.2,3층에 좋은 전시가 있다고 해서 일찍 와서 차 한잔을 마시고 ~ ​​​​​ 토비아스 레베르거의 질문으로서 예술​​​NO ​YES, ​​NEVER ​​​​​다양한 작품세계를 들여다 보고~~ 공연장으로​​​​영상과 음악을 잘 이용한 라이브의 즐거움에 빠졌다. 직접 부르는 노래도 수준급이다. 파도를 배경으로 온몸을 굴려 이쪽에서 저쪽으로 나아가는 모습,한참 웃다가 우는 장면, 격랑에 휘감기는 감정이 그대로 이입된다. 특별한 공연이었다.​​말도 배우기 전 4살때부터 토슈즈를 신었다. 현대무용가1세대인 엄마의 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듯, 울면서 춤을 추었다. 치열한 노력에..

평창, 쉼 1박

3월에 회원특별예약해둔 일정이다.   자유 피정1박 2일​40여명의 직원과 단 둘의 손님, 아무 일정 없이 6시, 8시, 12시 , 저녁 아침 점심 세 끼니를 먹고 단 둘이 넓은 찜질방을 쓰고 ... 하룻밤을 보내고 왔다. ​오래된 이야기들이 굴러굴러 실뭉치가 눈덩이가 되기도 했다. 말의 홍수에 풍덩 빠졌다. 익사는 어림없다. 그래도, 그럼에도 좋은 사람​​ ​​​​​​​​​ ​​​ ​​​​

낯선 길에서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