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미용실 잡지

칠부능선 2022. 12. 13. 22:25

두어 달에 한 번 가는 미용실이다.

펌을 하는 동안 잡지를 훝었다. 그 옛날에 두툼한 '여성시대' '우먼센스'이런 잡지들의 판형이 날렵하게 바뀌었다.

여전히 그림으로 봐야하는 패션과 미용 정보가 주를 이루지만 그 중 눈에 들어오는 반가운 기사를 만났다.

이런 잡지에서 신형철을 소개하는 시대가 된 거다.

<인생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그의 근항을 전한다. 빙긋 웃음이 나온다.

이런 읽을만한 기사도 반갑다.

행동하는 MZ세대의 소식에 희망을 품어본다.

펌을 하고 기다리는 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휴대폰을 깊이 넣어두길 잘했다.

나를 담당한 29살 현우 선생은 지난 번부터 정장을 한다. 흰 드레스셔츠에 검정 정장이 잘 어울렸다.

프로의 자세라고 칭찬해주었는데, 오늘은 회색 잔체크 정장에 넥타이까지 맸다. 서른이 가까우니 앞으로 타이까지 매겠다고 한다.

그의 포부는 빌딩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지하에는 좋아하는 노래방, 1층은 좋아하는 고깃집, 2층은 미용실을 두는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꿈은 더 가까이 다가오는 법, 기껏 해준 말이 고기 먹을 때 야채도 같이 먹으라고...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 얘기는 안 했다. 나를 보면 할머니 생각이 나서인지 매번 야탑에 사신다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시를 한 편 쓰기도 했다.

 어쨌거나 마음가짐이 성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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