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요일 강의 네 번을 부탁받았다.
분주했던 금요일 아침을 한가롭게 지내니 이 한가로움이 더 고맙게 느껴진다.
지난 주에 끝난 구미행정복지센터의 '문학산책' 강의는 내게도 많은 배움의 시간이었다.
최연소가 75세인 그룹이어서 매우 조심스러웠다. 모두 삶의 스승님이 아닌가.
그러나 첫 강의를 끝내고 기우라는 걸 알았다.
그동안 많은 문학강의를 섭렵했고, 지금도 여러 곳에서 공부를 하고 계시는 분이 많다.
여전히 책을 읽고, 읽은 책에 대해서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펜데믹 동안에 두 분은 토지 20권을 읽고 토론을 했다고 한다. 절로 신이 나서 나도 많은 말을 하게 되었다. 계획에 없던 이야기까지 그냥 나왔다.
첫 주에는 <더수필> 편집회의가 있어서 부지런히 오고
두 번째 시간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오래 전에 수필반에서 만난 이**선배님을 만났다. 화들짝 반가웠다. 구미동 하면 떠오르는 선배님이었다. 지금은 성악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수업 후 식사하기로 하고...
강의실에 오니 이렇게 차려놓았다. 반장님이 집에서 커피잔을 들고 온 것이다. 이런... 황송함.
두 번째 시간부터 계속. 호사를 했다.
이** 선배님이 '아마다야'에서 점심을 사 주셨다. 오래 전에는 가끔 갔던 집인데 여전히 성업이다.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선배님은 여전하시다. 꽃 전문가라서 그런지 꽃다운 면모가 여전하시다. 그러면서도 작품 평에는 예리하시다.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뜨끔했다. 어설픈 저자보다 지성적인 독자가 많은 시대다.
반갑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세번 째 시간에 맨 뒷자리에 앉아서 질문도 잘 하던 분께 받은 필통이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작품이다. 안에 연필 한 자루와 볼펜 두 개가 들어있다. 감동이다.
마지막 시간에는 점심을 함께 했다.
근처 한정식집에서 거하게 먹으며 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분들의 열정이 나를 숙연하게 했다.
원래 선생인 이찬옥 소설가가 수술을 하고 회복되는 시간에 맡은 강의였다. 이 선생의 쾌유를 빌며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나름 보람된 시간이었다. 배운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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