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5

체류 20일

시누이가 오늘 오전 뱅기로 돌아갔다. 마침 호주에 사는 친구도 와서 친구들 모임이 많아졌다. 주 목적이던 어머니 방문은 다섯 번으로 끝내고. 어머니에 대해서 애살스러운 표현이 없다. 시누이는 거슬리는 일이 있어도 불쾌한 말은 하지 않는 성미다. 너무 착해서 상대적으로 내가 못돼 보인다. 2년 후에 영구 귀국예정이니 손님으로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 덕분에 가을 초입이 분주했다. 청탁원고를 마감 전에 쓸 수 있을지.... 무거운 마음. 며칠 남은 시월, 꽉차게 바쁠 예정. 정약용이 내 나이 때를 바라보며 역시나 ... 친구 화원도 가고, 여기도 단풍이 잔뜩 왔다. 율동공원도 걷고. 40년 넘게 묵은 중딩 친구다. 곤지암 막내 이모댁도 가고, 여주 농장에도 같이 가고.., 덩달아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좋은..

중간지점에서

시누이가 2년에 한 번씩 와서 두 달을 놀다 가는데 이번에는 20일 체류다. 절반이 지나갔다. 금욜 부산 작은오빠네를 갔다. 오늘 밤이나 올 듯. 나는 이번 주말에 책 한권 교정을 본다. 2교다. 초교때 놓친 것이 많다. 이그그~ 어쨌거나 주말을 알차게 ㅋㅋ 보낸다. 지난 수욜, 시누이와 남편과 어머니를 보고 고기리에 있는 음식점에 갔다. 처음 간 곳인데 산 아래 사랑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대중교통이 없는 곳이니 차들이 버글버글~~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다. 음식은 주로 장아찌며 나물, 토속적이다. 산과 연결되어 바람 맞으며 커피도 마시고... 나와서 차를 보니 앞쪽 범버에 죽~~ 스크러치. 주차요원은 올 때부터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앗, 내 차에 블랙박스가 꺼져있다. 우째 이런 일이 ~~~ㅠㅠ...

속 들여다보기

난생 처음, 억지 잠을 자며 내 위를 들여다 보았다. 오래 전에 십이지장궤양을 앓았으며 완치된 흔적이 있다. 지금은 식도염이 있다고 한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이 증상은 남편이 평생 앓고 있는 병이다. 십이지장궤쟝과 식도염. 나는 아무 증상이 없는데.. 그는 늘 괴롭다고 한다. 내 무심한 반응에 내 위는 스스로 앓고 또 완치까지 했다는 것이다. 나는 자연치유력을 믿는다. 거의 모든 병이 면역력만 지켜주면 스스로 회복한다고 믿는다. 암에 걸려도 나을 사람은 낫고, 갈 사람은 간다고 생각한다. 병원 치료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산부인과 검진에서 내 자궁에 혹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던 사실이고, 의사는 6개월에 한번 확인하라고 하는데 2년만에 확인한 거다. 알고 있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서 무엇하나. 혹..

한가위

명절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 동안 살림 고수가 되었는데도 왜 이리 맘이 많이 쓰이는지... 몇 해 전부터 나 혼자 하던 일인데.. 어머니가 안 계시니 일할 기분이 안난다. 전날 아들과 며느리가 일찍 왔다. 과일 잔뜩하고 떡과 전을 사왔다. 아, 일거리가 절반으로 줄었다. 전을 간단히 하고... 어머니께 갔다. 추석 음식을 먼저 시식시켜드리고, 오니 마음이 좀 낫다. 아들이 저녁 8시에 를 예매해 두었다. 일은 일찌감치 끝내고 저녁을 먹고 야탑cgv에 갔다. 이준익 감독은 남편 지인의 동생이다. 그렇잖아도 가 볼 생각이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이미 다 아는 스토리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주는... 그런 영화. 송광호와 유아인의 명품 연기가 볼거리..

어쩌나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친구 ㅇ때문에 심란해서 잠을 설치고 마음이 무거우니 바로 감기가 왔다. 이제 천진무구하면 안되는 걸 모르니. 빛나던 너의 모습과 이상은 어디로 갔니. 몸과 정신의 불화가 세상과, 가족과의 불화로 이어진 거지. 처음부터 주던 사람은 끝까지 배풀고 주어야 편안하단다. 예전에 주었으니 이제 너희들이 나를 보살펴야지, 생각하는 순간 얽히는 거지.. 참 몹쓸 법칙이지. 내 조언을 바라지말고, 너 스스로 위로하고 칭찬하렴, 너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 낸 대단한 사람이야. 지금도 네 통찰력과 지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그것이 네 생활과 이어지지 않아서 괴로운 거지. 이건 몸의 문제와도 같아. 심오한 생각보다 단순하게 몸을 움직여야 해. 넌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야. 둘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