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16

미용실 잡지

두어 달에 한 번 가는 미용실이다. 펌을 하는 동안 잡지를 훝었다. 그 옛날에 두툼한 '여성시대' '우먼센스'이런 잡지들의 판형이 날렵하게 바뀌었다. 여전히 그림으로 봐야하는 패션과 미용 정보가 주를 이루지만 그 중 눈에 들어오는 반가운 기사를 만났다. ​ ​ ​ 이런 잡지에서 신형철을 소개하는 시대가 된 거다. 를 소개하면서 그의 근항을 전한다. 빙긋 웃음이 나온다. ​ ​ ​ 이런 읽을만한 기사도 반갑다. ​ ​ ​ 행동하는 MZ세대의 소식에 희망을 품어본다. 펌을 하고 기다리는 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휴대폰을 깊이 넣어두길 잘했다. ​ ​ ​ 나를 담당한 29살 현우 선생은 지난 번부터 정장을 한다. 흰 드레스셔츠에 검정 정장이 잘 어울렸다. 프로의 자세라고 칭찬해주었는데, 오늘은 회색 잔체크 ..

놀자, 책이랑 2022.12.13

린파인아트겔러리 / 양평

오랜만에 3인이 10시에 만나서 양평 린 겔러리에 갔다. 그림과 탁자가 새로워 더 산뜻해졌다. ​ ​ ​ ​ ​ ​ ​ ​ 직접 만든 바질페스토에 바로 구운 빵까지~ ​ 새로운 작품이 많아서 눈이 혹했다. ​ ​ ​ 우리집으로 모셔온 십자가. 내가 골랐는데 계산은 천사가. 그럼에도 내 몫의 십자가는 내가 지는 것으로. ​ ​ ​ 실컷 먹고 이야기하고... 달려와서 우리 집에서 잘 익은 언니 김치랑 밥을 반공기씩 먹었다. ㅋㅋ ​ ​ ​ 유리병에서 잘 자라는 허브를 보고 감탄하니가 이렇게 나눠줬다. 얘들아 잘 자라다오.

낯선 길에서 2022.12.12

네잎클로버 초토화

다음씨에게 선물받은 네잎클로버가 무성해서 두 친구에게 분양을 했었다. 그리고 내 화분이 비실비실해져서 친구가 잘 키워서 무성한 모습으로 또 내게 왔다. ​ ​ ​ 베란다에 밖으로 내 놓은 네잎클로버 잎을 새가 와서 몽땅 먹어치웠다. 남편이 새가 어찌나 잘 먹는지 좋은 구경을 했다고 한다. 땅콩새라나 ~~ 그가 붙여준 이름이다. 이런~~~ 찬바람 나고 먹이가 없어서 그랬나. 연한 잎이 맛나서 그랬나... 내참 ​

양평 1박 - 시인회의

시인회의 10인이 뭉쳤다. 완전 겨울 날씨에 몇 만 산책을 하고, 뜨듯한 객실에서 딩굴딩굴~ 시인들이 하는 말, 시시한 시보다 신나게 노는 게 시답다고. ㅋ ​ ​ 4층 객실에서 내려다 본 풍경 ​ 문어 숙회. 대방어회, 도토리묵, 호박죽, 세 집의 김장 김치... 와인, 치즈, 강냉이, 곶감, 알배추... 과일... 내내 먹고, 먹고~~. 또 먹고~~ 모두 살림 고수다. 12시경 잠깐 자다가 2시경 깨어서 축구를 봤다. 6시까지. 브라질과 4:1. 한 골 넣은 것을 봐서~ 그나마 위로. 대한민국 애썼다. 월드컵때마다 현장에 가는 친구 가족이 혹시 화면에 보일까해서 열심히 봤다. 두 딸이 열혈 축구팬이다. 난 스포츠에 빠져지지가 않는다. 마음 졸이는 게 싫다. 다치는 것도 맘 아프고. 다친 몸으로 뛰는 ..

낯선 길에서 2022.12.06

군산 - 고창 / 미당시문학관

수욜, 수필반 식구들과 하루 나들이를 꽉차게 했다. 15명이 버스 대절을 했다. 8시 출발 ~ 12시간 동안 멀리 달려갔다 왔다. ​ 10시 반 정도에 군산 도착해서 일제강점기때 곡식을 나르던 경암동 철길을 걸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손이 곱았다. 올해 첫 겨울 느낌이다. 군산은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도시라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넘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때 계획도시였다는 거다. ​ ​ ​ ​ ​ 영화 한 편이 이렇게 사람을 불러모은다. 한석규, 심은하의 풋풋하고 애틋한 모습이 떠오른다. ​ ​ ​ ​ ​ ​ ​ ​ ​ 근사한 점심으로 군산 온 값을 다 했다고도 했다. 회와 홍어, 생선구이, 매운탕까지.. 끝없이 나와서 다 못먹었다. 소독이라며 소주도 한잔하고~ ​ ​ 무거워진 몸으로 선유도~~ 이제 ..

낯선 길에서 2022.12.04

불경스러운 언어 / 이은희

반가운 이름들을 만났다. 이덕무, 유득공, 이태준, 정민, 이옥, 김려, 심노승... 불경스러운 문장을 남긴 어른들이다. 우리는 그 불경스러운 문장을 기꺼이 품고 뜨거워진다. 목차만 봐도 반갑다. '기갈이 들린 사람처럼' 고전을 찾아 읽었다니 기대된다. ​ 목차를 앞에 두고 따악, 87세 고모부님의 필사본이라니, 어찌 감동하지 않겠는가. 감동을 넘어 눈물이 날 것 같다. 이은희 작가의 남다른 자부심과 긍지의 연원을 엿본다. ​ ​ ​ * 차를 매개로 선인의 견고한 인연이 아름답다. 추사와 초의는 경전의 말씀대로 '땅과 같은 벗'이다. 참으로 '곡식과 재물을 나누어주고 보호하여 은혜가 두터워지고 박함이 없는 벗'이다. 인공지능이 휘젓는 세상이 도래해도 인간의 순수한 마음을 따라가진 못한다. 차는 소통과 공..

놀자, 책이랑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