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 32

갸륵하군 - 태경 어록

주방 창틀에 올려놓고 보던 선인장, 유소장님이 허브와 함께 준건데 저 위에 동그란 노란것이 있었다. 열린 창문의 바람때문에 두어 번 쓰러지더니 노란 꽃 같은것이 떨어지고.. 시들시들 돌아가신 줄 았았다. 베란다 구석에서 저 혼자 또 다른 모양으로 숨을 쉬고 있다. 어떤 모양이건 숨탄 것의 숨쉬기는 숭고하다. 코로나 4단계는 그 숨쉬기를 조여온다. 사람과 소통하는 걸 멈춰야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오래전, 어머니 요양원에 계실때 태경이가 그곳 원장님과 이야기를 잘 했다. "뭔 수다야~ " 지 엄마의 지청구에 "쓸데없는 말을 해야 친해지지~" 하던 말이 떠오른다. 그 쓸데없는 말을 많이해도 맘이 편한 사람들과의 소통이 마렵다. 저 상처투성이 선인장도 햇살과 바람과 소통하며 숨을 쉬고 있는 게다.

나는 아마추어다 / 강정주

강정주 작가의 네 번째 수필집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23년 교직을 접고, 여행을 많이 하고, 탄천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참 다복하고 평안한 삶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 없는 수필집, 아, 함께 산행하던 친구가 실족사를 한 것이 아픈 이야기다. 그 친구를 찔레꽃으로 그린다. 친구들과의 해외여행담, 음악에 대한 깊은 사유. 빙긋 웃음지어지는 일상이다. 아마추어란 말이 라틴어의 '아마레(amare=to love)'에서 유래했단다. 그러니까 자신의 일을 밥벌이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랑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며 성장해가야 한다는. 자유롭고 풍요롭게 잘 살아온 기록이다. 연신 끄덕이며 단숨에 읽었다. 작가와 일면식 없는데 이웃같이 느껴진다. * 먹는다는 것 런던에 있을..

놀자, 책이랑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