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5

보고 싶었다

일주일 만에 어머니께 갔다. 이삼 일만에 갈때 마다 오지말라고 하셔서 주기를 일주일로 잡아보았다. 아들이 거의 매일 다니다가 사무실에 눈치 보여서 자제를 하는 중이고... 어머니가 "보고싶었다"고 하신다. 아들이 그리 자주 다니고, 어제는 다섯째 이모와 큰이모 딸과 외손녀가 다녀갔는데.... 그런 사람은 다 소용없고 큰아들, 며느리가 보고싶다고 하신다. (편애는 어머니의 지병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말씀을 하실 분이 아니다. 목욕도 귀찮을 정도로 자주 시켜주고 친절해서 좋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아닌 건가. 내 마음이 참 그렇다. 그냥 모시고 오면 딱 좋을 것 같은 마음. 김치 담을 때가 되었는데.손에 일이 안 잡힌다. . 간 보며 맛있다, 맛있다. 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니 김치 담기가 싫다. 아버님은 여전..

재정비

어제 저녁에 오랜만에 국선도를 갔다. 모두 반가이 맞아주었다. 그런데.... 헉, 동작이 되질 않는다. 국선도는 완전 노인이 될때까지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왼팔이 올라가질 않고, 오른 팔도 힘이 들어가면 숨이 막힌다. 가슴께도 저리고. 발가락이 뒤틀리며 저 홀로 고통의 모노드라마.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황당, 당황..... 이제 깡으로 내 몸의 신음을 무시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선생님이 안타까워하면서 어서 열심히 고치고 운동은 천천히 하라고 한다. 돌아보니 과하게 쓰긴 했다. 그래도 다리가 아닌 팔이 아픈 게 다행이다. 혼자 움직일 수 있으니... 맘을 다잡았다. 오늘은 한의원에서 약도 짓고 침도 맞고... 당분간 착한 환자가 되기로 했다. 주문해 둔 증편을 가지고 오후에..

새로운 사랑

내게 마음이 쓰이나 보다. 모두 내게 무언가 해주고 싶어하는 눈길을 보낸다. 과일을 한 아름 보내고, 밥을 사주고, 케잌을 사주고... 특별하다는 파스도 주고 약도 주고..... 그들이 주는 사랑을 느끼며 가슴이 뜨듯해졌다. 팔의 통증이 심해져서 정형외과를 다녀왔다. 역시 물리치료와 진통제 처방이다. 내 몸이 내 말을 안 듣는 게 처음도 아닌데 왜 이리 서글픈가. 집안이 횅하다. 더 잘 해드릴걸.. 하는 후회는 없다. 함께 사는 동안 매 순간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내 양심에 비추어 인간의 도리를 지켰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두 번째 쓰러지신 2008년도에 이미 '난 죽었다' 고 맘 먹었는데 지금까지 잘 살아낸 것이다. 사실 죽을만큼 힘든 일은 아니었다. 오늘도 어머니는 오지말라고 하시면서 새로운 ..

슬픈 날

갑자기 잡은 북해도 행을 하루 앞두고 어머니 건강이 급 나빠지셨다. 이번은 최고로 짧은 2박 3일 예정이었다. 아들 내외를 불러놓고 일단 떠났다. 떠나는 날 아침 7시 30분에 아들이 와서 교대를 해주었다. 아들 내외에게 확실한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큰 공부가 되었으리라. 일본의 최북단 북해도는 서늘했다. 여행이 고행이었다. 마음이 무거워서. 바다같은 호수도 보고, 끝없는 옥수수밭, 감자밭을 보고도 멍, 했다. 오기 전 날 기어이 호텔 로비에서 쫙, 슬라이딩을 하고,... 돌아오니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 . 오늘 어머니는 진단을 받으시고 요양원에 입원했다. 남편이 밀어붙여 결정했는데....슬픈 일이다. 아버님의 담담함이 다행이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걸 고집..

블친 모임

의사의 말이 좀 충격이었다. 몸 전체로 퍼지는 걸 보니 관절이 퇴행을 시작한 듯 하다고. 목에서 부터 허리 통증으로 가끔 한의원을 다녔다. 토욜부터 오른쪽 발목이 느닷없이 악, 하는 소리를 내게 한다. 얼마전 부터는 팔목이 아파서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쯤이야, 하면서 무시했는데 발목은 겁이 났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건 큰일이다. 병원이나 약에 의존형이 아니지만 마음이 서글퍼진다. 내 몸이 내 말을 거역하는 사태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 가능한 오래 '무시'할 것이지만.... 노동을 줄이고 건성건성 살아야지. 겨우 이런 생각을 대안이라고. "그렇게 오래 썼으니 고장나는 건 당연하지." 어쩌다 아픈 엄마한테 이런 싸가지 없는 말을 했었는데... 벌 받나 보다. 불친 모임을 절뚝이고 갔다.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