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고 성실한 인상, 몇 번 만난 노혜숙 작가의 느낌이다. 포토에세이는 일단 사물을 대하는 남다른 시선과 감각이 필요할 듯하다. 정물화, 풍경화 같은 사진은 서정을 바탕으로 하고, 비구상으로 다가오는 사진은 상상력을 이끈다. 꾸준히, 치밀하게 잘 쓰는 작가의 내공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풍경과 나란히 놓인 짧은 글에 긴 숨이 따라온다. 찬찬히 음미하며 '쓸모없음의 쓸모'에 '스미'며 오래 '뒤척'일 것 같다. '그늘이 그늘의 손을 잡'을 때까지. 프롤로그 처처가 안갯속이었다. 사는 게 원래 그런 것임을 늦게야 알았다. 안갯속 헤치고 여기까지 왔다. 많은 궤적들이 그늘에 닿아 있다. 그 언저리에서 볕을 품고 싶었던 안간힘, 그 편린들을 사진과 짧은 글로 엮는다. 변변찮은 다짐들이 많을 것이다. 그대로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