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17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김영민

좀 매력없는 제목이다. 김영민이라는 이름을 보고 산 책인데 지난번 읽은 의 저자와 동명이인이다. 정치적 동물의 길과 인간의 길이 어떻게 나란히 가는지, 어떤 거리를 두고 서로 얽히는지에 대해 다소 시니컬한 어투다. 영화와 코미디는 좋은 자료다. 정치의 민얼굴을 들이밀어도 거북하지 않다. 적절한 명화와 사진이 이해를 돕는다. ​ ​ * 조용히 은거하면서 자기 삶을 안위와 쾌락만 도모하다가 일생을 마치는 일은 얼마나 유혹적인가. 그러나 폴리스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아테네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탈한 사람이라고 존경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 (29쪽) ​ * 무릇 천하의 재앙 중에서 담백하게 욕심이 없..

놀자, 책이랑 2023.07.13

비오는 날

가을호에 원고 세 편을 써야한다. 한동안 청탁을 거절했는데... 미뤄둔 것들이 코 앞에 닥쳤다. 책을 읽다 뒤척거리다... 끙끙대다가 수수백년만에 낮잠을 잤다. 비오는 날 낮잠이 잘 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기압이 낮고 어두운 탓이겠지. ​ 비몽사몽 비옷을 입고 탄천을 나왔다. 출입을 막고 있다. ​ 아쉬운대로 윗쪽 길을 걸었다. ​ 놀이터에 가서 맨발로 철벅거리니 기분이 좋다. ​ 빗속에서 재생0 좋아요0 빗속에서 ​ 김농부가 농사지은 호박, 깻잎, 풋고추로 부침개를 하고. 냉장고에 막걸리도 있는데 당기지 않는다. 감자도 찌고, 신맛이 상큼한 자두 - 오늘 이른 저녁. ​ ​

번개 / 월하오작

토욜 행사 후에 분당수필 팀은 야탑 '해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주 맛났다는... 후문을 들었다. 월욜에 당장 번개를 쳤다. 월하오작, 이제 달빛 아래 술 마시는 건 연례행사가 되었고, 해 아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 ​ ​ 식당 입구에 그림들이 멋지다. 이 그림으로 명함을 만들었다. ​ ​ 11시 30분에 모두 모였다. 일찍 오니 한가롭다. 일찍 온 소현씨와 경화씨~ 또 반갑다. ​ ​ ​ ​ ​ 조촐한 밥상, 코다리찜은 사진에 없지만 부드러웠다. 가격도 착하다. ​ ​ ​ 점심을 먹고 율동공원 '페리89'로 이동, 이곳은 유일하게 널널하고 한가로운 카페다. 이래서 영업이 될까 했더니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 ​ ​ 재남씨에게 공주 양말 선물도 받고 ​ 살아낸 날보다 갈 날이 ..

성남문학축전 제10회

10년이라니, 첫 해 생각이 난다. 겨울 한 복판에 어리버리한 내가 사회를 보면서 후다닥 지나갔다. 10년, 20년, 이런 큰 매듭 앞에서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제 뒤에서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격려하고 칭찬하고 박수보내는 일만 하면 되니 얼마나 가벼운가. 축제니 열린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면 되니 고. 맙. 다. ​ ​ 11시경 도착해보니 벌써 준비를 하고 있다. 정전 70 주년을 기념하는 70자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 ​ 1시부터 식전행사. 관객이 집중하지 않는 곳에서 노래하는 게 미안스럽다. 확 당기는 노래가 나오니 더욱 ~ 미안하다. 이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가능한 것이다. ​ ​ 풍경소리 통기타 연주와 노래 ​ 풍경소리 재생1 좋아요0 00:0000:19 풍경소리 ​ ​..

서울둘레길 10 (7-1)

비 예보가 있지만 8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판교역에서 신분당선 합류, 두 번 환승해서 가양역에 도착. 가양대교를 걸어서 건너는게 오늘의 하이라이트? 91세 김관두 선생님은 여기까지가 오늘의 목표다. ​ 다리 한 가운데서는 좀 흔들리는 느낌도 받았다. ​ ​ ​ 천천히 잘 걸으셨다. ​ ​ ​ ​ 가양대교를 건너고 단체사진 ​ ​ ​ 메타세콰이어길 ​ ​ ​ ​ ​ ​ ​ ​ ​ ​ ​ ​ ​ ​ ​ 오래전에 시반에서 소풍왔던 곳이다. 저 평상에 앉아 합평도 하고 밥 먹고... ​ ​ ​ ​ ​ 이 후에는 예보대로 비가 내렸다. 얌전하게 조금씩 와서 내 비옷은 잠시 입었다 벗었다. 오는길에 약수역에 내려 막국수와 만두, 막걸리를 마시고 헤어졌다. 서울둘레길 걸으며 지하철을 정말 많이 탄다. 온갖 노선을 ..

낯선 길에서 2023.07.04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 1,2 / 이민진

책을 읽다가 약속을 잊은 건 처음이다. 수욜, 수업 후 읽고 있던 책이 궁금해서 점심을 안 먹고 달려왔다. 푹 빠져서 읽다가 저녁 8시에 하는 성당 독서모임을 잊었다. 이민진의 두 번째 작품 에 큰 박수를 보냈다. 거꾸로 읽은 첫 작품에도 코를 박았다. 세 번째 작품을 기다린다. ​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그의 호칭에서 그가 쓴 소설의 방향이 보인다. '한국인 디아스포라 3부작' 첫 편이다. 미국 이민자로서 겪는 청춘의 열정과 방황, 치열한 삶을 그렸다. 2001년 9월 11일, 9.11 사건을 보면서 소설의 주인공을 그때 희생당한 한국계 미국인 '케이시'의 동생에게 "언니는 한 치의 후회도 없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행과 쇼핑을 좋아하고 단편소설과 시를 썼다는 '케이시 한'에게 영감을 받았다...

놀자, 책이랑 2023.07.02

불금,

대녀 부부와 오래 전에 잡은 약속이다. 나도 한 잔하라고 우리집으로 픽업을 왔다. 정자동 고기집이다. 이곳이 대녀 남편의 '나와바리'란다. '신서방', 대녀 남편이 이렇게 불러달라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형과 누나라고 부르겠다고... 단번에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 살갑게 다가온다. 신서방은 남편보다 10년 젊다. ​ 소맥 두 잔을 돌린 후 소주를 네 병 마셨다. 고기를 구워주는 젊은이가 아주 친절하다. 앳된 얼굴인데 44살에 아이가 둘인 사장이라고 한다. 등 두드려주고 싶은 청춘이다. 아이가 둘이니 애국자고, 열심히 일하니 장하다고 한참 칭찬을 해주었다. 남편이 말이 많은 걸 보니 좀 취했고, 난 여전히 비경제적이다. ​ 맛있는 거 한 가지만 먹자는 대녀와 골고루 다 먹어보자는 신서방. 신선방 승으로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