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보랏빛 함성 / 조한금

칠부능선 2023. 12. 20. 20:23

지난 달에 받은 책을 이제사 읽었다.

조한금 선생의 팔순 기념 네 번째 책이다.

잘 살아오신 이력이 다 수필인데 사실그대로가 자랑이 되고도 넘친다. 이럴때는 어떤 장치가 필요하다.

그 장치가 신앙심인듯하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민감하며 역사의식도 열려있다.

30년 전 장수로 귀농하여 귀농의 모범을 보인다.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집필과 봉사를 한다.

<8학년의 꿈>은 신앙인으로서 자신과 이웃을 위한 글쓰기를 하며 영육의 건강을 빈다.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 설날 하면 가난했던 어린 날이 소환되어 온다. 엄마가 안 계셔서 때때옷 한 번 못 입어 보고 자랐다. 빨갛고 파랗게 입는 것은 기생이나 하는 짓이라며 오로지 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만을 고집하신 아버지는 "곱게 놀아아, 높이 놀아라!"만 주문하셨다. (22쪽)

* 장수는 논개의 생가가 있고 논개의 정절이 있으며 논개의 애국이 있었다. 책에서 배운대로 기생이라고만 알고 있던 내 상식이 논개 생가터에 가서 깨졌다. (115쪽)

* 4천여 명이 사는 장계면에 <논개골 행복 나눔터>가 문을 열었다. 40억의 이 건물이 완공되기까지는 정부의 관계기관과 지역의 추진 위원들이 사명감으로 만들어낸 공로가 크다. 낙후된 지역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장소를 마련한 것이니 경사요 혜택이다. (119쪽)

* 세계기록유산 등재자로서의 10년을 돌아본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달라진 것은 없다. 그때의 아픈 기록을 치적으로 인정 받은 명예는 있으나 공로에 대한 대접이 없음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어쨌건 우리 사후에도 우리 후손들의 자부심이 되고 자긍심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광주시가 지금보다 더 많은 자료를 계속 수집하여 앞으로 10년, 20년 후엔 세계의 유물관이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종사자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보람을 얻는 일터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141쪽)

* 이것저것 배우기 좋아하는 나는 문화원의 공지 중에 스토리텔링 강좌에 관심이 간다. 관광학을 전공한 풍수 박사 장원기 교수를 만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한다. 우리 산하를 읽는 실력이 갖춰지면 길흉을 내다보는 안목이 생겨 흉지를 피하게 되리라. (209쪽)

* 요즘은 한물간 그가 쫓겨나지 않으려고 막걸리를 못 마시고 좀 고분고분해져서 내 속이 쬐끔 편한 걸 보면 나는 진즉에 한물간 수준이라서 앞서나간 그를 맞추고 살기 그리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권투선수 알리나 미국 대통령 레이건을 모셔간 뇌 지우개가 알츠하이머였으니 탱이도 그들 반열에 든 대단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다.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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