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주 작가의 네 번째 수필집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23년 교직을 접고, 여행을 많이 하고, 탄천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참 다복하고 평안한 삶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 없는 수필집, 아, 함께 산행하던 친구가 실족사를 한 것이 아픈 이야기다.
그 친구를 찔레꽃으로 그린다. 친구들과의 해외여행담, 음악에 대한 깊은 사유. 빙긋 웃음지어지는 일상이다.
아마추어란 말이 라틴어의 '아마레(amare=to love)'에서 유래했단다. 그러니까 자신의 일을 밥벌이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랑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며 성장해가야 한다는.
자유롭고 풍요롭게 잘 살아온 기록이다. 연신 끄덕이며 단숨에 읽었다. 작가와 일면식 없는데 이웃같이 느껴진다.
* 먹는다는 것
런던에 있을 때 해롯백화점 길 건너에 있던 레바논식당이 기억에 남는다. 요리법과 소스가 다르니 맛도 새로워서 좋았다. 젊은 시절 좋아했던 작가 칼릴 지브란의 나라라는 이유만으로 더 정이 갔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예술성이 마음을 울리던 그런 한 때가 있었는데... .
그대들 대지의 향기로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그대들 먹기 위해 죽이지 않으면 안 되고,
갈증을 풀기 위해 어미 젖을 갓 태어난 새끼에게서
빼앗지 않을 수 없으나,
그것은 예배를 위한 행동이 되게 하라.
먹는다는 것, 그것이 예배가 되게 하라던 칼린 지브란의 오래된 경구가 내 튀통수를 툭 치고 있다.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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