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15

하얼빈 / 김 훈

장편소설 은 안중근에 대한 김훈의 기록이다. 작가는 를 제목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안중근의 가족과 이토 히로부미와 안중근이 하얼빈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풍경에 방점을 찍으려했던 것이다. 출판사에서 정한 '하얼빈'은 불친절하지만 열린 제목이다. 새로운 점은 인간 안중근과 이토의 공통점이 있다는 거다. 동양평화론에 대한 생각과 인간에 대한 예의? 이런게 이토 히로부미에게도 있었다는 거다. 천주교 신자로서의 안중근과 당시 프랑스 신부의 처신이 세세하다. 거사 후 우리 조정에서의 대처도 참으로 한심하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낙후된 게 정치다. 대하소설이 되어야 할 소재를 짧게 뭉치려니 아쉬움이 크다. 이 책에서도 김훈은 소설이 감당하지 못했던 일들을 에 적어두었다. 1993년 김수환 추기경이 안중근 추모 미사를..

놀자, 책이랑 2022.08.31

마을버스 - 청도 2박

9시 30분 죽전에서 은수와 합류했다. 9명 출발 청도에 3인과 전주에서 온 1인 모두 13명이다. 경산 사는 이경희 선생님의 초대로 이번 청도 숙소는 역대 최고다. 소소한 준비부터 유적지의 역사적 배경 설명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다. 청도 하늘, 날씨도 좋고~~ 마을을 지키는 나무~~ 수수백년 됨직하다. '지구를 지키자' ㅋㅋ 가장 어설픈 나 융드립 커피도 마시고 2일차 . 육회비빔밥을 먹고, 작은 마을에 큰 규모의 카페가 즐비하다. 밤에는 모텔과 함께 불야성~ . 카페에서 망중한도 즐기고 일제때 기차가 다니던 곳인데 지금 감 와인 저장고이며 시음장이다 마을을 돌며 대문이 없는 집에서 만났는데 이것이 수세미인지, 콩인지... 요상한 나무다. 슬픈 소싸움, 9경기 소들은 싸울 의지가 없어, 나오자마자 0.6..

낯선 길에서 2022.08.29

눈물 한 방울 / 이어령

이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이어령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육필원고를 묶었다. '낙서'라고 하셨지만 낙서가 아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탐구심 많은 석학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나 읽는 이에게 눈물 한 방울을 기어이 쏟게 만든다. 죽음만큼 엄정한 건 없다. ​ 컴퓨터 7대를 두고 글을 쓰던 이어령 선생님은 더 이상 더블클릭을 할 수 없어 펜으로 글을 썼다. 읽고 쓰는 일만이 존재 확인의 시간인 것이다. ​ ​ ​ * 꿈은 꾸다에서 나온 말 ​ 꿈은 미래에 대한 빚이다.돈도 꾼다고 하기 때문이다. 꿈을 많이 꿀수록 그에 대한 부채도 늘어난다. 죽을 때까지 갚을 수 없는 빚, 꿈은 죽은 뒤에도 남는다. 유언이 그렇지 않은가? 뒤에 오는 사람들이 꿈을 상속한다. 우리는 태어나던 때부터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이다. ​..

놀자, 책이랑 2022.08.25

태경 생일

토욜, 중2 태경 생일을 당겨서 했다. 7월 22일, 그 옛날 시카고에서 태변이 폐에 들어간 태경이는 소아전용 응급실에 들어가 있고, 어미인 승진이는 에어컨이 빵빵나오는 병실에서 눈물지으며 오렌지 쥬스를 마셨다고 했다.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해야하는데... 얼마나 황당한 시간을 보냈는지. 아무것도 아닌 걸로 그 고생을 한 게 어이없다. 그때 간절하게 기도하던 마음을 떠올리면 지금 지 엄마한테 반항하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다. 잘 먹고 거의 180 되는 키에 몸무게도 든든하다. 중2가 지랄맞아 북한에서도 못 내려온다는 농이 있지만, 벌써 중2 시간도 절반 넘어 지나가고 있다. 태경이 무던하게 잘 크길 다시 간절히 빈다. 대표사진 삭제 사진 편집 작게작게문서 너비문서 너비옆트임옆트임 삭제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

다시, 수종사

10시에 수내동에서 수필반 새 인연 3인과 5인이 만났다. 아침에 수제 티라미슈와 커피를 마시며 바로 행복한 출발~~ 남샘은 솜씨가 좋다. ​ ​ 첫번째로 수종사, 날씨도 좋고 운전도 잘 해서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왔다. 예전엔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서 아래서 부터 걸어올라온 기억이 있다. ​ ​ 찻방은 문이 잠겨있다. 녹음이 아닌 독경소리가 낭낭하다. ​ ​ ​ 멀리 4개 다리 설명을 듣는다. ​ ​ ​ ​ 5백년을 살고 있는 상처투성이 은행나무 ​ ​ ​ 맛있는 매운탕집으로~~ ​ ​ ​ ​ 충분히 맛있다. ​ ​ ​ 배 불리고 V10 이라는 풀빌라 펜션에서 차마시며 정취에 젖어 보고. 이 바로 아래, 신천지 교주 이만희 집이 보인다. 멀리 다리 건너 '어거스트 청평'도 있을 게고. ​ ​ ​ ​ ​ 두..

낯선 길에서 2022.08.23

5초의 법칙 / 멜 로빈스

심리학으로 전하는 자기개발서다. 변화를 선택하는 힘을 부추긴다. 마음에 동요가 일면 바로 ' 5- 4- 3- 2- 1' 카운트를 하며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많은 경험과 실예를 소개한다. 내 시간은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갔지만.... TED 에 대해 알아보기로 맘 먹었다. 사실 나는 거꾸로 5를 셀 것도 없이 즉시 시행하고 살지 않았는가.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 내가 오랜 시간을 두고 배운 것은 두 가지다. 마음을 먹었을 때 두려움은 줄어들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 두려움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 로자 파크스 사소하지만 중요한 점이다. 로자 파크스는 주저하거나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 아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는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않잖아'라고 말하는 본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

놀자, 책이랑 2022.08.21

김농부님 아그들과 옥시구

김농부의 농장은 수로를 잘 정비해 둬서 비 피해가 없다. 새들 극성으로 사과나무 몇은 망을 쒸어놓았다. 올해 대추는 부실하다. 종종 맺혀야 하는데, 저리 듬성하니 대추 먹기는 틀렸다. 체리자두는 앉아서 받아 먹었는데... 상태가 안좋다. 내년엔 잘려질지도.... ㅠㅠ 김농부는 맛없는 과일나무는 제깍 없앤다. 조롱조롱 맺힌 자두는 덜 익었다. 농장에 제일 많은 복숭아 나무 아기사과나무, 아직 덜 익었는데........ 모르고 많이 땄다. 예전보다 수확이 부실하다. 농부가 아무리 부지런해도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결실이 실하다. 오이, 가지, 풋고추, 사과 .... 한아름 가져왔다. 복숭아는 요렇게 얌전히 담아준다. 집에 오니 둔내 혜민씨가 옥수수를 한 상자 보내왔다. 윗집에서 농사지은 거라며... 이런 복이..

대장님과 월하5작

2019년 말경, 여행을 이끌던 대장님의 네번째 암은 간암이었다. 3개월 생존기간을 넘기고 지금까지 건재하다. 몸무게는 조금 가벼워지고 머리도 빠졌지만 맑은 피부에 눈빛도 좋다. 지난 주에 만난 듯 다시 여행팀이 된듯 즐거웠다. 그때 예약 해놓았던, 페로제도와 아이슬랜드는 요원해졌지만, 10월경 국내 여행을 계획해 보기로 했다. 월하의 5인도 술 사랑이 줄었다. 넷이 소주 2병과 테라 4병으로 그쳤다. ​ ​ '물고기자리'라는 이름이 멋진 집이다. 메뉴 선택권이 없고 주방장이 주는대로 먹는 거다. 회 킬러인 경화씨가 좋다니 좋은 거다. 혼술하기도 좋은 장소다. 예약 안하면 못먹는 게 흠이라면 흠. ​ ​ ​ ​ 일주일 만에 봐도 1년만에 봐도 같은 마음인, 고맙고 귀한 인연들~~ 어느덧 1인 빼고 다 함..

저문 별도원(別刀原)에서 / 고은

저문 별도원(別刀原)에서 고은 이 유월의 유동나무 잎새로써 그대 금도(襟度)는 넓고 유연하여라 저문 들에는 노을이 단명(短命)하게 떠나가야 한다 산을 바라보면 며칠째 바라본 듯 하고 나만 저 세상의 일을 알고 있는 양 벌써 조천(朝天)거리 들쥐 놈들은 바쁘고 낮은 담 기슭에 상치는 쇠어간다 제 모가지를 달래면서 소와 말들이 돌아가서 차라리 마주수(馬珠樹) 꽃을 싫어하며 빈 새김질을 하리라 이제 저문 어린애 제 울음을 그친 쪽으로 나에게는 하나이던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이어서 저 조천(朝天) 세화(細花) 께 하현(下弦)달 하나만이라도 밤 이슥하게 떠올라 나를 자주자주 늙게 하거라

시 - 필사 2022.08.18

에콰도르 미완성 교향곡 / 박계화

박계화 선생님은 오래 전 산귀래문학상 행사장에서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모습을 처음 봤다. 난 멀리서... 박수만 쳤다. 지금까지 가까이서 뵌 적은 없다. 최근 페북에서 활동을 보며 감탄, 감탄하고 있었다. 41년 6개월 교직생활을 마치고, 코이카 봉사단으로 간 에콰도르에서 음악교사를 하며 겪은 이야기다. 후반기 인생의 기록이 곁에서 이야기 듣는 듯 자분자분 소상히 펼쳐있다. 지극하고 열렬한 마음은 어디서도 통하지만 애타는 순간도 많이 겪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중단되었지만, 그간의 이야기로 공무원연금 수필문학상을 타며, 또 봉사가 이어지고 있다. 흉내내기도 어려운 여정에 경의를 보낸다. 박계화 선생님은 언제까지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야말로 삶 자체가 명품이다. ​ ​ ​ '나를 필요로 한다...

놀자, 책이랑 202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