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날, 윤희가 월차를 내고 왔다.
'올가정원'까지 슬렁슬렁 걸었다. 봉골레와 피자 한 판을 둘이 다 먹었다. 오랜만에 과식이다. 난 집에까지 못 담고 중간에 화장실을 들렀다. 다시 옛날 상태로 돌아간 것인지... 몸무게가 대책없이 느니 반가운 일이긴 하다.
윤희는 연신 쑥과 냉이를 발견하고 환호한다. 내 눈에 띄지도 않았는데 앉아서... 자세히 보니 쏭쏭 올라오고 있다.
집에 와서 네플릭스에서 <시>를 다시 봤다. 윤정희를 바라보니 가슴이 시리다. 시를 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왜 내가 부끄러운지... 맞아, 맞아 저런 분위기, 웃기지. 이런 말이 무방비로 나왔다.
덕분에 눈 호사, 입 호사를 하고 11311보를 거뜬히 걷고, 하루 잘 놀았다.
윤희가 가져온 히아신스, 이틀 지나니 옆에 수선화가 쑤욱 올라왔다.
닷새가 지나니 이렇게 히아신스가 쑤욱 올라온다.
무엇이건 가장 이쁜 순간이 있다.
봄기운은 저 핑크핑크를 보며 마음에 먼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