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봄나물밥 잔치 / 곤지암도자공원

칠부능선 2024. 4. 24. 16:38

오래된 시우들과 만났다.

윤시인은 그 오래 전부터도 자연백과사전이었다. 자연에 관해 모르는 게 없는 박사다.

허정분 시인은 너른고을 문인들의 대모다. 이번에 나온 시집 <그곳에 그리움이 있었다>를 다 읽었는데 아직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오래 전 3인의 만남 이후 얼마만인가.

허 시인이 나물밥을 해 와서 곤지암도자공원에서 만났다.

글로만 알던 박경분 시인도 함께 왔다. 심 선생과 윤 선생 모두 다섯이 자리를 펴고 앉았다.

세상에나~~ 나물밥을 솥 째 가져왔다.

봄나물이 보약이라는데... 참나물과 두릅나물, 돈나물물김치와 열무김치. 가시오갈피 장아찌...

오이나무 꽃을 곁들여 꽃밥과 꽃나물까지. 오이나무라니... 처음 봤다. 꽃맛이 순하다.

커피와 후식까지 완전 포식을 했다.

 

밥을 잔뜩 먹고 도자공원 한바퀴를 돌았다. 생태실습장이다.

붉나무, 산초나무, 희귀종이라는 솜나물

 
 

국수나물, 이 줄기를 먹으면 갈증이 가신다고 한다. 맛을 보니 촉촉하고 향긋하다.

모과나무는 자라면서 묵은 껍질은 탁탁 떨어뜨린다고 한다. 저 얼룩진 몸피로 모과나무를 알아본다.

윤 시인은 그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언젠가는 지렁이 우는 소리도 듣는다고 했다.

오래 전 내 오포 작업실에서 시공부를 할 때, 새소리를 들으며 새 이름과 습성을 줄줄이 알려주던 생각이 난다.

'차마루'에서 레몬에이드를 마시고, 수제 견과강정.

헤어져 오는길에 '서행구간'에 들렀다.

오랜만에 갔는데 더욱 깔끔하고 정리된 느낌이다. 황대표와 아들이 책방을 지키고 있다.

군대가서 첫 면회온 모습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대한지 2년이 되었단다.

황대표의 여전한 행보가 놀랍다.

초, 중, 고 학생들과 부모교육, 부부문제 상담까지 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한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나라가 건강해진다는 거, 모두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일을 퇴촌, 동네책방에서 사람들이 모여 움직이고 있다.

동네책방의 정부지원금이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돈을 바라보면 못할 일이지만 어찌어찌 돌아가는 게 감사하다고 한다.

지난번 강의때 만났던 27세 지수씨도 여전히 이곳에 다니며 2층에 공방을 차려 스테인그라스를 강습하고 있단다. 그는 승마장에서의 일을 그만두고, 취미로 승마를 한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모여 새로운 꿈을 꾸며 차근차근 움직이니 믿음직스럽다. 가깝다면 우리 태경, 시경도 보내고 싶다. 방학부터 시작할 '숨비학교'도 기대된다.

윤 시인의 나물과 허정분 시인에게 받아온 선물.

이것으로 저녁에 또 나물밥을 먹었는데..... 남편도 귀한 걸, 하면서 맛나게 잘 먹었다.

오늘도 꽉차게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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