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말이 좀 충격이었다.
몸 전체로 퍼지는 걸 보니 관절이 퇴행을 시작한 듯 하다고.
목에서 부터 허리 통증으로 가끔 한의원을 다녔다. 토욜부터 오른쪽 발목이 느닷없이 악, 하는 소리를 내게 한다.
얼마전 부터는 팔목이 아파서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쯤이야, 하면서 무시했는데 발목은 겁이 났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건 큰일이다.
병원이나 약에 의존형이 아니지만 마음이 서글퍼진다.
내 몸이 내 말을 거역하는 사태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 가능한 오래 '무시'할 것이지만....
노동을 줄이고 건성건성 살아야지. 겨우 이런 생각을 대안이라고.
"그렇게 오래 썼으니 고장나는 건 당연하지."
어쩌다 아픈 엄마한테 이런 싸가지 없는 말을 했었는데... 벌 받나 보다.
불친 모임을 절뚝이고 갔다.
내 발목 덕분에 모두들 좋은 정원 구경도 못했다. 신동백지구 해선녀님의 새 거처는 깔끔하고 전망좋은 곳이다.
거실에서 놀이터가 내려다 보인다. 아이들의 피어나는 기운을 받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학원으로 뺑뺑이 도느라 바쁘다. 시시때때로 놀아야 하는데...... 저 놀이터가 자주 왁자해지기를.
반가운 모임도 속으로 욱신거리는 발 때문에... 일찍 일어섰다. 아쉬움.