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무 약속이 없는 월욜이다.
남편이 미루던 정형외과 방문을 함께 가자고 해서 나섰다.
첫 병원 방문은 함께 가고 싶다나, 아기처럼 말했지만 실은 혼자 다 했다. 난 주차하느라 늦게 올라갔더니 이미 기록지에 다 쓰고 있었고, 기다리는 동안 윗층에 있는 내과에 가서 약을 타는 예약을 하라고 한다.
내과에 올라온 김에 나도 약 탈 때가 되어 심 선생을 만났다.
내 당화혈당수치가 3개월 전 6.4에서 6.2가 되었다고 반가워한다.
골밀도 검사도 하란다. 고무줄 바지를 갈아입고 누웠다. 허리부분부터 기계가 단층으로 찍어내려간다. 쓱쓲쓰쓱 잔잔한 소음이 내 몸을 토막토막 찍고 있다는 거지. 발목까지 이르러 일어났다. 색상으로 구분되는 그것이 참 신기하다.
심 선생은 또 활짝 웃으며 골다공증이 정상수치가 되었단다. 발목부분에 수치가 떨어졌다해서 1년 동안 약을 먹었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귀찮은 일이었는데... 다행이다.
남편은 새로 간 정형외과에 만족하며 벌써 허리가 가벼워졌다나... 큰 주사를 7대나 맞았다는데. 본인이 만족하니 다행이다. 어서 거뜬해지길.
뿌듯한 병원행을 마치고 친구 만나러 나가는 남편을 버스정류장에 내려주고,
혼자 점심을 먹고 2시 캘리반에 갔다. 매주 월욜이라 몇 번을 빠지고 가니 어리어리~ 젊은 신입생도 들어왔다. 내가 3개월 지났다고 중급반이란다. ㅋ 고급반 회원이 간식으로 과자도 나누어준다.
살금살금 수채화 꽃그림을 그리고 조심조심 붓글씨를 쓰는데........ 역시 내 취향에 안 맞는다.
이걸 잘 이겨내면 좀 차분한 '여자여자'가 살아나려나.
끝나고 바로 4시 국선도.
이건 좋다. 완전 실버운동이니 맘이 편하다. 깊은 호흡과 느긋한 스트레칭이 내게 맞는다. 살짝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젠 이 속도에 맞추며 살아야 한다.
운동 중에 계속 진동이 온다. ..... 죄송한 일이다.
절친 둘이 나를 추천해서 ㅇ계간지의 좋은수필 문학상 심사를 하라고 했는데 사양했다. 처음 들었을때는 여럿이 심사하는 줄 알고 가볍게 끄덕였는데, 나 혼자 응모한 책을 여러 권 읽고 한 권을 선정해야 하는 막중한 일이다. 뒤늦게 주제 파악이 되어 정중히 사양했는데 두 사람에게 미안한 일이 되어버렸다.
어쨌거나 나는 분수에 넘는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
미안한 건 잠깐이고 부끄러운 건 오래 간다.
두 사람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다행이다. 다행... 행운이 많을 징후로 해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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