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강의 물결 "가난은 생각 속에 몸을 숨긴 다음에 돈지갑 앞에 굴복한다. 가난은 오만함을 가려주기도 하고, 재앙의 고통은 겉치레의 가면을 구할지도 모른다." -칼릴 지브란 뭔 소린지 접수가 안 되는데... 누가 좀 풀이해주면. 아무르강의 물결은 확 다가온다. 타지마할에서 내려다본 강이 아무르강이라고 했는데. 실개천 정도로 생각했던 그 강, 왠지 속이 허해지던 그 정경들이 그립다. 니나 코간의 '아무르강의 물결' 놀자, 책이랑 2008.08.09
여름 비발디의 사계중 <여름> 열정의 계절, 여름이 사랑의 미토스라고 했던 소설강의가 생각난다. 올 여름은 아무런 꼬투리도 주지 않으려고 방콕하려 했는데, 이 음악 들으니 말타고 내달리고 싶어지네. 막막 몰아치는 저 광풍 가슴이 뛰네. 놀자, 사람이랑 2008.08.01
외면일기 정신상태를 나타내는 내면일기가 아닌, 눈과 귀는 매일매일 알아 깨우친 비정형의 잡동사니 속에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골라내는 일, 이것을 미셀 뚜르니에의 <외면일기>라 했다. 이 블로그질이 아마도 여기에 속하는 듯 하다. 스쳐지나가는 일상에서 나를 멈추게 하는 단상들, 글의 씨앗이 .. 놀자, 책이랑 2008.07.29
지평선 / 김혜순 지평선 김혜순 누가 쪼개놓았나 저 지평선 하늘과 땅이 갈라진 흔적 그 사이로 핏물이 번져나오는 저녁 누가 쪼개놓았나 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 사이 바깥의 광활과 안의 광활로 내 몸이 갈라진 흔적 그 사이에서 눈물이 솟구치는 저녁 상처만이 상처와 서로 스밀 수 있는가 내가 눈을 뜨자 닥아오는 .. 시 - 필사 2008.07.29
삽 / 정진규 삽 - 정진규 삽이란 발음이, 소리가 요즈음 들어 겁나게 좋다 삽, 땅을 여는 연장인데 왜 이 토록 입술에 얌전하게 다물어 소리를 거두어들이는 것일까 속내가 있다 삽, 거칠지가 않구나 좋구나 아 주 잘 드른 소리, 그러면서도 한두군데로 모아지는 소리, 한 자정 (子正)에 네 속으로 그렇게 지나가는 .. 시 - 필사 2008.07.27
수선화, 그 환한 자리 / 고재종 수선화, 그 환한 자리 - 고재종 저기 뜨락 전체가 문득 네 서늘한 긴장 위에 놓인다 맵찬 바람이 하르르 멎고 거기 시간이 잠깐 정지한다 저토록 파리한 줄기 사이로 저토록 샛노란 꽃을 밀어올리다니 네 오롯한 호흡 앞에서 이젠 나도 모르게 환해진다 거기 문득 네가 있음으로 세상 하나가 엄정해지.. 시 - 필사 2008.07.24
속수무책 * 암의 희생자들은 자동차의 저속기어 같은 사람들, 즉 좀처럼 감정을 분출하지 않아 고통받은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릴때부터 부모와 격리감을 갖고 있다. 암은 은유로서도 내면의 야만성이었다. - 수전 손택의 << 은유로서의 질병 >> 중에서 '화 내~ , 엄마한테 막 화 내~' .. 놀자, 사람이랑 2008.07.24
민감한 길 *언제부터인가 민감함에서 멀어지는 나를 느낀다. 둔감해지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아니 인정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건너와 이젠, 순하게 인정하는 지점에 다다랐다. 반짝이지 않지만 지긋이 바라보는 눈으로 족하다. 펄펄 끓지 않아도 따땃한 기운만으로 가슴을 기특하게 여긴다. 핑핑 돌지 않아도.. 놀자, 사람이랑 2008.07.22
술 마시는 사람 취해서 비틀거리며 골목길을 걸어 들어가는데 개 한 마리가 짖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때 내 혼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 3m 정도 저 앞에 떨어진 것을 분명히 느꼈다. 그리고 개가 왼쪽 다리를 무는 것을 보았다. 재미있게 느껴져서 내 몸에게 이렇게 물었다. "아파? 아파?" . . 사람은 술에도 취하고, 차에.. 놀자, 책이랑 200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