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잡은 약속이다. 정화신 선배님이 오래 감기를 앓고, 다음씨는 긴 여행을 여러번 다녀왔다.
선배님은 나랑 다음씨가 똑 닮았다고 한다. 나는 선배님과 다음씨가 똑 닮은꼴로 느껴진다.
성당봉사로 30년을 산 다음씨, 지금도 대부분 시간을 봉사에 할애한다. 내가 아는 지상의 천사다.
정 선배님은 조용한 카리스마, 다정한 글도 귀감이다.
서판교 '세렌' 에서 오~랜만에 내가 밥을 샀다. 도무지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 모임이다.
다음씨가 내게 천진스런 얼굴로 묻는다.
"선배님은 다른 사람 흉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싫은 사람이 그렇게 없어요?"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왜 없겠는가.
내 귀한 시간에 그들을 언급하기조차 아까운 거다. 이리 좋은 사람도 자주 못 만나는데.
12시경 가서 브레이크타임까지. 한 자리에서 밥먹고 차를 두 번 마시며 이야기 삼매에 빠졌다.
다음씨는 나를 꼭 픽업한다. 내가 따로 가도 되는데...
그리고 아래서 부르지 않고 꼭 집으로 올라와 인사를 한다. 정화신 선배님이야 대 선배님이니까 이해하지만 한 살 차이나는 내게까지 극진하다. 항상 심하게 친절하다. ^^
다음씨 닮은 꽃이다.
선배님이 건네신 선물
미국에 있는 친구분의 시집과 수십년동안 편집인으로 만들고 있는 '주부편지' 매월 2만부를 발행한다고 한다. 이 지속적인 봉사도 대단하시다.
친구의 시집에서 만난 '정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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