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막 살래요

칠부능선 2024. 10. 31. 22:38

술, 담배도 안 하고

삶에 대한 성찰의 책도 내고, 사진작가로도 열심히 활동하고

경우에 밝고, 올곧은 성격의 인선 아빠의 부고를 받았다.

2월에 말기암 진단을 받고 힘든 상황이라는 톡을 받은 게 한 달이 안 되었다.

천사같은 인선 엄마와 인선이를 두고 어찌 떠나셨을까.

제주에서의 절친인데 춘천에 살았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마음에 가깝게 있었다.

낮에 약속을 미룰수 없어서 오후에 떠나 밤 늦게 돌아왔다.

나보다 5살 젊은 인선엄마는 흰머리를 올리고 있다. 기품있게 잘 어울린다.

아기때부터 본 인선이는 38세 싱글로 맨얼굴에 어릴적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어질고 선한 인선네 가족의 평안을 빈다.

하늘에서 땅에서.

 

아름다운 시월에 좋은 두 사람과 영영 이별을 했다.

선택할 수 없는 일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무력함을 새긴다.

"에이, 막 살래요."

오래 전, 지극히 착하게 잘 살던 사람이 너무 일찍, 어이없이 떠났을 때 원망을 담아서 하던 말이다.

그래봐야 이제는 막 살 형편도 되지 않는다.

친구 자임네 마당에 가을이 깊었다. 내 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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