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17년 차 이영희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묵은지처럼 깊은 맛이 있다. 오래 전 이지의 『분서』 원문으로 필사했다는 말을 듣고 예사롭지 않았다. 오랜 시간 다졌지만 가뿐하게 정리했다. 솔직 발랄도 하다. 이영희씨에 대한 기억은 유쾌, 통쾌한 유머가 압권이다. 표지그림도 직접 그렸다. 화려한 모습 이면의 수줍은 내면이 얼비친다. 겸손이 지나쳐 자주 숨는다. 이제 다 아팠으니, 앞으로는 훨훨 날개 펼치길 바란다. 박수보낸다. 책을 펴내며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이 남긴 유명한 말, "당신이 읽고 싶은 글이 있는데 아직 쓰인 게 없다면 당신이 써야 한다." 그녀는 세상의 부조리와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을 향해 예리하며 절박한 목소리를 내고 싶기에 저만큼의 단단한 각오를 다졌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