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고 피다
올해 들어 네 번째 부고다. 모두 부모님 상이라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후배는 엇그제 만났을 때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버지가 오래 고생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는데...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우리다. 결혼 날 받아 놓은 젊은이에게 덕담으로 "할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죽고, 아들이 죽고 손자가 죽는 삶이 되기를 " 이게 무슨 덕담이냐고 갸우뚱... 사실, 이것 보다 더 큰 복이 없다. 첫 봄기운을 느낀 날이다. 낮에 오우가 모임에 점심 먹고, 율동공원을 한바퀴 걸었다. 등에 내리는 햇살이 따듯하다. 다시 봄은 오는데..... 지는 꽃이 있어야 피는 꽃이 있겠지. 저녁에 문상 다녀오는 마음이 편안하다. 편안한 죽음, 차례에 많이 빗나가지 않는 죽음을 기대한다. 내게도 머지않아 찾아올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