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시력詩歷의 김명리 시인이 그동안 써놓은 산문을 모았다. '적막이 대들보이고 풀과 꽃과 나무가 서까래인 산골집에서 겨울 고라니에게는 풋것을, 청설모와 다람쥐와 새들에게는 알곡을, 길고양이들에게는 잠자리와 사료와 비린 것을 내어주며 산다.' 이 산골에서 생명은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 산골뿐 아니라 9장의 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디서건 작고 여린 생명들의 이름을 부르며 인간과 같은 위치에 둔다. 카트만두, 포카라, 페와호수, 마차푸차레, 파슈파티나트 사원 ... 2006년, 내가 걸었던 곳을 그리며 가슴이 울렁거렸다. 2부 죽음을 맞는 과정이 극진하여 삶의 누추를 벗는다.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이 연민으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에 경애심이 든다. 단정한 매무새가 그려지는 맑은 영혼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