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59

비오는 날

가을호에 원고 세 편을 써야한다. 한동안 청탁을 거절했는데... 미뤄둔 것들이 코 앞에 닥쳤다. 책을 읽다 뒤척거리다... 끙끙대다가 수수백년만에 낮잠을 잤다. 비오는 날 낮잠이 잘 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기압이 낮고 어두운 탓이겠지. ​ 비몽사몽 비옷을 입고 탄천을 나왔다. 출입을 막고 있다. ​ 아쉬운대로 윗쪽 길을 걸었다. ​ 놀이터에 가서 맨발로 철벅거리니 기분이 좋다. ​ 빗속에서 재생0 좋아요0 빗속에서 ​ 김농부가 농사지은 호박, 깻잎, 풋고추로 부침개를 하고. 냉장고에 막걸리도 있는데 당기지 않는다. 감자도 찌고, 신맛이 상큼한 자두 - 오늘 이른 저녁. ​ ​

번개 / 월하오작

토욜 행사 후에 분당수필 팀은 야탑 '해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주 맛났다는... 후문을 들었다. 월욜에 당장 번개를 쳤다. 월하오작, 이제 달빛 아래 술 마시는 건 연례행사가 되었고, 해 아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 ​ ​ 식당 입구에 그림들이 멋지다. 이 그림으로 명함을 만들었다. ​ ​ 11시 30분에 모두 모였다. 일찍 오니 한가롭다. 일찍 온 소현씨와 경화씨~ 또 반갑다. ​ ​ ​ ​ ​ 조촐한 밥상, 코다리찜은 사진에 없지만 부드러웠다. 가격도 착하다. ​ ​ ​ 점심을 먹고 율동공원 '페리89'로 이동, 이곳은 유일하게 널널하고 한가로운 카페다. 이래서 영업이 될까 했더니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 ​ ​ 재남씨에게 공주 양말 선물도 받고 ​ 살아낸 날보다 갈 날이 ..

성남문학축전 제10회

10년이라니, 첫 해 생각이 난다. 겨울 한 복판에 어리버리한 내가 사회를 보면서 후다닥 지나갔다. 10년, 20년, 이런 큰 매듭 앞에서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제 뒤에서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격려하고 칭찬하고 박수보내는 일만 하면 되니 얼마나 가벼운가. 축제니 열린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면 되니 고. 맙. 다. ​ ​ 11시경 도착해보니 벌써 준비를 하고 있다. 정전 70 주년을 기념하는 70자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 ​ 1시부터 식전행사. 관객이 집중하지 않는 곳에서 노래하는 게 미안스럽다. 확 당기는 노래가 나오니 더욱 ~ 미안하다. 이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가능한 것이다. ​ ​ 풍경소리 통기타 연주와 노래 ​ 풍경소리 재생1 좋아요0 00:0000:19 풍경소리 ​ ​..

불금,

대녀 부부와 오래 전에 잡은 약속이다. 나도 한 잔하라고 우리집으로 픽업을 왔다. 정자동 고기집이다. 이곳이 대녀 남편의 '나와바리'란다. '신서방', 대녀 남편이 이렇게 불러달라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형과 누나라고 부르겠다고... 단번에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 살갑게 다가온다. 신서방은 남편보다 10년 젊다. ​ 소맥 두 잔을 돌린 후 소주를 네 병 마셨다. 고기를 구워주는 젊은이가 아주 친절하다. 앳된 얼굴인데 44살에 아이가 둘인 사장이라고 한다. 등 두드려주고 싶은 청춘이다. 아이가 둘이니 애국자고, 열심히 일하니 장하다고 한참 칭찬을 해주었다. 남편이 말이 많은 걸 보니 좀 취했고, 난 여전히 비경제적이다. ​ 맛있는 거 한 가지만 먹자는 대녀와 골고루 다 먹어보자는 신서방. 신선방 승으로 생..

순화동천... 외

비오는 목요일, 9시 40분에 백 샘이 픽업을 해주었다. 차가 많이 밀렸지만 11시 편집회의 맞춰 도착, 청색시대 출판기념 준비와... 많은 안건들.. 1시 30분까지 회의, 바로 옆 건물에서 돼지갈비로 점심. 2시 30분에 답십리역에 내려줘서 3인은 전철로 광화문 도착, 시네큐브에서 3시 30분 영화를 봤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 2인은 바로 춤을 배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하고, 나는 조금 해봤다고 ... 안 되는 몸을 아는 마음 ㅎ ㅎ. 오래전 조수희 샘의 '달밤에 춤'을 떠올렸다. ​ 1관에서 관람은 처음이다. 늘 보던 2관의 세 배 크기가 되는 듯. ​ 영화가 끝나고 카카오택시를 불러서 에 갔다. 5시경 도착해서 장소를 확인하고 근처 풀바셋에서 케잌과 차. 수다 수다~~ ​ ​ ​ ​ 김언..

만남, 성남여성회

김미희 전의원과 드디어 만났다. 왜 나를 그렇게 만나자고 했냐니까 오래 전 '책치' 라는 오봉옥 시인이 하는 인터뷰를 보고 내가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란다.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그때 생각만 해도 또 눈물이 난다. 그동안 행사장에서 잠깐씩 봤지만 둘이 만나기는 처음이다.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 그대로다. 선거에 떨어지고 간호 의학(?) 석사를 했고, 지금 박사과정 중이라고 한다. 원래 약사이니 100세 시대에 국민들한테 도움이 될 게 무엇인지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국민을 위해, 노동자를 위해 더 좋은 봉사를 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빌어본다. 70세까지는 일하고 싶다고 한다. 나랑 11년 차이다. 앞으로 창창이다. 멀리서 응원한다. ​ ​ 약속장소가 신흥역에 있는 행사장이다. 술, 담..

몸에게 충성

소심한 운동기구다. 딸이 사온 이 비스듬한 곳에 올라가면 종아리 근육이 쫙 당긴다. 지압슬리퍼는 지난번 선물 받은 건데, 강하지 않아서 자주 신는다. ​ ​ 집에서 하는 게 책읽는 놀이니... 이렇게 이중 효과를 ​ ​ 남편 친구가 새벽에 운동장에 가서 맨발걷기를 하고 몸이 좋아졌다며 강권. 새벽마다 전화해서 인증샷을 올리라고 한단다. 억지 걷기를 며칠 하더니 본인도 좋다며 열심히 걷는다. 내 말은 뒷등으로 듣더니... ​ ​ 일욜 아침 나도 나가봤다. 한 아자씨는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고, 운동장이 모두 잔모래와 굵은 모래로 되어있다. 어디를 걸어도 기분이 좋다. 바로 옆집이 초등학교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나도 맨발걷기를 자주 해야겠다. ​ ​

늦은 생일빵

시누이가 지난 주에 코로나에 걸렸다. 워낙 먹성이 없으니 아주 힘들었다. 왠만큼 회복되어서 오는 생일 점심을 사줬다. 뜰안채를 갔다. 음식은 조금씩 남기고, 청하 한 병을 남자 둘이서 다 못 마시고 남긴다. 에고~~ 완전 할아버지다. 남편은 어제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하지만, 고모부도 영 못 마신다. 백운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고맙다. ​ ​ ​ ​ ​ ​ ​ ​ ​ ​ ​ ​ ​ 집에 오니 망고가 와 있다. 카카오톡으로 최시인의 카드가 먼저 오긴 했다. 카톡으로 케익과 커피도 많이 받았는데... 과일을 받기는 처음이다. 나발을 부는 sns 탓이다. 모두 황송하다. ​ ​ ​ * 생일날 저녁은 만강홍에서 중딩 친구 부부와 먹었다. 일주일 전에 친구 생일이기도 해서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얼..

몸학교에서 '라스트 콘서트'

현대무용가 이정희 선생님이 분당수필에 나온지도 한참 되었다. 코트를 입던 때였다. 조용히 관조하는 모습만으로도 멋졌다. 무용으로 일가를 이룬 후 그림을 그리고, 이제 글도 도전했다. 두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이전에 인터뷰 기사를 보면 이미 예술성이 빛났다. 정자동에 몸학교는 선생님 공연장이자 연습실이자 거처다. 선이 굵은 모던한 분위기로 곳곳이 멋지다. 맛있는 점심에 차에 간식, 영화까지 ...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 ​ ​ 입구에 조각 작품, 몸학교 답다. ​ ​ ​ ​ ​ 30대 시절 사진, 사진작자인 부군의 작품 ​ ​ ​ ​ ​ 이정희 선생님이 그린 그림도 예사롭지 않다. ​ ​ ​ ​ ​ ​ ​ ​ 엄마의 뒤를 이은 이루다, 이루마 멋진 두 딸 ​ ​ ​ 아래층 공연장이다. 에어콘 없어..

93세, 선생님 화이팅!

이영자 선생님의 초대로 예술의전당에 갔다. 5시 40분에 출발해서 넉넉히 도착했다. ​ 음악분수 앞에서 잠시 어정거리고~ ​ ​ ​ ​ 로비에서 모두 만났다. 서초 식구들이 많이 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반 갑 다. ​ ​ ​ ​ ​ 김남조 시 ‘목숨’, 작곡가 이영자 오선지에서 재탄생 … 이달 20일 세계 초연 < 문화·라이프 < 기사본문 - 최보식 의 언론 (bosik.kr) ​ 1931년생, 지금도 연필을 깎아서 오선지에 악보를 그리는 국내 최고령 현역 작곡가 이영자(예술원 회원). 김남조의 시에 곡을 붙인 그의 신작 ‘목숨’이 오는 6월 2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IBK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프렌즈오브뮤직의 제27회 정기연주회 ‘DMZ, 평화를 기다리며’에서 세계 초연된다. 이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